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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1645  공감:2 2011.07.01 12:35

네에...

정말 그런 거 같습니다.

제목 그대로, 누구도 쿼츠의 속살 따윈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ㅎㅎ

 

하지만 모름지기 시계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으로서,

쿼츠의 똥꼬도 과감하게 따주는 센스가 있어야 합니다. (표현이 너무 저질스러운가요? ㅋ)

 

그래서 밤에 심심하고 잠도 잘 안 오길래  

제 탱크 솔로의 뒷백을 열어 제끼는 뻘짓을 감행해 봤습니다.

마침 작은 1미리 드라이버가 있길래 쉽게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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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쿼츠의 속살은 별거 없군요...

방수용 고무패킹을 벗겨 내고 안에가 좀 더러워 살살 때도 벗겨 줬습니다.

 

제 까르띠에 탱크 솔로 L 모델에는 칼리버 690이 들어갑니다.

산토스 드모아젤 L 사이즈와 발롱 블루 M 사이즈 모델 등에도 동일한 칼리버가 들어갑니다.

초침도 없는 아주 단순한 구조의 타임 온리용 쿼츠 무브이죠.

 

쿼츠 무브 주제에 그래도 브랜드랍시고, 제네바 스트라이프도 돼 있고 몇개의 인조 루비도 보이네요 ㅋㅋㅋ

네에... 그래도 역시 쿼츠라  좀 많이 허접하군요.

 

다시 결합하고 착용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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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건 쿼츠지만 제가 까르띠에 탱크 라인 자체를 오래전부터 좋아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약간의 로망이 있었다.

 

- 이유인즉, 대학 신입생 때 문예 비평 전공자이신 한 젊은 교수님 수업을 들었었는데,

당시 제 기준으로는 굉장히 특이한 방식으로 가르치시는 이 잘 생긴 교수님의 손목에

제 기억으로는 까르띠에의 금장 탱크시계가 착용돼 있었습니다.

그 분이 프랑스서 공부를 오래 하신 분인데,

상당히 지적이면서도 뭔가 보헤미안적인 기질도 다분해 제가 나름 인간적으로 흠모했던 교수님입니다.

당시 그 분의 지적인 카리스마와 탱크 시계가 참 잘 어울렸기에,

저도 나이 들면 저런 시계를 차야지 했던 생각을 갖고 있었지요.

 

 

2. 아르데코 스타일과 뭔가 빈티지한 느낌이 좋다.

 

- 탱크는 아르데코 스타일을 예견한 최초의 시계로도 유명합니다.

최초의 손목시계이자 까르띠에 하우스의 맏형 격인 산토스에도 살짝 남아 있는 곡선이

1917년 탄생한 탱크 라인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사라지죠.

그저 네모 반듯한 최초의 시계가 등장한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탱크도 곧 100주년이네요. 산토스처럼 탱크 100라인이 몇년 후 추가될 듯)

 

당시로서는 다소 혁신적인 디자인이었을 이 시계가

세월이 흐르며 클래식으로 등극하는 동안, 탱크는 까르띠에에서도 가장 흔한 대중 워치가 돼 버렸죠.

하지만 그 대중성은 그만큼 이 군더더기 전혀 없는 심플한 디자인이 먹혀들었다는 얘깁니다.

 

디자인적으로는 지금 기준에서 봐도 상당히 모던하고 대범한 디자인인데,

특유의 까르띠에스러운 멋과 오랜 세월 사랑받은 모델이라는 대중성의 아우라가 더해지면서,

신형 라인인 탱크 솔로 조차도 어딘가 빈티지스러운 느낌을 안겨주게 되었죠...

 

전 이런 느낌이 좋습니다.

제작된지는 몇 년 안 되는데, 이상하게 물려 받은 시계처럼 사람들에게 거부감 없이 쉽게 받아들여지는 시계,

과거와 단절된 전통이 아니라 여전히 지속되고 앞으로도 지속될 스타일이기에 비슷한 시계를 찬 사람을 만나게 되면,

나이를 불문하고 괜히 묘한 심정적 동질감 같은 것마저 들게 하는 기표(기호학적 용어로서의)로서의 워치.

 

 

마지막으로 타임존에서 퍼온 사진 한장 첨부해 봅니다. 불펌인데, 타임포럼 각인이 들어가서 거시기하네요. (자삭해야나?!;;; )

 

DSCN3508.jpg

초박형 F. 피게의 수동 무브먼트가 들어간 금통 LC 탱크 워치랍니다. 저두 갖구 싶네요... ㅜㅜ

저 러브(Love) 브레이슬릿과 너무 깔맞춤으로 잘 어울리는 듯.

저두 나중에 좀더 나이 들면, 화골 러브 팔찌 하나 사서 저런 스타일로 차고 다니고 싶네요.

---- 

 

그나저나 한달쯤 전에 주문한 탱크 솔로 전용 메탈 브레이슬릿이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여전히 깜깜무소식이네요.

이러다 유럽 쪽 휴가 시즌 되면 더 늦어지는 거 아닌가 불안합니다.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ㅠㅠ

 

여튼 회원 님들 다들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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