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시계를 위한 찬가 ETC(기타브랜드)
한 때 '캉남' 고딩들의 책가방을 공급해 주신 프라다의 시계입니다. 디자인만게 보면 그리 나쁜 시계 같지는 않은데 가격이 굉장히 나쁘죠. 좋게 말해 시계에서는 볼수 없는 플라스틱 + 레더라는 독특한 조합인데 따지고 보니 플라스틱 케이스에 쿼츠 무브먼트 하나 집어넣고 브랜드 박아서 어지간한 가방 하나보다 비싸게 파는게 문제죠.
자기네 이름 박힌 시계를 만들어 파는것 보다는 이렇게 시계 메이커에 이름 빌려주는게 훨씬 좋아보입니다. 러버 밴드 뒤에 살짝 보이는 저 빨간줄을 보세요. 센스도 발군아닙니까?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 제니스 등의 럭셔리 브랜드를 거느린 LVMH 그룹에서 시계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에서 그리 높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성장세는 눈에 띌 정도라고 하는군요. 그 때문인지 요즘 언니들 한 달 월급을 몽땅 털어가는 그들은 시계 만들기에 열심입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에 비해 훨씬 진지해 졌다는거죠. 악세사리의 개념에서 벗어나 고급 시계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비싼 시계가 돈이 된다는걸 알았겠지요.
비싼 시계를 팔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하는법. 이 계통 사람들이 무브먼트에 대해 뭔가를 보여주리라 하는것은 만무하고 일단 기계식은 ETA라도 집어넣으면 시계를 잘 모르거나 브랜드를 사랑해 마지않는 순수한 '된장'들은 블루 스크류 하나 없이 들어간 ETA가 마냥 좋은 줄 알지도 모릅니다. (비하하는게 아니라 관심분야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대충 무브먼트는 ETA를 사용하면 되겠고 승부해야 하는 부분은 그외의 것들이 되겠죠.
할머니 건강 자석 목걸이 같은 질감이 죽이지 않습니까? 우허허허헐.
영원한 된장 아이템 샤넬 J12입니다. 된장, 된장해서 글을 쓰는 저도 뭐 썩 유쾌하진 않지만 된장이라는 의미를 떼어두고 이왕 떼어낸 깊에 샤넬이라는 브랜드도 머리속에서 지운 뒤 이 시계를 본다면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라믹이라는 소재를 시계에 사용한 것은 IWC와 같은 메이커에서 실험적으로 몇 번 선을 보인 예가 있습니다. 최근 들어 세라믹을 이용해 케이스등에 사용하는 메이커들이 많아지는게 추세인데, 본격적으로 세라믹을 과감하게 도입한 것은 바로 이 샤넬 J12입니다. 깨어지지만 않는다면 어지간한 상처와 충격에도 케이스가 반들반들한 처으믜 상태를 거의 유지하기 때문에 상당히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또 유광 세라믹 특유의 광택도 멋드러집니다.
IWC가 세라믹으로 케이스를 만든 다 빈치입니다. 샤넬 J12와 비교하면 이 엔지니어 좋아하는 메이커의 떨어지는 센스가 들통납니다??????? (대략 20여전의 모델입니다. 시도자체가 대단하죠)
이러한 공적(?)에도 불구하고 '아웃 오브 안중' 취급 당하는건 패션 브랜드라는 점이 적잖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애초부터 샤넬은 쫀쫀하게 무브먼트에 현미경 드리대며 난리를 쳐대는 시계 매니아들에게는 자신들의 시계를 팔지 않으려 했을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빨간색 셀로판으로 만들었나? 이 씨스루 백은.
디오르도 빼놓을 수 없는데 샤넬의 J12와 같이 두기에는 좀 그렇지만 케이스와 브래이슬렛을 과감하게 러버로 만듭니다. 러버 밴드와 같이 말랑말랑한 소재는 아니겠고 케이스에도 사용하려면 꽤 딱딱한 것이겠죠. 딱딱한 시계업계에서는 생각도 못했을 일일겁니다. 엄숙히 시계 만들어도 모자랄판에 무슨놈의 러버로 케이스를 만들다니요. 한발자국 떨어져서 시계를 만들었기 때문인지 개념(?)이 없어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굉장히 참신하게 다가옵니다.
패션업계에서 나온 산물인 만큼 과감하기 짝이 없는 디자인도 그렇고요. 좌우 비대칭은 기본에 크라운이 있는 오른쪽은 이미지가 짤린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과감한 라인입니다.
모델명도 루즈. 크로노그라프의 버튼 하나도 루즈입니다. 센스에 박수 한번 치고 싶습니다. 4시 방향의 강렬한 크로노그라프 버튼을 보고 루즈라고 생각을 했다면 당신은 센스 만점이십니다. 껄껄껄.
루이비통의 땅부르 크로노그라프
세라믹 케이스의 샤넬, 러버와 과감한 디자인의 디오르에 비하면 그나마 무난하다고 할 수 있는 루이 비통의 땅부르죠. 그런데 땅부르도 그다지 무난하다 말하기 어려운것이 '땅부르 = 북' 이라 불리는 모델명처럼 생긴 케이스입니다. 케이스 백보다 다이얼의 직경이 좁은 경우는 그다지 찾아보기가 어려운데 이 또한 디자인의 정체성을 만들어 내기 위한 과감한 시도가 아닌가 합니다. 점잖은 시계 메이커들은 아마 할 수 없었던 튀는 발상이죠.
댓글 16
-
히든
2007.11.21 16:09
-
폴투기즈
2007.11.21 16:12
전 까르띠에 탱크가 이쁘던데요 ㅎㅎ -
junech
2007.11.21 16:30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오히려 매니아들에게 괄시받는점도 어느정도 있다고 봅니다,,
J12 나 땅부르의 브랜드가 시계전문업체였다면, 획기적인 디자인, 시계디자인의 새로운 지평,,,, 등등의 현란한 수사로
찬사받았을수도 있지않을까 싶네요... -
pp
2007.11.21 17:18
빅뱅디자인은 정말 끌리는데....워낙 욕을 많이 먹는시계라서...흠... -
bottomline
2007.11.21 17:20
그래도 갖고싶다.............................. 특히, 땅부르르르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디오르
2007.11.21 18:55
디오르 크리스탈도 포함시켜 주세요 ㅎㅎㅎㅎ -
자칼
2007.11.21 23:19
껄껄껄이 빠졌어요 -
싼타페
2007.11.22 00:31
집사람 로렉이 자동권 차고 있는데....사이즈가 작아서 눈에 안띠니까 예쁘다는 말은 안하더군요....
그래서 샤넬하구 땅부르를 장만해줄까 막하 고민중입니다...
여성분들에게 작품성보다는 심미성이 더 중요한것 같아요..가격도 만만치 않지만 나름 상품성은 무시를 할 수 없는것 같습니다 -
칼라트라바
2007.11.22 00:52
아니... 로저는 왜 없나요??? ㅋㅋㅋ 전 혹시나, 제 사진이 뜨는 줄 알고 긴장 약간(?) 했습니다~~~~~~~~~~~~ㅎㅎ -
davinci
2007.11.22 01:52
항상느끼지만, 그래도 좀 알아주는 시계메이커들은 패션브랜드처럼 예쁘게(?) 시계를 안만들까요.. -
運命의 아이
2007.11.22 11:41
junech님 말씀이 옳네요..J12나 땅부르는 정말 디자인으로는 대단한 녀석들이죠.
어설픈 ETA를 쓰기보다는 쿼츠를 썼으면 차라리 낫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
은빛기사
2007.11.24 00:21
ㅎㅎ 찬가씩이나,,,, 디올은,,,쌈지막한게..함 질러볼까,,를 자주 고민하게끔해주던데..땅부르 보다 100배 좋아보입니다 !! ㅋㅋㅋ -
바라미~^-^
2007.11.29 02:26
솔직히 저 빨간 시스루백 좀 안습인데요? ㅋㅋㅋㅋ 분명히 가격도 장난 아닐텐데 '매너게임'으로라도 페를라쥐따위를 해줄생각은 아웃오브 안중인건가.... -
두리번
2008.04.11 02:25
루나로사는 요트 이름인데..
패션브랜드와는 관계가 없는 것 아닌가요??
프라다에서 의뢰했을 수도 있겠지만.. -
누크
2008.10.25 11:23
루비통이 제일 이쁘네요. -
Porsche
2010.08.14 02:43
두리번 // 프라다가 소유하고 있는 요트가 루나로사 입니다.
- 전체
- 공지
- 추천게시글
- 이벤트
- 스캔데이
- 단체샷
- Ball
- Baume&Mercier
- Bell&Ross
- Bulgari
- Cartier
- Chopard
- Chronoswiss
- Doxa
- Epos
- Fortis
- Frederique Constant
- Girard Perregaux
- Glycine
- Hamilton
- Longines
- Luminox
- Maurice Lacroix
- Mido
- Montblanc
- Oris
- Rado
- Swatch
- Tissot
- Tudor
- Ulysse Nardin
- Zenith
- ETC(기타브랜드)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공감 수 |
---|---|---|---|---|---|
공지 | [득템신고] DOXA SUB 300T와의 조우. [17] | energy | 2023.09.03 | 1177 | 12 |
공지 | 하와이 와이키키 ft H08 [30] | 현승시계 | 2023.05.22 | 1356 | 11 |
공지 | 스위스포럼 게시글 이동원칙 안내 [4] | 토리노 | 2015.03.02 | 1724 | 0 |
공지 | [스위스포럼 이벤트 공지]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주세요 [5] | 토리노 | 2011.01.31 | 4324 | 2 |
공지 | 남들과 다른 시계 사진을 찍으려면...^^; [395] | Picus_K | 2010.12.02 | 17872 | 69 |
공지 | [선택과 구매]어떤 시계를 고를것인가? [282] | 토리노 | 2010.01.14 | 28078 | 56 |
Hot | 오랜만에 빵뎅이가 들썩거릴만한 신제품 [7] | Tic Toc | 2024.02.20 | 4661 | 2 |
Hot | 나의 50대 첫 시계는... [21] | 딸바보아빠 | 2024.02.09 | 14876 | 6 |
Hot | 🎊 스와치 x 블랑팡 Ocean of storms 득템신고! 🎊 [12] | 타치코마 | 2024.01.30 | 2484 | 6 |
Hot | [응답하라 2006] 2006.08.31 참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3] | Tic Toc | 2024.01.27 | 386 | 10 |
1465 | [ETC(기타브랜드)] [스캔데이] 누구도 선택하지 않았을 예물시계와 이것 저것 올려봅니다. [38] | 호랭 | 2010.12.03 | 1424 | 0 |
1464 | [ETC(기타브랜드)] [득템]BALL FIREMAN IONOSHERE [18] | 태그마니아 | 2011.01.15 | 1375 | 0 |
1463 | [ETC(기타브랜드)] 가난한자의 파텍필립, THE BRITAIN [21] | 엑시 | 2014.04.30 | 1356 | 0 |
1462 | [ETC(기타브랜드)] [ZENIHT]내보내고 후회했던 시계 제니스... [13] | 금오시 | 2012.06.13 | 1330 | 0 |
1461 | [ETC(기타브랜드)] 요즘 유행인 겸손한 가족샷 [49] | SP634 | 2011.05.30 | 1322 | 1 |
1460 | [ETC(기타브랜드)] ★볼수록! 대박! 시계! 입니다^^~ [13] | 키스라인 | 2013.06.19 | 1314 | 0 |
» | [ETC(기타브랜드)] 된장시계를 위한 찬가 [16] | 알라롱 | 2007.11.21 | 1311 | 0 |
1458 | [ETC(기타브랜드)] 손목위의압도적인존재감 Graham Chronofighter Oversize GMT [90] | 토리노 | 2012.02.27 | 1307 | 1 |
1457 | [ETC(기타브랜드)] [ 3천미터방수 ] [39] | 폭풍남자 | 2011.08.16 | 1295 | 4 |
1456 | [ETC(기타브랜드)] [마이스터징어]지르고야 말았습니다. 마이스터오징~어 [18] | Picus_K | 2007.06.19 | 1280 | 0 |
1455 | [ETC(기타브랜드)] 롤렉스 VS 오메가 [17] | 그만사시계 | 2011.07.02 | 1274 | 2 |
1454 | [ETC(기타브랜드)] 가난한 자의 시계 사랑 입니다^^ [24] | subM | 2011.02.03 | 1250 | 0 |
1453 | [ETC(기타브랜드)] 연예인 시계 [12] | 동물들의수다 ^.^ | 2012.11.08 | 1219 | 0 |
1452 | [ETC(기타브랜드)] [득템] 악어야 미안하다... [39] | 옴마니 | 2011.06.19 | 1219 | 3 |
1451 | [ETC(기타브랜드)] 모리스와 글라슈테의 수동크로노 형제들^^ [35] | 마마님 | 2015.05.30 | 1207 | 3 |
1450 | [ETC(기타브랜드)] 스위스포럼 게시물 이동원칙 안내 [5] | 토리노 | 2010.02.01 | 1204 | 0 |
1449 | [ETC(기타브랜드)] 루이 에하르 금시계 득템기^^ [29] | 마마님 | 2010.10.06 | 1203 | 0 |
1448 | [ETC(기타브랜드)] 아버지의 예물시계 [27] | 잠와요쿨쿨 | 2011.11.14 | 1191 | 0 |
1447 | [ETC(기타브랜드)] 여자사람의 현실간지 모음샷입니다^^ [13] | Claudio Kim | 2014.04.26 | 1184 | 3 |
1446 | [ETC(기타브랜드)] [스캔데이]루이비통 탕부르~ [30] | 카라준 | 2011.04.15 | 1182 | 1 |
첫번째 사진은 처음엔 왠 스트랩일까...했는데,, 시계였군요...
패션브랜드 시계에선 저도 불편한 시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LV 땅부르 만큼은 하나쯤 소장하고 싶더군요.
알라롱님의 맛깔스럽고 깔끔한글 항상 감사히 잘보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