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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1cc 2018 2008.02.07 18:05
날씨가 추워지고
 
손목 위를 지나는 옷의 두께와 양이 늘어나는 계절이 되면,
 
스포츠 워치는 자연스레 손목에서 멀어집니다.
 
손목에서 멀어진 시계는 마음에서도 멀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겨울이 되면 정장시계가 손목을 차지하고, 머리속을 장악하게 됩니다.
 
 
 
 
 
시계바늘은 새벽 4시를 넘어.
 
사방은 적막과 같이 고요하고, 밤새 내린 눈은 색깔마저 고요하게 덮어버립니다.
 
갑자기 그리고 불현듯,
 
잡초더미같이 무성한 생각의 편린들을 정리하고싶은 생각이 듭니다.
 
내가 좋아하는 정장 시계는 무엇일까?
 
아니, 내가 좋아하는 정장 시계란 어떤 것일까라고 물어야 하나?
 
 
 
 
무브먼트는 수동이면 좋겠어,
 
특히 많은 수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라면 더욱 좋지
 
수동이 아니라도 두께는 얇아야 해,
 
셔츠에 걸려 넘어지는 일이 없어야 하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름다와야 하겠지.
 
 
전체가 드러나 사방으로 빛을 반사할 수 있는 스포츠워치와 다르게,
 
정장시계는 가끔씩 얼굴을 보일 뿐이고,
 
그것조차도 수줍게 소매에 반쯤 가려져 나올 뿐이니
 
케이스는 동그란 모양의 화이트 골드가 이상적이겠네,
 
하지만 잘 만들어진 로즈골드나 핑크골드, 아니면 스틸 모델도 좋아.
 
 
그리고 디자인은 '클래식'이라는 테마를 다이얼, 케이스, 러그를 거쳐
 
스트랩까지 일관되게 유지했으면 좋겠어.
 
 
인덱스는 로만, 아라비안 아니면 그냥 바 타입?
 
핸즈는 브레게, 리프, 소드, 아니면 그냥 바 타입?
 
그것들은 아직 모르겠어
 
하지만 반드시 6시 방향엔 서브세컨드가 있어야 해,
 
그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조건이야.
 
 
 
 
 
 
 
 
Nomos Tangente도 멋진 시계이긴 하지만,
 
내가 바라는 정장 시계는 좀더 클래식 한 멋이 있어야 합니다.
 
 
 
 
 
Lange의 Richard Lange 다이얼은 너무나도 멋집니다.
 
클래식한 다이얼의 색에 로만 인덱스, 15분 간격의 붉은색 미닛 인덱스는
 
내게 오래된 회중 시계를 연상시키기에
 
서브세컨이 아닌 것이 너무도 아깝습니다.
 
 
 
 
 
VC의 Patrimony는 물론 스윕세컨 모델이긴 하지만,
 
우선 그 크기 때문에 제게는 정장용 시계가 아닙니다.
 
 
 
 
 
 
 
 
 
이정도의 시계들이라면 제가 원하는 최소한의 조건을 갖춘 듯 합니다.
 
 
오메가의 역작 30T2 Chronometre나 Homage모델은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무브먼트가 '아름답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검증되고 확실한 무브먼트임에는 틀림 없지요.
 
하지만 '크로노미터'로서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걸까요?
 
제겐 정장 시계보다는 정확한 항해술을 위한 툴로서의 이미지로 다가옵니다.
 
 
 
 
 
Tissot의 Heritage모델 또한 훌륭한 정장용 시계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초를 다섯개로 나누어 놓은 인덱스를 가짐에도, 전혀 복잡함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를 합니다.
 
그리고 저 러그의 곡선은 언제봐도 섹시합니다.
 
 
 
티소의 뒷면은 그러나 내가 원하는 '정장시계'의 모습은 아닙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너무나도 멋진 절제와 함께 마무리된 모습이지만,
 
제가 원하는 것보다 지나치게 화려한 멋이 있습니다.
 
 
 
 
 
IWC의 Jubilee 또한 멋지게 마무리된 시계중의 하나입니다.
 
단아한 얼굴과
 
 
 
정말로 아름다운 뒷면.
 
주빌레 모델의 뒷면은 제가 원하는 정장시계의 이상형에 근접한 모습입니다.
 
그러고 보면 제가 좋아하는 그 '클래식' 함이라는 것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를 조금 알 것 같네요.
 
하지만 주빌레의 앞은 너무나도 현대적으로 마무리 되어 있습니다.
 
아무런 장식없이 곧게만 뻗어 있는 인덱스의 폰트,
 
같은 색의 도금으로 일정하게 놓여 있는 동그란 미닛 인덱스는
 
너무 단정하고 아름다와 오히려 클래식한 멋이 사라집니다.
 
 
 
 
 
 
 
 
 
 
 
역시 좋아한다는 것은
 
이것저것 따져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좋아하는' 것인가 봅니다.
 
 
 
 
Lange의 1815입니다.
 
다이얼이 약간 심심합니다. 무언가 포인트라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는데...
 
 
 
거의 다 덮었는데 아름다운 신기한 무브먼트 입니다.
 
제겐 뒤가 앞보다 더 예쁘게 느껴졌던 1815네요.
 
 
 
 
 
 
Chopard L.U.C 1.96 입니다.
 
제게 Chopard란 브랜드를 다시보게 만든 시계입니다.
 
 
 
크로노미터 인증과 제네바 실을 모두 받은 무브먼트입니다.
 
자그마한 로터로 무브의 아름다움을 한껏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께 또한 만족할 정도로 얇지요.
 
 
 
 
 
Chronoswiss의 Orea 입니다.
 
클래식한 로만 다이얼, 클래식한 코인 엣지, 브레게 핸즈,
 
클래식한 레일로드 인덱스와 붉은 XII의 포인트,
 
그리고 마무리 펀치로 에나멜 다이얼 까지...
 
 
 
Marvin의 무브먼트 또한 쉽게 볼 수 있는 건 아니지요.
 
게다가 아름답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저 큼직한 밸런스가 도는 모습만 봐도 흐뭇합니다.
 
루페가 없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다른 무브와는 다른 호탕한 맛을 줍니다.
 
게다가 오레아의 강점은 그 엄청난 가격 경쟁력이지요.
 
 
 
 
 
도대체가 존재도 몰랐던 Mayu~~ 입니다.
 
제게는 히나타장의 온천 거북이 내는 목소리로 알고 있었던 귀여운 이름을 가진 하이엔드라니,
 
어찌보면 단순하거나 이상할 수도 있는 얼굴,
 
혼자만 아라비안 인덱스인 12시.
 
근데 계속보니 예쁘네요.
 
 
 
쳇 무브먼트도 예쁘네요.
 
 
 
 
 
요즘들어 갑자기 빠져들게 된 Vacheron Constantin Chronometre Royal입니다.
 
뭐라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참으로 우아하네요.
 
 
 
서브세컨드에 오토에...로즈골드에...
 
제가 원하는 조건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한 시계인데도,
 
첫 만남에 압도되어버렸습니다.
 
 
 
 
 
말이 필요없는 Dufour의 Simplicity입니다.
 
 
 
또 다시 말이 필요없는 Dufour의 Simplicity 무브입니다.
 
그나마 가장 비슷하게 생긴 것이 1.96 일까요?
 
 
 
 
그리고 칼라트라바라고는 3919 밖에 모르던 시절
 
보스턴에서 우연히 조우한 5022입니다.
 
당시 너무 예뻐서 사버릴 뻔도 하다가,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직함에 '과장' 이라는 명칭이 붙는다면 그 때 스스로에게 선물하자.
 
라고 생각했었던 모델입니다.
 
무브먼트 사진은 없지만,
 
파텍이니까....
 
 
 
 
 
 
 
 
하지만 슬픈건,
 
돈이 모이는 속도보다 시계 위시리스트가 자라나는 속도가 훨씬 빠른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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