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운명 Longines
론진의 30CH 크로노그래프 Ref.7414 입니다.
30CH 중에서도 가장 후기형에 속하는 녀석이지만 그럼에도 1960년대에 생산된 노장입니다.
크로노그래프 덕후 브랜드 답게 당시에도 드물었던 자사 크로노그래프 30CH를 사용하고 있죠.
과거의 영광이 엿보이는 것 같지 않습니까?
1930년대 쿼츠위기와 맞먹는 대공황 위기를 격으면서 스위스 시계업계는 과도한 경쟁을 피하고 효율적인 생산, 판매를 하기 위해 서로 뭉치기 시작했는데...
크게 SSIH와 ASUAG 두 그룹으로 연합하게 되었죠.
스위스 기계식 시계업계를 양분했던 이 SSIH와 ASUAG의 주포가 각각 오메가와 론진이었습니다.
뭐, 오래끓여 밍밍하게 된 사골처럼 싱거운 얘기지만 이때 롤렉스는 업계의 영건이었고...
지금의 롤렉스의 위치를 오메가가, 거기에 도전하는 2인자 위치를 론진이 차지하고 있었죠.
지금은 스와치 그룹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오메가와 론진,
왕년의 가닥이 어디 안가고 지금도 스와치 그룹 매출의 쌍두마차가 오메가와 론진입니다.
하지만 그룹 내 대우는 천지 차이인데...
론진이 ETA의 개량 무브먼트를 독점 공급받기는 하지만 왠지 티해미(티쏘, 해밀턴, 미도)와 같은 밥상에서 식사하는 느낌이라면,
오메가는 당당히 상석에서 독상 따로 받아먹는 느낌입니다.
요샌 론진이 좀 더 안쓰러운게...ㅠ
론진의 30CH와 오메가의 Cal.321은 둘 다 각 브랜드의 전설격인 무브먼트 들인데...
오메가는 지금도 브레게에서 쓰고 있는 이 무브먼트를 스와치 그룹의 카스트를 무시하고 화려하게 부활시킨 반면,
론진은 아직도 ETA 공급 자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만 사용하고 있지요.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 칼리버 321 크로노그래프 39.5mm, 통칭 Ed White와 론진의 30CH Ref.7414 입니다.
복각이긴 하지만 번쩍번쩍 새시계인 321에 비해 탑골 간지의 30CH...괜히 둘이 비교했어...ㅠㅜ
안쓰럽긴 하지만 싸이즈도 321이 꽤 알맞은 39.5mm임에 비해 30CH는 36mm라 사실 저도 321을 더 자주 차게 됩니다.
무브먼트 비교
아, 이것도 괜히 투샷으로 잡았네요...321이 세드나 골드 도금으로 좀 더 화려한 반면 30CH는...ㅠ
하지만 30CH의 씨쓰루백은 국내 사설에서 제작한거라 사파이어 글라스의 투명도가 오메가의 그것과는 꽤 차이가 나서 불공평한 비교이긴 합니다.
사실 저는 현재의 스와치그룹 카스트 제도 하에서는 오메가의 321 복각은 꿈도 못꾸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그러고 보니 론진도 2001년, 3천만피스 생산 기념으로 역시 브레게에서 쓰고있는 론진의 옛 자사무브 L990을 한정판 990개에 사용할 수 있게 해주긴 했었죠.
(But, 그러나 5천만피스 생산 기념시계는 다시 ETA 무브먼트였다능...ㅠ)
이젠 브레게도 꽤 괜찮은 심플 자동에 수동 크로노그래프도 개발했으니...
언젠가 L990과 30CH가 론진의 품으로 다시 돌아올 날이 올까요?
오겠죠?...또르륵...ㅠ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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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쨔
2021.10.3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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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1.11.02 08:35
독립브랜드로 나가지 않는 이상은 힘들겠죠...스와치...날 버려줘...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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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승시계
2021.10.31 23:33
너무 좋은 글이라 공감 드려요. 재미있는 내용이라 즐겁게 읽었습니다. 브레게가 그룹에서 혜택을 많이 받고 있긴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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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1.11.02 08:36
하이엨 할아버지가 가장 애정하던 브랜드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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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ioKim
2021.11.01 13:18
ㅎㅎ 론진이 한번쯤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하긴 하지만 언급하신 그룹내 카스트제도(?)가 있어 쉽지 않겠다는 느낌이 들긴합니다ㅎ
그치만 오메가의 에드화이트처럼 화려하고 멋있게 한번 부활시켜준다면
어느정도 재도약의 발판이 될것 같긴 합니다.
그나저나 저는 애드화이트를 과연 받을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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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1.11.02 08:40
오메가가 가격 쳐 올리고 나간 빈자리가 보이는데...일단 L990 먼저 돌려받아서 가격좀 올리고...아~계산이 안되네요. 어려워요...ㅠ 에드화이트는 사실상 정상적인 줄서기로는 그냥 희망고문입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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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ico
2021.11.01 13:59
가격과 성능의 측면에서 보면 론진이 직장인(?) 수입에 맞는 시계입니다. 정신차리고 생각해보면 오메가 시계 값은 너무 비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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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1.11.02 08:41
론진이 그 헤리티지를 가지고 그가격대에 머물러 있는게 어찌보면 소비자들에겐 큰 혜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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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2021.11.01 21:23
오옷 년식이 적어도 수십년일텐데 상태가 너무 좋아 보입니다.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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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1.11.02 08:42
NOS 급입니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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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웬리
2021.11.02 23:44
저시절 론진에 비교하면 지금 론진은 안습 그자체ㅠ
씨스루는 만드셨고 제치는 따로 있는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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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1.11.03 21:04
물론 영롱한 금뚜껑은 따로 보관되어 있죠. 그러고 보니 씨스루백도 스뎅으로 만들어서 미안하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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