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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2081  공감:13 2011.10.18 15:14

안녕하세요, 이노(Eno) 입니다.

 

주말 내 새 시계를 득템하게 되어
여전히 들뜬 기분으로 득템기 하나 남겨볼까 합니다. ^^

 

저와 친분이 좀 있으신 분들은 이미 눈치 채셨겠지만,
얼마 전 시계 몇 점을 정리했답니다. 이유는 뭐 간단합니다.
새로운 시계를 득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함이었지요.
더불어 시계 개수가 많아져봤자 관리하기도 귀찮다는 명목으로...

 


제가 새로 들이고 싶었던 종류의 시계는 평소 취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다름 아닌, 크로노 계열이거나 파일럿 컨셉의 워치였습니다.

왜 갑자기 크로노나 파일럿 컨셉의 시계들이 땡겼던 것일까요?
흠... 글쎄요. 제 수중에 까르띠에 탱크나 모리스 라크로와, 노모스 같은
드레스워치 일색이었기에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아직 한창 젊은 나이인데 취향이 너무 일찍부터 노숙?하게 고정된 건 아닌가 하는
일종의 자기 검열로 인해, 전 고로 시계생활을 시작하는 남성들이라면 모름지기
누구나 한번쯤 구매 고려 대상으로 꼽는 크로노 계열 워치, 더불어
파일럿 계열의 시계들을 적극적으로 제 새 위시리스트 항목에 추가하기로 합니다.

 

그렇게 해서 후보에 오른 시계들은 의외로 개성이나 기능 등
그 베리에이션 폭이 다양하고 크답니다.

 

일단, 브라이틀링 네비타이머를 전 가장 우선순위에 두었습니다.
일전부터 보드마피아 회동에서 꾸준히 접한 상더맨 형님의 네비타이머에
완전 꽂혔기 때문이었습니다. 크기도 적당하고, 브라이는 블링하고
넘 마초스럽다는 제가 가진 일종의 선입견을 불식시킬 정도로 볼수록
클래식한 외모에 무엇보다 착용시 그 자체로 자체발광하는 멋이 있더군요.
이래서 브라이 네비 네비 하는 구나 싶었습니다.

 

 

또한 론진의 새로 나온 컬럼휠 방식의 크로노그래프 시계와, 
IWC의 구형 포르토피노 크로노와 3717(비록 마음은 빅파지만 가격이ㅠㅠ)
오메가 문워치 씨스루백 모델,
독일시계 진(SINN)의 756S나 757 디아팔(but, 가격에서 좌절),
다마스코 DC67 Si
같은 시계들이 대표적으로 물망에 올랐던 시계들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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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앤로스 헤리티지 광고사진 중에서...

 

 

그러다 이런 저런 시계도 구경할 겸 백화점 나들이 갔다가 우연히 오를로지움에 들러 봅니다. 
그리고 벨앤로스 모델들을 보게 됩니다. 사실 거의 1년 전 쯤에도
벨앤로스 모델들을 몇 점 보긴 했지만, 그때는 이상하게도
제 취향이 아니라는 생각에 그다지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근데 모처럼 백화점에 갔다가 벨앤로스의 시계들을 다시 보니
갑자기 완전 멋져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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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앤로스 모바일 사이트 화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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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01-94 크로노 스틸 제품 광고사진.

 

 

그중에서도 제 눈에 쏙 들어온 모델은,
BR03-94 스틸과 03-92 스틸이 바로 그것입니다.


크로노 기능의 03-94는 언젠가 잡지서도 확대된 사진을 보고, 오...
멋지구리 한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보니 훨씬 더 간지나더군요.
크로노 모델답게 제법 도톰하면서도 안정적인 비율의 다이얼이 맘에 쏙 들었으나, 
8백이 넘는 가격에서 역시나 좌절하고 맙니다. ㅠㅠ
사실 제가 맥시멈으로 설정한 예산은 딱 5백 중후반대까지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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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01 크로노 모델을 착용한 외국 전투기 조종사의 모습.
커머셜샷 같은데 실제 파일럿들도 착용할 것만 같은 포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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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위 사진은 실제 전투기 파일럿이라는 미국의 한 유저가 찍은 착샷.
BR03-92 중에서도 전체 블랙 카본코팅된 모델을 착용하고
F16 앞에 서서 포즈를 취했군요.
짜식... 누군진 모르지만 멋을 좀 아는 군요. ㅋㅋ

 


아쉽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03-94는 포기하고, 그나마 엔트리급인

03-92 모델 중에서 스틸제품과 블랙 카본코팅된 모델을 집중적으로 감상하였습니다.

친절한 직원의 장황한? 설명을 들으며(나도 다 안다규ㅋ),


손목에도 착용해보고 요리조리 시계를 3D로 돌려가며 큰 눈을 뜨고 훑어도 보고...
03-92 시리즈 역시 너무 맘에 들었습니다. 일단 존재감 있는 유니크한 케이스와
다이얼 등 디테일 마감까지 제법 훌륭했습니다.(그래도 비싸지만... 쳇!)

 


특히 전 카본 모델보단 그냥 무난한 스틸모델이 좋더군요.
가격대도 단지 코팅처리 여부에 따라서 1백 가까이 크게 차이 났기 때문에
그냥 스틸 모델이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줄질 할 때나 한참 뒤 폴리싱 할 것까지 고려했을 때도 스틸이 좀 더 유리하니까요.)
하지만 감상만 실컷 한 후 일단은 그냥 발길을 돌립니다. ㅋㅋ

 


그리고 집에 와서 본격적인 고민에 들어갑니다. &&&&&&&&&&&&&&&&

 


벨앤로스 제품들을 보고 나니,
론진, IWC 같은 다소 심심한 클래식 시계들은 자연스레 후보에서 탈락되더군요.
그냥 뭐랄까. 브랜드 역사나 기술력 같은 건 론진이나 IWC에 비할 바가 못 되겠지만,
시계 자체가 가진 포스만큼은 단연 벨앤로스의 압승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메가 문워치 역시 예쁘지만 뭔가 흔하다는 생각에 탈락!
그렇게 해서 네비타이머 & 진 & 다마스코의 크로노 모델들과
벨앤로스의 논크로노 기본형 모델과의 집중적인 고민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결론은 이 포스팅에서 보시다시피...
벨앤로스로 결정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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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잡지 루엘의 아이폰용 앱을 훑어보다 보니
벨앤로스를 멋지게 소화한 한 외국 남성 사진이 포착됐더군요.
제 시계와 똑같은 BR03-92 스틸제품이라 함 캡처해봤습니다.
저도 가을이 가기 전에 딱 이런 느낌으로 착용하고 싶군요. 후후^^

 


흠... 사실 크로노 모델에 대한 아쉬움이 여전히 살짝 남긴 하지만...;;; 
애초 크로노 기능을 별로 쓸 데가 없어 선호하지 않았던 기억을 되살려 보니,
다시 또 크로노 시계에 대한 필요성을 딱히 못 느끼겠더군요.
단지 구색을 맞추기 위해 크로노 시계를 들이려는 취지도 아니었기에,
그냥 논크로노로 다시 포커스를 돌립니다.

 

 

이렇게 포커스를 돌리고 다시 보니,
네비타이머는 여전히 좀 다이얼이 복잡해 보였고 또 좀 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진은 다이얼 마감도 좀 아쉽고, 전체적으로 가격대에 비해 뭔가 존재감이 없어 보여 탈락(근데도 최근 가격이 더 올라서 안습)
다마스코는 실리콘 헤어스프링 등 다양한 수정을 한 무브의 성능과 
쩔게 로버스트한 특허 케이스에 대한 신뢰 같은 것이 있었음에도,
벨앤로스의 그것과 비교했을 땐 상대적으로 네임밸류도 딸리고
포스도 뭔가 좀 부족하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한 일주일간의 고민 끝에 드디어 벨앤로스 BR03-92 스틸 모델을 지르고 맙니다. 후후...
중고가 아닌 신품으로 지르고 나니 기쁨이 훨씬 더 배가됩니다. 오래 차야쥐...ㅋㅋ

 

지금까지 읽느라 지루하셨죠? 썰이 길었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인 실사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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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구성품은 사진 상에 보이는 것처럼 엄청 소박합니다.

시크한 블랙의 겉은 가죽 느낌의 케이스와 안에는 대충 이렇게 생겼습니다.

구성품에서도 불필요한 건 몽땅 배제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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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필름을 벗기고 시계를 차근차근 다시 꼼꼼히 보니
매장에서 봤을 때보다도 더 예뻐 보입니다. ㅋㅋ 득템 초반엔 다 이뻐 보이는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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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앤로스 아이폰앱에서 캡처한 BR01 시리즈 사진.
현재 제 아이폰 바탕화면으로 설정돼 있기도 합니다.ㅋㅋ

 


BR01 시리즈가 사실 벨앤로스 인스트루먼트 워치의 아이콘이자 갑이라면,
BR03은 01의 다운사이즈 된 대중적 모델이라는 것밖에
딱히 크게 어필되는 면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46미리에 달하는 01보다는.
42미리의 03쪽이 훨씬 더 웨어러블하고
일상 속에서 차기에 부담감이 없긴 합니다.(제 비교적 얇은 손목에도 그렇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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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미리지만 정사각형 케이스기 때문에 시계는 일반 라운드 42미리보다도 좀 더 큼지막해 보입니다.


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이런 큰 시계가 과연 내 손목에 어울릴까 싶었는데,
지금은 제게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손목이 좀 얇더라도
존재감 있는 시계를 찾는 이들에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잘 어울릴만한
시계라는 판단이 듭니다.

 

확실히 벨앤로스 시계의 매력은 이 유니크한 케이스에 있음을 부인하기 힘듭니다.
오버사이즈 트랜드의 선구주자인 파네라이의 매력이 특유의
큼지막한 쿠션형 케이스에 있듯이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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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전체는 헤어라인 가공까지 잘 된 견고한 느낌의  전체 무광 스틸(316L)입니다. 새틴 피니시 처리!
하지만 케이스 군데군데, 모서리나 크라운 쪽에는 살짝살짝 트리밍으로
유광 처리를 해서 은은하게 포인트 역할을 해줍니다.


케이스 전체가 유광이었다면 왠지 모르게 싼티가 났을 것 같고,
샌드 블레스티드, 혹은 티타늄 질감의 전체 무광처리된 스틸이었다면
또 너무 무겁고 올드해 보였을 것도 같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전체 무광으로 파일럿 워치 특유의 진중함과
소박함을 드러내면서도, 부분 유광 디테일로 고급스러움도 놓치지 않은
벨앤로스의 위트에 일단은 칭찬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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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다이얼은 으흠.... 독일브랜드 진(Sinn)의 그것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ㅋㅋ
다들 아시다시피, 한때 진에게서 노하우와 기술력을 전수받은 그들답게 말이죠.
하지만 이 다이얼 디자인의 원조는 진에 있다기보다는,
비행기의 칵핏이라고 하죠?! 그 계기판에 원형이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아이폰 앱상에서 본 한 영문 기사의 한 페이지를 캡처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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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커머셜 기사의 타이틀에 쓰인 ‘From the Cockpit to the wrist'. 이 구절이야말로
벨앤로스 에비에이션 라인 시계들의 아이덴티티를 제대로 명확하게 뽑아냈다고 봅니다.

 


참, 독일브랜드 진(Sinn) 얘기가 나온 김에 진과 벨앤로스의 인연을
살짝 추가로 언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제가 아는 선에서만 간략 개괄해봤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진은 2차대전 참전 파일럿 출신의 워치메이커인
헬무트 진(Helmut sinn)이 1960년 초반에 설립한 회사입니다.
헬무트 진은 이후 1994년, 포르쉐디자인 및 IWC 등지에서 경력을 쌓은 엔지니어
출신의 CEO 로다 슈미트(Lothar Schmidt)에게 회사의 경영권 일체를 넘기게 됩니다.


근데 헬무트 진은 자신이 설립한 회사를 팔고 떠나기 전 결정적인 외도를 하게 되는데,
1992년 즈음, 프랑스 출신의 워치 디자이너 브루노 벨라미히(Belamich)와
카를로스 A. 로질로(Rosillo)가 자신들의 이름 앞자를 따서 만든
벨앤로스(Bell & Ross)란 브랜드에 일종의 기술자문으로 참여한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1994년, 드디어 처음으로 스페이스 1이란 결실을 내놓지요.
이후 1996년 프랑스 폭탄제거반을 위해 개발한 시계라던지,
97년 필리핀 한 해구에서 진행된 11,000미터 수중실험에 기네스북에 오른
하이드로 첼린저 같은 모델들을 연달아 발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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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앤로스 초창기 시절 진과의 긴밀한 기술협력으로 만들어낸 파일럿 워치. (Bell & Ross by Sinn)이란 문구에 주목하시길...

 


이렇듯 초창기 벨앤로스의 시계들은 헬무트 진을 위시한 진의 수많은 엔지니어들의
기술력과 노하우에 상당히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고로 벨앤로스를
언급할 때 진을 빼놓을 수도 없지요. 하지만 형의 그늘에서만 안주하기엔 갑갑함을
느꼈던지 아님, 이제 진에서는 단물은 다 빨아먹었다고 판단했던지,
벨앤로스는 2002년 초, 공식적으로 진과의 파트너쉽을 끊어버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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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앤로스가 과거 진의 그늘에서 벗어나는데 있어 가장 결정적이고 상징적인
컬렉션이 바로 그들의 새 에비에이션 라인인 BR01 시리즈였습니다.


2005년경 처음 발표한 이 새로운 디자인의 시계는 등장과 동시에
벨앤로스를 대중들 뇌리에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아이콘적 컬렉션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현재에 이르고 있지요.
(이상, 짧게 요약한 진과 벨앤로스의 인연 및 브랜드 연혁이었슴돠 ㅋㅋ)  

 


그럼 다시 제 시계 BR03-92의 다이얼로 돌아왔을 때,
흠...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태생이 파일럿워치 컨셉답게 시인성 좋은,
잘 만든 다이얼입니다. 야광 도료도 균일하고 딱히 흠잡을 데가 없군요.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디자인이 아주 맘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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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야광은 어두운 곳에서 푸른색을 띱니다.(수퍼루미노바 야광)
단, 03시리즈와 달리 특이하게도 BR01 시리즈의 야광은 녹색이라는 군요.  
여튼 전 푸른색을 띠는 야광이 도료된 시계는 이 녀석이 처음이네요.
왠지 청명하고 예뻐 보입니다. 하지만 제 폰으론 제대로 된 사진을 얻기가 곤란해
야광 사진 하나만 해외 유저의 선명한 사진을 빌려와 봅니다. 역쉬 예쁩니다...

 


벨앤로스 BR03-92는 ETA 2892-A2 무브가 탑재돼 있습니다.
솔리드 백이라 무브는 어차피 구경할 수도 없습니다만,
ETA 무브는 딱히 볼 것도 없이 투박한지라 안 보여도 괜찮습니다.ㅋㅋ 


스탠더드는 당연히 아니구요, 기본 탑급 이상이 쓰이지 않았을까 사료됩니다.
오차는 평소 크게 신경을 쓰는 성격이 아니기도 하거니와,
구매한지 얼마 되지 않아 뭐라 판단하긴 시기상조지만, 제법 좋은 거 같습니다.
단, 해외 포럼을 보면 추가로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진 않았다는 군요.
그런데도 자체 조정을 잘 했는지 오차는 크로노미터 인증 범위 내에 듭니다.

 


덧붙여 케이스 방수는 100미터입니다.
단 스크류 다운 형식의 기밀성 있는 크라운이 아닌지라
(반면 BR01 시리즈는 스크류 다운 크라운이라네요, 이쪽이 좀 더 방수는 안정적일 듯),
그냥 일반 생활방수보다는 좀 더 여유가 있는 수준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뭐 샤워나 간단한 야외 물놀이 정도는 문제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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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와 함께 딸려오는 기본 스트랩은 BR 로고가 선명한 특수 러버 소재입니다.
일반적인 실리콘 계열 같진 않고, 우레탄이 좀 혼합된 뭔가 견고한 느낌의 러버입니다.
이물질도 별로 안 묻고, 퀴퀴한 화학냄새도 거의 안 나며, 착용시 이질적인 느낌도 덜 합니다.
단, 개인적으로 러버 소재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데다(여름용으로나 써야죠),
시즌 상 가을-겨울이기에 제가 좋아하는 가죽으로 줄질이나 해줘야겠습니다.
 

 

참고로 전 시계만 사자니, 정품가죽줄도 당연히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어서,
가죽줄도 있느냐고 문의하니, 매장에는 따로 비치해 놓은 여분 스트랩이 없더군요.
원래 국내 백화점 벨앤로스 전체 매장 특성이 그렇답니다.
원체 가죽줄은 스위스 라쇼드퐁 본사에서도 수입이 극히 제한적으로만 풀리는 데다,
시계 자체의 국내 수요량도 많지 않아서 기타 명품 매장에서처럼 따로 넉넉히 구비해 놓지 못한다더군요.

(오를로지움 본사에 의뢰해도 수량이 많지 않아, 이곳에 없는 종류의 스트랩인 경우엔 스위스 본사 추가 오더시 2달 넘게 걸린다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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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마침 어떤 분께서 예약하셨다가 펑크 내시는 바람에(이분도 타포회원이실까요?ㅋ),
블랙 가죽스트랩이 하나 여분이 남아서 제가 운 좋게 함께 업어올 수 있었습니다. 유후^^  


핸드메이드 이태리 베지터블 처리된 소가죽이라는데...
흠... 아무리 핸드메이드고 어쩌고 해도 소가죽 주제에 22만원이나 하는 건 좀 치사한 듯  싶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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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앤로스는 줄질이 아주 쉽습니다. 기본 구성품으로 제공되는 특수 드라이버를 양쪽에 물리고 살살 돌려주면 끝!

일자 튜브형 바넷봉이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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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정품 가죽 스트랩 답게 줄질을 해주니 너무나 완벽히 매칭 됩니다.
러버보단 확실히 이쪽이 좋군요. 대만족^^

 


참고로 다른 BR01 모델에도 제가 산 동일한 블랙 소가죽이 쓰이는데요.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알게 됩니다.
바로 46미리의 BR01 시리즈와 42미리의 BR03 시리즈의 시계가 모두
동일하게 러그 및 버클 사이즈가 24미리라는 사실입니다.


뭔가 좀 특이하지 않나요? 전 이런 식으로 러그 사이즈를 통일시키는 브랜드는
또 첨봅니다. 즉 01이든 03이든 벨앤로스 유저들은 동일한 스트랩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줄질시 부담이 없고 유저들 간의 줄 공유도 쉬울 듯 합니다.
24미리는 또한 파네라이용 스트랩에 가장 흔한 사이즈이기 때문에,
차후 파네라이용 사제 스트랩이나 추가로 사서 줄질도 시도해봐야겠습니다. ㅋㅋ 

 


물론 벨앤로스 스타일 스트랩은 일반 스트랩과 달라서 러그 단면까지
연장되는 느낌에다 모양 자체도 특이해서 해외 유저들 평에 따르면
정품 OEM이든 제작이든 무조건 벨앤로스 스타일이어야만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전 뭐, 러그 폭 사이즈가 애매한 것도 아니고, 24미리로 줄질하기도 쉬운데,
굳이 정품이나 그런 스타일의 줄질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자형 파네라이 사제 스트랩 중에 얼마나 예쁘고 퀄리티 좋은 게 많습니까...
파네라이는 비록 아니지만 왠지 벨앤로스에도 색이나 패턴만 맞으면
잘 어울리리라는 판단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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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워치인 제 모리스 마스터피스와도 다정히 찰칵 찍어봅니다. 공교롭게도 두 녀석 다 12-3-6-9 다이얼이네요 ㅋㅋ
여튼 크기 차이가 제법 상당합니다 후후... 근데 두께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벨앤로스도 9미리 정도라 착용감이 좋습니다.


드레스용 사각시계와 필드용 사각시계의 만남이라...
이로써 이젠 나름 제 컬렉션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 듭니다. ㅋㅋ
스퀘어 타입의 시계를 좋아하는 저로선 어쩌면 벨앤로스는 꼭 거쳐 가야 할
브랜드였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득템 후 자기 합리화? 응? ㅎㅎ)
이제 지르고 싶은 마지막 남은 사각시계는 예거의 리베르소 뿐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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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계열 워치는 역시 가죽자켓에 차줘야 또 맛이죠. ㅋㅋ

어설프나마 가죽 자켓 샷도 추가해 봅니다.

 


그럼 이상으로 대략적인 득템기를 마칠까 합니다.
미리 예고하지만, 담엔 줄질기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그럼 또 뵙겠습니다. 다들 즐거운 한주 보내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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