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안녕하세요! 아롱이형입니다.

 

간만에 [티쏘 르로끌] 포스팅 올립니다.

 

c569c8ffa69d70bab119e26fad6818a3.jpg 

 

가을로 접어들면서 그나마 날이 좀 선선해져서 출근길에 손목에 올려봤습니다.

 

 2a8f376c3502a93cca4ca5f46f0c7f7d.jpg  

 

어떠신가요?

 

 

사실 이녀석은, 예물시계를 먼저 구입해 놓고 결혼 전까지 처가에 맡겨놓고 있던 중,

편하게 찰 수 있는 저렴한 드레스워치를 알아보다 맘에 쏙 들어서 데리고 왔던 녀석입니다.

 

그래서 제 첫 기계식 시계는 구입일 기준으로는 예물시계인 GP이지만, 실착용 기준으로는

티쏘 르로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첨에는 정말 멋모르고 데리고 온 녀석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시계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다 보니 르로끌은 기계식 시계가 갖춰야할 요건의 많은 부분들을 조금씩은

맛 볼 수 있게 해 놓은 종합선물셋트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3a011be44cefa9704daae2f26dd59114.jpg

 

첫째, "가격"입니다.

 

물론 일본의 세이코와 같이 더 저렴한 가격에 (세이코5는 20~30만원대 시계가 많죠) 기계식 시계를

내놓는 브랜드도 있지만, 인지도가 있는 스위스 브랜드 중에서는 티쏘의 가성비를 따라올

브랜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이녀석의 가격은 정가 기준 60만원 안쪽입니다.

ETA 무브를 사용하는 인지도 있는 스위스 브랜드 중, 오토매틱 시계를 이런 가격에 내놓는 브랜드는

티쏘 외에는 찾기 힘듭니다.  티쏘 모델 중에서도 특히나 저렴한 르로끌은 시계 입문자가 스위스

브랜드의 기계식 시계를 경험하기에 가장 좋은 첫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6fecdb3fd113d222e7c883a84d26ffa2.jpg

 

둘째, "뒷백"입니다. 

 

많은 시계들을 접하다 보면 기본적인 ETA 28XX 무브 따위 별 감흥이 없어지는 분들도

많으시리라 생각하지만, 전 처음에 밸런스 휠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한참을 쳐다봤더랬죠.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녀석의 뒷백은 씨스루백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줌과 동시에,

솔리드백의 아름다움 역시 알려주었습니다. 솔리드 부분에는 TISSOT와 1853이

각인되어 있고 Le Locle의 필기체 문양, 담쟁이 덩굴을 연상시키는 클래식한 문양들이

방수 및 글래스 등 시계에 관한 정보들과 함께 각인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솔리드백은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그래도 뒷백에 뭔가 아름다운

문양들을 각인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려준 것은 르로끌이었습니다.

 

 IMG_5708.jpg

 

셋째, "얼굴"입니다.

 

흔히들 말하길 이녀석의 얼굴은 너무 심심하다고들 말하십니다. 하지만 전 그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찬찬히 뜯어볼 수록 심플하고 정제된 아름다움이 느껴지거든요.

이녀석보다 더 심플하고 심심한 얼굴들도 고가 브랜드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경우 심심하다는 표현은 잘 하지 않으시더군요. ㅎㅎ

 

우선, 제가 느낀 르로끌 다이얼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길로셰 패턴

-  비록 수작업으로 한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길로셰 패턴이 주는 아름다움을

느껴보기에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한 종류의 패턴이지만, 로만인덱스가 있는

부분은 패턴을 넣지 않고 그냥 놔두었고, 그 바깥의 눈금 부분에 다시 길로셰

패턴을 넣음으로서, 인덱스의 시인성을 높임과 동시에 다이얼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단조로운 다이얼이 되지 않도록 신경썼습니다.

 

○ 데이트 창

 - 사용하다 보니 데이트 창이 있는 모델과 없는 모델의 차이가 정말 크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미적인 면에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겠지만, 적어도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데이트창이 있는 것이 

정말 편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물흐르듯 흐르는 초침

 - 처음에 기계식 시계를 접했을 때 물흐르듯 흘러가는 초침의 모습을 한참동안 들여다보곤 했습니다.

르로끌의 경우 다른 시계들에 비해서도 특히나 부드럽게 흘러가듯이 느껴졌습니다. 초침이 가늘고 

길어서일 수도 있고, 처음 접해봐서 더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르로끌은 제게 단지 초침이 흘러가는

단순한 궤적의 반복이 사람에게 엄청난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인덱스 및 핸즈의 오묘한 색상

 - 르로끌의 핸즈 색상은 스테인리스스틸의 색감도 아니고, 골드의 색감도 아닙니다. 그 중간 어딘가 쯤의,

빛의 종류와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은은하게 반짝거리고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그런 잔잔한 색감입니다.

정확히 어떤 색상이라 부르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르로끌을 통해 빛의 종류와 각도에 따라서 다이얼과

핸즈가 다채로운 색상을 뽐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로만 양각 인덱스의 매력

 - 로만 인덱스, 아라비안 인덱스, 바 인덱스, 도트 인덱스 등 인덱스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로만 인덱스가

클래식한 매력을 보여주기에 가장 적절하다는 것은 대부분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이녀석을

사용하면서 로만인덱스가 주는 클래식한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프린팅 된 인덱스가 아닌 양각 인덱스가

얼마나 매력적인가 하는 점 역시 알게 되었습니다.

 

○ 유광의 매력

 - 시계의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등은 그 형태도 형태지만, 유광과 무광 가공을 얼마나 잘 하느냐, 얼마나

적절히 섞어놓느냐에 따라서도 그 완성도가 갈립니다. 물론 브라이같은 유광은 아니지만, 르로끌을 차면서

유광이 주는 매력을 알게 되었고, 유광과 무광이 적절한 조합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사파이어 글래스

 - 외관상으로 보면 사파이어 글래스인지 구분하지는 못하지만, 사파이어글래스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르로끌의 가격대에서 그러한 사파이어글래스가 사용되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9faf07eaf12f4a11ecdd9979af0cc2c1.jpg  

 

3fe4564825c043377951d3a03c9c271b.jpg

 

 

넷째, "밴드와 버클"입니다.

 

무려 디버클입니다. 이렇게 저렴한 가격대의 시계에서 디버클이라는 것을 경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왠만한 브랜드의 디버클 값은 스트랩을 제하더라도 르로끌의 시계가격을 훌쩍 넘어버리곤 합니다.

디버클은 스트랩의 마모를 줄여주고, 시계를 풀거나 찰 때 시계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해

줍니다. 기계식 시계는 쿼츠시계에 비해 묵직한 편이기 때문에 풀거나 찰 때 균형을 살짝만 잃어도 자칫

손목에서 미끌어질 것만 같은 불안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디버클이 있으니 시계가 손목에 걸려 있어

안심이 되더군요. 디버클은 밴드의 마모 뿐 아니라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시계의 파손을 막아주는 역할도

해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르로끌의 스트랩은 악어무늬 소가죽 스트랩으로, 약간 비닐 느낌도 나기도 하고 결코 품질이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악어무늬 패턴의 고급스러움과 그것이 드레스 워치에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제게 알려 

주었습니다.

 

 IMG_5719.jpg

 

4749f37ed0a3fc800de72626ca7ecc0f.jpg  

 

다섯째, "호환성"입니다.

 

사실 르로끌은 대표적인 입문용 드레스워치로 분류되며, 좀 더 캐쥬얼한 시계들도

많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도 르로끌은 전형적인 드레스워치이며, 스포티한 차림새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캐주얼에 맞춰보려고 한 사진들입니다.

그렇기에 시계를 선택할 때 목적과 용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드레스워치인지, 캐주얼워치인지, 혹은 두 가지 용도 전부로 활용하려는지, 필드용인지 말이죠.

 

eaf161769b46ff90b2906ca66788bf31.jpg

 

여섯째, "편안함"입니다.

 

위에서 줄기차게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르로끌은 가성비가 뛰어날 뿐 아니라

가장 저렴한 스위스 오토매틱 시계임에 틀림 없으며, 가장 기본적인 시, 분, 초,

데이트 창만 있는 모델이라 내구성 역시 좋은 편입니다.  따라서 마음놓고 차기 좋고

줄질 연습하기도 좋은, 드레스워치 계의 필드워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막차기 좋죠.

 

3fb3a2ef4eba53f795d62001f6223cdd.jpg

 

 

이상, 제가 생각한 르로끌의 매력들을 두서없이 풀어보았습니다.

르로끌의 저렴한 가격 덕분인지 르로끌은 관심 범위 밖인 듯, 타포에서도 르로끌의 매력을 충분히

설명해 놓은 포스팅이 잘 없더군요. 하지만, 전 르로끌이 제가 가지고 있는 GP나 론진 마콜문페 못지 않게

여러 매력을 가지고 있는 시계라고 생각합니다. 

 

세상 모든 시계들에는 다들 각자의 매력이 있습니다.

심심한 다이얼의 에보슈급의 ETA 무브를 쓰는 르로끌에도 저런 매력들이 숨어 있는 것과 같이 말이죠.

 

회원님들도 지금 소장하고 계신 시계들이 질린다고 금방 기변하시지 말고 오래오래 아껴주셨으면 합니다.

 

여러분이 선택한 시계, 뜯어보면 볼수록 다들 볼매 아닌가요? ㅎㅎ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감 수
공지 [득템신고] DOXA SUB 300T와의 조우. [17] energy 2023.09.03 1175 12
공지 하와이 와이키키 ft H08 [30] 현승시계 2023.05.22 1354 11
공지 스위스포럼 게시글 이동원칙 안내 [4] 토리노 2015.03.02 1724 0
공지 [스위스포럼 이벤트 공지]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주세요 [5] 토리노 2011.01.31 4323 2
공지 남들과 다른 시계 사진을 찍으려면...^^; [395] Picus_K 2010.12.02 17868 69
공지 [선택과 구매]어떤 시계를 고를것인가? [282] 토리노 2010.01.14 28071 56
Hot 오랜만에 빵뎅이가 들썩거릴만한 신제품 [6] Tic Toc 2024.02.20 4649 2
Hot 나의 50대 첫 시계는... [21] 딸바보아빠 2024.02.09 14864 6
Hot 🎊 스와치 x 블랑팡 Ocean of storms 득템신고! 🎊 [12] 타치코마 2024.01.30 2479 6
Hot [응답하라 2006] 2006.08.31 참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3] Tic Toc 2024.01.27 382 10
19427 [Maurice Lacroix] 고대하던... 다이버 득템! [49] file Porsche 2014.02.02 2963 28
19426 [Tudor] 튜더의 셀리타 무브먼트 적용 [10] ceepat 2020.11.21 2946 8
19425 [Cartier] 현실 간지 최고 발롱블루 (19세 이상) [50] file 포르투기스 2012.09.05 2940 2
19424 [Tudor] 튜더 58 득템기!! [42] file 레이싱변 2018.07.27 2911 6
19423 [추천게시글] (득템기) Longines spirit chrono (론진 스피릿 크로노) 득템했습니다^^ [35] file 눈괴물 2014.02.08 2839 16
19422 [Zenith] 제니스 사고 쳤네요~^^;(Zenith Chromaster Sport) [48] file ClaudioKim 2021.01.23 2824 6
19421 [ETC(기타브랜드)] 바젤 2010 영상 모음 (1) [31] 히유신 2010.04.24 2763 0
19420 [Longines] 론진 하이드로 콘퀘스트 사용기입니다.(청39/검41 오토) [31] Nightwish 2012.07.30 2745 9
19419 [Longines] 론진 유감... [18] file mdoc 2017.01.17 2732 7
19418 [ETC(기타브랜드)] 롤렉스 서브마리너 못지 않게 멋스러운 튜더(Tudor) Pelagos [39] file Eno 2013.02.17 2726 6
» [추천게시글] [Tissot 르로끌] ★ 입문자를 위한 시계 길라잡이!! ★ [62] file 아롱이형 2011.09.16 2686 13
19416 [추천게시글] [지름 신고] 큰거 하나 질렀습니다 (feat. 월드타이머) [39] file 박준상옆자리 2016.11.14 2681 33
19415 [Frederique Constant] 첫 실착 [40] file 동량 2016.07.24 2678 6
19414 [Montblanc] 한 눈에 반한 몽블랑 득템기로 스위스 포럼에 첫 인사드립니다~! [31] file Yacht M 2011.08.04 2667 1
19413 [Montblanc] 몽블랑에 괴물이 나타났다! [21] file mdoc 2014.02.02 2660 2
19412 [추천게시글] [주의-19금] 스벤 앤더슨의 에로스(Eros)와 다양한 종류의 에로틱 워치들 [107] file Eno 2012.03.20 2658 20
19411 [Cartier] 까르띠에 산토스100 L 또는 M 사이즈 고민되시는분들 보세요~ [21] file 꿈꾸는도시 2014.06.09 2649 1
19410 [ETC(기타브랜드)] 설문 조사 '많이 협조해 주세요. 껄껄껄' [17] 알라롱 2007.09.15 2634 0
19409 [추천게시글] 오리스 다이버즈 식스티-파이브 (Oris Divers Sixty-Five) 복각다이버를 보여주다. [29] file 강철물고기 2016.06.10 2611 14
19408 [Frederique Constant] 종로 예지동 시계골목 답사 + 노모스&진 세운스퀘어 직영샵 방문기(스압 주의) [42] file Eno 2011.09.15 2601 6
19407 [Longines] 론진 부엉부엉 부엉이 : - ) [26] 주로 2010.08.21 2592 0
19406 [Tudor] 신세계강남점 튜더 매장 방문 (바젤 신형 리테일가) [23] file 스투바이 2018.07.20 2588 9
19405 [Mido] 시계에미친.두놈들!ㅋ [15] file 타킹좋아 2019.07.03 2569 4
19404 [Cartier] [리뷰] 까르띠에 산토스(Cartier Santos De Cartier) - 아이콘의 스마트한 변신 [15] file 페니 2018.11.25 2544 14
19403 [Cartier] 칼리브 드 까르띠에 득템기 [43] file simon917 2011.12.09 2522 1
19402 [Hamilton] 중저가의 새로운 강자 해밀턴 [25] 데니소비치 2010.10.16 2521 0
19401 [Frederique Constant] [득템] 프콘 핫빗 매뉴팩춰 흰판 수동 FC-910 [39] file 굉천 2010.08.02 2517 1
19400 [Tudor] 튜더 블랙베이 36사이즈 신고합니다. [13] file 니콘뚜비 2017.07.15 2507 4
19399 [Hamilton] 저도 째즈마스터 신형 마에스트로 41mm (화이트다이얼) [33] file 재즈주앙 2011.12.15 2507 1
19398 [Chronoswiss] [시간여행] 크로노스위스와 레귤레이터의 끈적한(?) 관계.... [57] file 옴마니 2013.11.05 2492 32
19397 [추천게시글] ★ 스위스 포럼 1만 포스팅 돌파 기념, 이모저모 살펴 보기 ★ [100] file 아롱이형 2013.08.03 2488 46
19396 [Swatch] 🎊 스와치 x 블랑팡 Ocean of storms 득템신고! 🎊 [12] file 타치코마 2024.01.30 2479 6
19395 [Hamilton] HAMILTON vs HAMILTON [34] file kipai 2015.04.19 2471 8
19394 [Hamilton] 해밀턴 카키필드 익스페기션. [6] file raul81 2023.11.04 2470 1
19393 [Cartier] 까르띠에 New 산토스 [14] file 페니 2018.10.29 244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