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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시계를 위한 찬가 ETC(기타브랜드)

알라롱 1311 2007.11.21 16:01
여자의 로망. 아닐 수도 있지만 우리의 언니들이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한 월급을 탈탈 털어 산 브랜드 가방. 루비뷔통, 구찌, 샤넬, 프라다, 에르메...아 이건 아니군요. 이제는 워낙에 많고 눈에 밟히는 것들이라 '된장녀'라 오인(?)받게 받는 아이템은 아니지만 옷장에 하나 정도는 있어야 마음 든든하고 여기저기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아이템임에는 분명합니다.
 
간혹 여성과 비슷한 두뇌 구조를 지녔는지 아니면 브랜드에 대한 깊은 고찰이 없었는지 여자들이 '꺄아~~`하고 소리지를 법한 브랜드의 시계를 지르시는 남자도 있습니다. 뭐 물론 그 점을 노리고 일부러 그런 브랜드의 시계를 사는 사람도 있겠죠. 우리나라 남자들의 은근히 마초적인 성향탓인지 아니면 남자는 파랑, 여자는 빨강과 같이 성과 역할 구분이 확실한 사회분위기 탓인지는 몰라도 남자가 샤넬 같은 시계를 샀다고 하면 '재수없는넘' 혹은 '된장남' 소리를 듣기 쉽상입니다.    
 
시계를 좀 알거나 하면 이런 패션 브랜드에서 나오는 악세사리 개념으로 등장하는 시계들에 대한 시선은 그리 곱지 못합니다. 이와 같은 패션 브랜드 시계에 대한 접근이 진지하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고 시계에 대한 낯선 해석이 거슬릴 수 도 있습니다. 저 역시도 그러한 시계에는 그다지 호의적이지는 않습니다만. (이유라면? 근성이 부족해. 근성이)
 

한 때 '캉남' 고딩들의 책가방을 공급해 주신 프라다의 시계입니다. 디자인만게 보면 그리 나쁜 시계 같지는 않은데 가격이 굉장히 나쁘죠. 좋게 말해 시계에서는 볼수 없는 플라스틱 + 레더라는 독특한 조합인데 따지고 보니 플라스틱 케이스에 쿼츠 무브먼트 하나 집어넣고 브랜드 박아서 어지간한 가방 하나보다 비싸게 파는게 문제죠.

자기네 이름 박힌 시계를 만들어 파는것 보다는 이렇게 시계 메이커에 이름 빌려주는게 훨씬 좋아보입니다. 러버 밴드 뒤에 살짝 보이는 저 빨간줄을 보세요. 센스도 발군아닙니까?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 제니스 등의 럭셔리 브랜드를 거느린 LVMH 그룹에서 시계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에서 그리 높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성장세는 눈에 띌 정도라고 하는군요. 그 때문인지 요즘 언니들 한 달 월급을 몽땅 털어가는 그들은 시계 만들기에 열심입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에 비해 훨씬 진지해 졌다는거죠. 악세사리의 개념에서 벗어나 고급 시계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비싼 시계가 돈이 된다는걸 알았겠지요.

비싼 시계를 팔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하는법. 이 계통 사람들이 무브먼트에 대해 뭔가를 보여주리라 하는것은 만무하고 일단 기계식은 ETA라도 집어넣으면 시계를 잘 모르거나 브랜드를 사랑해 마지않는 순수한 '된장'들은 블루 스크류 하나 없이 들어간 ETA가 마냥 좋은 줄 알지도 모릅니다. (비하하는게 아니라 관심분야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대충 무브먼트는 ETA를 사용하면 되겠고 승부해야 하는 부분은 그외의 것들이 되겠죠.

 

할머니 건강 자석 목걸이 같은 질감이 죽이지 않습니까? 우허허허헐.

영원한 된장 아이템 샤넬 J12입니다. 된장, 된장해서 글을 쓰는 저도 뭐 썩 유쾌하진 않지만 된장이라는 의미를 떼어두고 이왕 떼어낸 깊에 샤넬이라는 브랜드도 머리속에서 지운 뒤 이 시계를 본다면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라믹이라는 소재를 시계에 사용한 것은 IWC와 같은 메이커에서 실험적으로 몇 번 선을 보인 예가 있습니다. 최근 들어 세라믹을 이용해 케이스등에 사용하는 메이커들이 많아지는게 추세인데, 본격적으로 세라믹을 과감하게 도입한 것은 바로 이 샤넬 J12입니다. 깨어지지만 않는다면 어지간한 상처와 충격에도 케이스가 반들반들한 처으믜 상태를 거의 유지하기 때문에 상당히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또 유광 세라믹 특유의 광택도 멋드러집니다.

 

IWC가 세라믹으로 케이스를 만든 다 빈치입니다. 샤넬 J12와 비교하면 이 엔지니어 좋아하는 메이커의 떨어지는 센스가 들통납니다??????? (대략 20여전의 모델입니다. 시도자체가 대단하죠)

이러한 공적(?)에도 불구하고 '아웃 오브 안중' 취급 당하는건 패션 브랜드라는 점이 적잖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애초부터 샤넬은 쫀쫀하게 무브먼트에 현미경 드리대며 난리를 쳐대는 시계 매니아들에게는 자신들의 시계를 팔지 않으려 했을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빨간색 셀로판으로 만들었나? 이 씨스루 백은.

디오르도 빼놓을 수 없는데 샤넬의 J12와 같이 두기에는 좀 그렇지만 케이스와 브래이슬렛을 과감하게 러버로 만듭니다. 러버 밴드와 같이 말랑말랑한 소재는 아니겠고 케이스에도 사용하려면 꽤 딱딱한 것이겠죠. 딱딱한 시계업계에서는 생각도 못했을 일일겁니다. 엄숙히 시계 만들어도 모자랄판에 무슨놈의 러버로 케이스를 만들다니요. 한발자국 떨어져서 시계를 만들었기 때문인지 개념(?)이 없어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굉장히 참신하게 다가옵니다.

패션업계에서 나온 산물인 만큼 과감하기 짝이 없는 디자인도 그렇고요. 좌우 비대칭은 기본에 크라운이 있는 오른쪽은 이미지가 짤린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과감한 라인입니다.

모델명도 루즈. 크로노그라프의 버튼 하나도 루즈입니다. 센스에 박수 한번 치고 싶습니다. 4시 방향의 강렬한 크로노그라프 버튼을 보고 루즈라고 생각을 했다면 당신은 센스 만점이십니다. 껄껄껄.

 

루이비통의 땅부르 크로노그라프

세라믹 케이스의 샤넬, 러버와 과감한 디자인의 디오르에 비하면 그나마 무난하다고 할 수 있는 루이 비통의 땅부르죠. 그런데 땅부르도 그다지 무난하다 말하기 어려운것이 '땅부르 = 북' 이라 불리는 모델명처럼 생긴 케이스입니다. 케이스 백보다 다이얼의 직경이 좁은 경우는 그다지 찾아보기가 어려운데 이 또한 디자인의 정체성을 만들어 내기 위한 과감한 시도가 아닌가 합니다. 점잖은 시계 메이커들은 아마 할 수 없었던 튀는 발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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