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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노(Eno) 또 인사드립니다. ^^

 

오늘 밤 역시 넘치는 정력? ㅎ아니, 잉여력을 끌어 모아 포스팅 하나 하고 가려 합니다.

요즘 이상하게 이런 저런 시계 관련한 글을 계속 쓰게 되네요. 무슨 귀신이 붙었나? ㅋㅋ

 

 

오늘 포스팅의 큰 틀은 제가 예전부터 사실 정리하고 싶었던, 사각(스퀘어) 형태의 수동시계에 관한 저의 다소 변태적인 열정(혹은 페티쉬?ㅋ)을 반영한 것이랍니다.

아마 포럼 내에서 저를 좀 오래 지켜봐온 회원님이시라면 제가 나름 얼마나 사각 시계를 좋아하는지를 대충 어느 정도는 눈치채고 계실 겁니다.


 

왜, 대체 넌 뭐 땜에 사각시계를 좋아하느냐... ??


 

이 스스로 던진 질문에 대한 자답을 하자면, 나도 사실 잘 모르겠다.... 입니다.

어떤 사람이 너무 좋은 데 그 사람이 좋은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일순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이치하고 비슷한 것입니다.

 

 

하지만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제가 사각시계에 일종의 로망을 갖기 시작한 데는,

우선, 제가 고등학교 때 가장 존경했던 미술 선생님의 영향이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시절, 저는 그림이나 미적 재능은 사실 별로 없는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미술 선생님을 제가 존경하고 멘토로 생각하며 흠모한데는,

그 특유의 우아한 에티튜드 때문이었습니다. 그 은사의 손목에는 금장의, 지금 돌이켜 보면 매우 자그마한 크기의 까르띠에 탱크 시계가 늘 착용돼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계속 지켜보면서 어쩌면 저는 남몰래 그 분의 손목에 얹혀진 그런 것과 비슷한 사각형태의 시계를 향한 로망을 키워갔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대학 시절, 교수님 중에서도 제가 또 흠모한 교수님이 한분 계신데, 이 프랑스 유학파 출신의 프랑스 문학과 미학, 철학까지 정통하신

엘리트 출신 교수님의 손목에도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역시나 까르띠에의 탱크 시계가 착용돼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그 시계는 프랑스 한 대학원 유학시절, 교수님이 자신의 서른 세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직접 구입한 수동방식의, 전체 18K 케이스의 시계였고,

교수님의 이지적이고 잘 생긴 서구적인 외모와 평소의 댄디한 패션감각과 함께 너무나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지는.

제가 기억하는 한 타인의 손목에서 본 가장 우아한 손목 시계 중 하나였습니다.

 

전 아마 그 무렵부터, '나도 사회에 나가면 꼭 저런 우아한 사각시계를 차고 다녀야지'라고 다짐 아닌 다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공교롭게도 두 명의 은사님들을 통해 까르띠에의 <탱크>라는 특정 브랜드의 특정 라인의 시계를 향한

매우 구체적인 선망과 묘한 집착 같은 것을 남몰래 키워가고 있었던 셈입니다.

 

 

고로 오늘 포스팅의 부제 격인, <내가 좋아하는 수동 시계의 발자취를 찾아서...>의 첫 스타트는 으레 탱크에 관한 것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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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속 제품은, 탱크 루이 까르띠에 XL로 2006년도에 발표된 모델입니다.

피아제의 수동 무브를 약간 수정한 칼리버 9701 MC가 들어간 모델이구요.

 

제가 이 모델을 가장 먼저 여기에 소개하는 이유는,

제가 예전에 대학 교수님의 손목에서 보았던 루이 까르띠에의 느낌과 아마도 가장 비슷한 이미지를 가진 시계가 이 녀석이기 때문입니다.

초침 조차 생략한 시 분침으로만 구성된 심플한 수동워치. 이게 제 뇌리 속에 콱 들어와 박힌 가장 최초의 로망이 된 사각시계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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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수줍게? 혹은 설정으로? 얼굴을 가린 분은, 지난 20세기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 중 한 분인 故 이브 생 로랑 입니다.

프렌치 시크의 가히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이 분의 손목을 빛내주는 저 시계가 바로 까르띠에의 탱크 루이 제품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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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인물은 다들 척 보면 아시겠죠? ㅋ 남자들의 영원한 스타일 아이콘, King of Cool, 배드 보이의 우상 ㅋ 스티브 맥퀸 입니다.

 

1968년에 발표된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Thomas Crown Affair>란 작품에 출연할 당시의 모습인데,

저 당시 말끔하게 재단된 영국식 수트 차림 사이로 가장 눈길을 끄는 시계가 있었으니,

바로 까르띠에의 탱크 아메리칸(Tank Americane, 우측 모델)이었답니다.

 

위 사진 속 모델 같은 경우는 역시나 피아제의 430P를 수정한 430MC 무브가 들어간  비교적 가까운 과거의 모델인데,

맥퀸이 착용한 빈티지 까르띠에 모델과 역시나 그나마 가장 흡사한 외관을 가지고 있어서 함께 첨부해 보았습니다.

 

스티브 맥퀸이 <르망>이란 작품으로 공교롭게도 당시 호이어의 사각 크로노 모델인 모나코의 메신저처럼 돼 버리긴 했지만, ㅋㅋ

사실 그는 평상시 롤렉스 서브 마리너나 까르띠에의 탱크 아메리칸 같은 시계를 더 자주 애용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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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은 미국 디트로이트 미시건 주에 세워진 Fisher Buidling이라고 합니다.

뉴욕의 크라이슬러 빌딩과 더불어 1920년대 중반에 세워진(일부 30년대에 완공), 대표적인 아르데코풍 양식을 반영한 건축물들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옆의 오른쪽 사진은 영화산업 초창기 시대의 거장, 프리츠 랑의 '메트로폴리스'의 당시 영화 포스터입니다.

 

 

이 두 사진을 제가 뜬금없이 왜 보여드리는고 하니...

 

까르띠에 탱크 및 오늘의 주제인 사각 시계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가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디자인 양식 같은 것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네에... 많은 분들께서 잘 아시다시피 바로, 아르 데코(Art-deco)가 그것입니다.

 

1920년도 초반 프랑스 파리서 태동한 아르데코 양식은 그 이전에 유행한 물흐르듯 유연한 곡선미가 돋보이는 아르 누보(art nouveau)와는 정반대의 성향을 갖고 있는데,

위 사진 속 건물이나 포스터 속 삭막한 미래 도시를 형상화한 빌딩의 선에서 엿볼 수 있듯이 단순한 직선미와 기하학적인 형태나 패턴의 반복을 엿볼 수 있는

매우 모던한 양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아르 데코 스타일은 비단 건축물 뿐만 아니라, 가구나 각종 생활용품, 의복(의류 디자인), 미술 사조에 까지

큰 영향을 미치며 1930년대 후반까지 매우 폭넓은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특히 뉴욕을 시발점으로 미국 전역에서 아르 데코 양식은 유럽에서보다 한층 더 꽃을 피웠는데요.

당시 세계 공황이나 1차 세계대전 등의 여파도 단순미와 차가운 선의 모던함을 간직한 아르데코의 인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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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년대 당시의 아르데코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사진들... (패션, 가구, 실내 인테리어 양식 등등)

 

 

하지만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 하나는, 까르띠에 탱크의 출현은 1917년도라는 사실입니다.

 

당시 루이 까르띠에가 탱크 전차에서 고안했다고 해서 Tank라는 재미있는 별명이 붙은 이 시계는(물론 출시 후에 사람들에 의하여),

까르띠에가 선보인 최초의 완벽한 형태의 사각시계였고(케이스 일체형의 살짝만 도출된 러그도 스트랩과 유격없이 일직선으로 똑 떨어지게 제작.),

또한 그 등장 시기 면에서도, 신기하게도 아르 데코의 유행을 미리 예견한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애초 그 첫 등장에서부터 이 시계는 손목 시계 역사상 아이콘의 한페이지를 차지할 운명을 안고 태어난 셈입니다.

(더 이전에 발표된 산토스는 사각의 틀은 가지고 있되,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아르데코 스타일이 아닙니다.)

 

 

오는 2016년 즈음이면 까르띠에의 탱크도 거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까르띠에의 선배격인 산토스가 이미 100주년을 넘겼고, 산토스 100이라는 새 라인이 추가되었듯이,

제가 감히 예견하건데, 향후 몇년 안에 분명 까르띠에에서도 탱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모델이 출시되거나 기존 라인업에 편입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까르띠에의 탱크의 등장 이후로 가장 유명한 아르 데코 스타일의 시계는 또 뭐가 있을까요?

 

네에... 이쯤 되면 짐작하실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바로 예거 르꿀뜨르의 리베르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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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한 폴로 경기시 시계의 손상을 방지하고자 케이스를 뒤집도록 개발된 리베르소는 1931년도에 처음 소개되었고(당시엔 르꿀뜨르란 이름으로),

현대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생산되어 예거를 상징하는 대표 아이템이자, 사각시계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시계 중 하나로써

까르띠에의 탱크와는 또 다른 형태의 컬트 아이콘으로 등극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계의 유니크한 설계 방식의 케이스 역시, 사실 그 등장 부터 비범한 것이었다고 봅니다.

지금은 까르띠에와 더불어 같은 리치몬트 산하의 기업이 되었지만,

같은 그룹 산하에 이런 대단한 두 개의 아이콘적 라인이 존재한다는 것은

참으로 큰 자산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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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맨 좌측의 인물은 미드 <매드맨>의 돈 드레이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존 햄입니다.(그 옆에 분은 예거의 CEO 제롬 램버트.) 

지난해 예거 리베르소 80주년을 맞이해 새 앰버서더로 발탁되었지요.(착용하고 있는 모델도 그랑 리베르소 울트라씬 트리뷰트 1931 모델입니다)

 

 

우측의 사진은 제가 한때 너무나 사고 싶어했던, Reverso Grande Taille 입니다. 지금은 단종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ㅠㅠ

예거의 수동 명기라 불리우는 심플 슬림 수동 무브의 대명사 Cal.822가 들어가 있는 모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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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녀석이 Cal. 822 입니다. 무브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타포 리뷰에도 소개된 그랑 리베르소 울트라씬 관련 글을 보시면 더욱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21,600 진동의 45시간 파워리저브를 가진 녀석으로, 사각 내지 토노(tonneau) 형태를 가진 무브치고는 작지만 참 일 잘하는 무브임엔 틀림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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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속의 시계는 바쉐론 콘스탄틴(VC)의 Carree Historique이란 모델로써, 2001년도 즈음에 전세계 6백개 한정판으로 발표된 모델입니다.(위 제품은 WG 버전임)

 

하지만 이 시계의 심장으로 쓰인 VC의 칼리버 1017은 VC의 인하우스 수동 무브먼트가 아닙니다.

케이스백 시스루로 보이는 무브먼트 외형만 보고도 대충 이 무브의 정체를 알아 보시겠죠?! 바로 위의 JLC의 822 칼리버를 가져다 사용했다는 것을 말입니다.

 

 

세계 3대 하이엔드 브랜드 중 하나로 인식되던 바쉐론 콘스탄틴의 시계에 어찌 자사무브가 아닌, 예거의 무브가 들어가 있다냐? 하고 의아해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VC는 한동안 참으로 많은 시계에 예거의 무브를 가져다 별 수정도 없이 자기네 이름만 그럴싸하게 각인해 판매해온 역사가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VC의 굴욕?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그만큼 JLC 무브의 우수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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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그럼 바로 위 사진 속의 시계를 또 눈여겨 보시길 바랍니다.

이 시계의 우측사진만 보면 시스루로 보이는 무브 각인상태로는 분명 예거라고 돼 있는데,

 그 위에 케이스를 보면 알프레드(A) 던힐이라고 표기돼 있는 걸 알 수있습니다.

 

왜 일까요? 이 시계는 짝퉁일까요? 아님 커스텀? ㅎㅎ 아닙니다. 지난해 바젤에서 선보인 던힐의 사각 라인인 Facet의 수동 모델입니다.

 

 

던힐 역시 예거와 같은 리치몬트 그룹이기 때문에 간단히 822 칼리버를 공급받을 수 있었으리라 봅니다.

이 시계 외에도 예거의 심장이 들어간 몇 개의 시계를 추가로 발표했는데요.

아마도 그동안 침체돼 있던 그들 시계 라인을 앞으로 한층 더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혹자는 이 글을 보고, 뭥미? 던힐? 그거 옷 만드는 영국회사 아냐? 그런데 시계도 만들었어? 이젠 개나 소나 다 만드는 구만... 이렇게 오해하실 수도 있을 지 모르지만,

사실 던힐의 시계 제조 역사?는 나름 제법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정확히 몇년도부터 생산을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생각보다 오래되었습니다.

 

 

또한 던힐의 시계에서 예거의 심장을 만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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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위 두 빈티지 던힐 시계 안에도 아래와 같은 예거의 수동 무브가 들어가 있습니다. 위 무브에 관한 정확한 정보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ㅋㅋ(고수님께서 댓글로 슝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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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젠, 위 사진 속의 또 다른 던힐 시계를 보시지요.

 

이 녀석은 지난 2000년도 초반 즈음에 출시된 FACET DAKAR라는 800개 한정판 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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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의 무브는 앞서 보여 드렸던 예거의 무브와는 전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무브 외관만 대충 봐도 아시겠지요?!)

 

이 무브는 스위스 라쇼드퐁 지방의 작은 무브먼트 메뉴팩처인 당시엔 자케(Jaquet SA)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나,   

현재는 라 쥬 페레(La Joux-Perret)라는 이름으로 바뀌면서 더 널리 알려지고 있는 회사의 칼리버 736-2입니다.

 

 

라 쥬 페레 사는 일전에 제가 모리스 라크로와의 사각시계를 소개하면서 살짝 언급한 바 있듯이,

예전 자케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모리스 라크로와, 보메 메르시에, 그래험, 콩코드, 던힐, 코럼, 위블로, 크로노스위스, 루이비통 등 수많은

소위 명품 브랜드에 자신들의 메뉴팩처 베이스 무브나 아니면 ETA 개량 무브를 공급해온 비교적 중고급형 에보슈 공급 업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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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특기할 만한 사항으로, 스와치 그룹에 편입되기 이전의 자케 도르의 시계 중에도,

자케(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니, 현재의 라쥬 페레)의 무브가 들어간 시계도 있을 정도입니다. (바로 위 사진 속의 토너형 모델이 그것입니다)

또 위에 소개한 던힐의 시계에도 라쥬페레(당시 자케 시절)의 무브가 들어가 있지요.

 

자아... 위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2000년도 초반의 자케 도르 시계에 들어간 무브는 당시 자케(현재의 라쥬 페레)의 736-6 칼리버 입니다.

이 칼리버는 위의 던힐의 심장으로 쓰인 736-2 칼리버에서 파워리저브 기능이 추가된 버전이지요.

 

 

이들 수동 무브는 ETA 개량 무브가 아닌, 자케(현재의 라쥬 페레)가 개발한 메뉴팩처 수동 무브라는 점에서 또한 나름 시사하는 바가 있는 무브먼트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다시피, 이런 토너 형태의 수동 무브는 예거나 소수 몇몇 하이엔드급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듭니다.(빈티지 무브는 제외)

이런 무브를 제작해낼 기술이 없어서라기 보단, 굳이 사각 케이스 형태에 딱 맞는 사각 무브 개발의 필요성을 브랜드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점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또한 토너 형태의 새로운 무브를 설계하고 만들기 위해서 들여야 할 종합적인 비용적 문제 같은 것도 물론 있겠지요. 또

딱히 사각시계 라인이 그렇게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좋은 라인도 아닌데, 굳이 이런 토너 형태의 무브를 제작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브랜드들이 태반일 겁니다.

 

 

이런 틈바구니 속에서 그래도 고급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사각 라인에 걸맞는(단, 저가 이미지를 가진 ETA 베이스가 아닌) 토너 형태의 무브를 찾아 나섰고,

그 많지 않은 후보 중에, 생각 외로 여러 브랜드서 많이 쓰인 베이스 무브먼트가 바로,

위 사진들 속에서의 라 쥬 페레(구 자케)의 736 계열 수동 무브였다는 사실을 저는 근자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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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모델은 독일의 소규모 공방형태의 작은 브랜드인 자끄 에뚜왈(Jacques Etoile)의 Estes parc이란 클래식 스퀘어 라인의 시계 중 하나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 출시된 이 모델의 심장에도 위 자케 도르 모델과 동일한 자케(현 라쥬 페레)의 736-6 칼리버가 브랜드 입맛에 맞게 약간 수정돼 들어가 있습니다.

 

 

동일한 외부업체의 베이스 무브먼트가 들어가는 제품들인데도, 앞서 소개한 자케 도르의 시계는 밑에 독일의 자크 에뚜왈의 그것보다 훨씬 더 고가로 책정돼 있습니다.

두 모델 모두 동일하게 스틸 소재의 시계이고 베이스 무브도 같고, 수정 여부도 큰 차이가 없는데, 단지 브랜드 인지도 값이 리테일가에 크게 반영되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조금은 어이없게 여겨지겠지만, 엄연한 워치 인더스트리의 한 생태인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보시기엔 이런 현실이 어떠신지요?ㅋㅋ  

 

 

하기사 과거 블랑팡의 시계 중에도 노모스나 그 밑에 급의 브랜드에나 들어갈 법한 푸조(ETA) 7001 베이스의 무브가

외관 코스메틱만 살짝 더하고 플레이트만 나눠서 들어갔는데도 헉 소리나는 가격대에 잘도 팔려 나간 것을 상기하면 이쯤은 사실 별 것도 아닐지 모릅니다.

 

또 다른 면에선, 같은 유니타스 6497 베이스를 공유하면서도 그것이 약간만 수정돼 파네라이의 루미노르에 들어가면 기본 한화로 5백 이상의 가격이 붙고,

다른 중소 브랜드의 그것에 들어가면 1백만원 초반대에 팔리는 이치와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씁쓸하지만 우리 모두가 묵시하는 이 바닥의 한 단면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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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속의 시계는 보메 메르시에의 지난해 바젤 신상품인 햄튼 클래식 로즈골드 수동 모델입니다.

 

일전에 제가 다른 포스팅에서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 이 녀석의 심장 역시, 앞서 소개해 드린 던힐이나 자케 드로, 자크 에뚜왈과 같은

라 쥬 페레 사의 베이스 무브먼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녀석은 과거 자케 시절의 736-2 베이스가 2000년도 초반 라 쥬 페레로 바뀌면서 그 기본 기능은 동일 하되, 

부분적인 코스메틱이나 주요 부품 등만 손을 봐서 살짝 업그레이드 된 형태의 라쥬 페레 736-3 칼리버가 들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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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쥬 페레의 736-3 칼리버는 또한 위 사진 속의 모리스 라크로와의 Masterpiece Rectangulaire Petite Seconde모델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유니타스(ETA) 베이스 건, 자사 메뉴팩처 모델이건 마스터피스 라인에는 기본적으로

글루시듀르 밸런스, 니바록스 1등급 헤어스프링, 니바 플렉스 1등급 메인스프링, 앵커 및 팰릿 포크 등 주요 휠 폴리싱처리, 5 자세차 조정 등

할 수 있는 한 고급 수정은 다 하는 ML 답게, 이 라쥬 페레 베이스 무브먼트 역시, 거의 모리스 자사 무브라고 해도 될 정도로

상당 수준 환골탈태한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물론 트리오비스 같은 미세조정 레귤레이터가 부재하다는 건 조금은 아쉬운 점입니다.) 

 

앞서 소개한 어느 브랜드들의 라 쥬 페레 베이스의 무브먼트보다도 이 녀석의 수정 수준은 한눈에 봐도 상급입니다.

브리지 모서리각의 유려한 곡선과 폴리싱 처리된 단면 등은 또한 이 무브가 단순히 레이저 절삭된 수준이 아닌,

마지막 손질은 수작업으로 진행된 것임을 증명해 보이고, 또한 플레이트 상단의 회전 패턴의 꼬트 드 제네브 역시

기존 일직선형태의 식상한 제네바 스트라이프에 비해 한층 유니크하고 가시적으로도 한층 더 화려하게 보이게 한다는 점에서 특징적입니다.

 

여튼 이쯤되면 ML126이라고 모리스가 따로 무브번호를 부여할 만하다 싶을 정도로,

라 쥬 페레 토너 베이스 수동 무브먼트 수정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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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착샷 속의 시계는 한때 제 손을 거쳐간 ML의 사각 수동 시계랍니다.  

앞서 소개한 마스터피스 모델(로만 인덱스)과는 다이얼만 다른 버전의 모델입니다.  



 

그나저나 포스팅 내용이 갑자기 길어지면서, 뜻하지 않은 라 쥬 페레 베이스 수동 무브에 관한 썰이 길어졌습니다. ㅠㅠ

관심 없으신 분들은 그냥 스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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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속 모델은 롤렉스의 셀리니 라인의 프린스(Prince) 모델입니다. 빈티지 제품이 아닌 현행으로 나오는 모델이구요.

오른쪽의 사진은 롤렉스의 아주 오래된 과거 잡지 광고 중의 하나입니다.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한 1930년대 정도의 광고??

 

 

롤렉스 하면 흔히들, 그들하면 떠오르는 상징이 돼 버린 오이스터 케이스만을 떠올리기 쉬운데,

롤렉스도 예전에는 사진 속의 제품들처럼 아르데코 스타일의 사각시계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프린스는 앞서 설명한 아르 데코 무드가 가히 절정에 달했던 1928년 첫 선을 보였고, 

아르 데코 유행이 시들해지는 40년대 말에 들어서는 차츰차츰 그들 라인에서 사라져 단종 수순을 밟게 됩니다.  



어쨌든 롤렉스는 일찍이 아주 튼튼하고 믿음직스러운 잘 빠진 토너형(사각형태)의 자사 수동 무브먼트도 보유해 자신들의 프린스 라인에 공급해왔지요. 

아마도 그 당시에 발표된 시계들 중 브레게 오버코일이 들어가는 가장 작은 사각(or 토너) 형태의 수동 무브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브로바나 이런 회사는 논외)

여튼 역사적으로, 이런 베이스가 있었기에, 비교적 근래에 다시 사각시계를 그들의 라인업에 부활시킬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현행 프린스 모델들에 들어가는 수동 무브는 과거 단종된 프린스 라인에 들어가던 헤리티지 무브를 베이스로 대폭 수정한 칼리버 7040 입니다.) 

 

 

롤렉스 하면 그러나 누가 뭐래도 서브마리너 같은 스포츠워치가 대세입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죠.  

하지만 이런 롤렉스가 굳이 심플하고 단순한 사각형태의 정통 드레스 워치를 왜 다시 시장해 내놓았겠습니까?!

바로 이런 전통적인 아르데코 스타일의 시계가 진즉에 클래식의 반열에 오른 디자인이고, 이를 찾는 소비자가 심지어 롤렉스에서 조차도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지표가 아닐까 싶습니다. 즉, 국내에선 기이할 정도로 사각(스퀘어 타입의) 시계가 인기가 없지만, 해외 남성들 사이에선

드레스 워치로는 어느 수준 이상 꾸준히 소비되고, 또한 계속 대를 이어 로망이 되어 온 면이 분명 있다는 것입니다.

 

 

케네디 대통령의 스퀘어 타입의 오메가 시계, 아인슈타인의 론진 사각(토너 형태에 가까운) 시계, 위에도 소개한 스티브 맥퀸이나,

그밖의 수많은 유명 셀러브리티들이 자주 애용하는 드레스워치 중에도 사각 시계는 빠지지 않고 등장할 정도니까요.

(하다 못해 그 시절을 재현한 최근의 영화나 드라마에서조차도 남자 배우들의 손목에는 심심치 않게 사각시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PatekPhilippeGondola5109.jpgMovementWhole.jpg

이쯤되니 다소 식상하지만, 지존에 대한 소개를 빠트릴 수 없겠습니다.

네에... 지존이란 수식어가 예상하듯, 바로 파텍 필립(PP)입니다.

 

파텍의 곤돌로 역시 파텍을 대표하는 정통 아르 데코 스타일의 클래식 사각 시계입니다.


The spirit of Art Deco


The Gondolo collection, launched in 1993, is Patek Philippe’s contemporary interpretation of the Art Deco style. 

It demonstrates Patek Philippe’s commitment to form watches which figure proudly in the company’s legacy.The name of the collection was derived from the “Chronometro Gondolo” watches that were manufactured by Patek Philippe for the renowned Brazilian retailer  Gondolo & Labouriau between 1902 and 1930.


파텍 필립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위와 같은 곤돌라 라인에 관한 그들의 소개글을 보면, 한층 더 이 라인의 유래와 특징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 사진 속의 모델들은 2003년도 바젤에서 첫 선을 보인 Gondolo Ref. 5109 삼형제 입니다.

무브먼트는 셋 다 동일하게 Caliber 215 PS가 들어가 있지요. 아주 얇고 오랜 세월 검증된 매우 유명한 파텍의 대표적인 수동 명기입니다.



 

 

 

gondolodial.jpggondoloback.jpg

 

 

위 사진 속 모델은 2008년도에 첫 선을 보인 Gondolo Ref. 5124J 모델입니다. 하나는(왼쪽) 화골, 다른 하나(오른쪽)는 옐로우 골드 버전이네요.

두 버전 모두 다, Caliber 25-21 REC PS라는 비교적 근래의 수동 무브먼트가 들어가 있습니다.

두께가 2.57mm이고, 고진동 28,800(4Hz)에, 44시간이라는 안정적인 파워리저브까지 가지고 있는,

또한 일단 시스루라서 고전적인 형태의 브리지 분할을 엿볼 수 있는, 엘레강스한 무브가 아름답습니다.(자이로맥스조차 오늘따라 귀여워 보이네요ㅋ)

 

 

개인적으로 갖고 싶은, 제게는 궁극의 사각시계 중 하나지요. 다만 가격이 ㅎㄷㄷㅠ;;;  

 

 

하지만 아직 좌절하긴 이릅니다. 왜냐구요? 궁극 하면 또한 빠질 수 없는 브랜드, 랑에 운트 죄네가 있기 때문입니다. ㅋㅋ

제게 가장 큰 좌절감? 내지, 물욕이라는 우물의 바닥을 거침없이 드러내 보여주는 미친 브랜드... 랑에.

 

이들의 컬렉션 중에도 사각 형태의 라인이 존재합니다. 바로, 사각시계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절대반지와도 같은 CABARET(카바레)입니다.

 

 

A.-Lange-Sohne-Cabaret-Tourbillon.jpgcabaret_tourbillon_l042_1_pressem1_web.jpg

 

CABARET TOURBILLON이란 모델입니다. 상세 설명은 그냥 생략하겠습니다. 사진이 일단 모든 걸 압도해버리니까요. ㅋㅋ

또 사실 자세히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너무 먼 당신이란 걸 알고 있으니까요. ㅎㅎ (아... 쫌 서글픈가? 여튼... 왓더헬...)



A.-Lange-Sohne-Cabaret-Tourbillon-movement-500x376.jpg


랑에의 이 투어빌론 모델에는 위 접사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심지어 홀스톤에 조차 다이아몬드를 박아 넣었습니다. ㄷㄷ 

싸구려 체코산 인조루비나 박아넣는 전세계 수많은 브랜드들을 대놓고 엿 먹이는, 랑에 식의 아주 시크한 <우리는 너희와 급이 다르거덩>버전의 한 예입니다. 


+ 우리 회원님 중 <날개찍사>님의 추가 설명에 따르면, 홀스톤에 다이아를 박아넣는 건 랑에만이 시도한 건 아니라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이미 파텍이나 다른 브랜드의 기념할 만한 고급 무브먼트에서도 이렇게 쓰인 선례가 있다고 하네요.^^ (자세한 건 아래 해당 댓글을 참조해주시길...)


랑에 하면 떠올리는 각종 화려한 코스메틱 및 정성 가득한 핸드 인그레이빙 등등에 관한 찬사는 일찍이 너무나들 신물이 나도록 잘 알고 있으니, 생략하겠습니다. 


 

 

 

 

cabaret_moon_phase_118_021_front_web_1.jpgcabaret_moo_phase_l931_5_schraeg2_web.jpg

 

 

 

A. Lange & Söhne의 Cabaret Moonphase 입니다. 위 투어빌론 모델보다는 그나마 좀 현실적인 드림워치 축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은 하지만,

이 녀석 역시 제 손에 얹어질 일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ㅋㅋㅋ 느무 비싸요. ㅠ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사각 시계 중에 단연 베스트 3위 안에 들어갈 만큼 다이얼 부터 일단 너무 우아하고 뭔가 포스가 쩝니다.

 

 

 

tetra.jpg

 

랑에 다음에 노모스를 들이대니... 참으로 작아지는 노모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ㅋㅋ

같은 독일 글라슈테 지방 출신으로 서로 이웃사촌 하는 브랜드인데도 이렇게 큰 격의 차이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저를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 노모스란 브랜드를 너무나 너무나 아끼고 사랑합니다. ㅎㅎㅎ (제겐 뭔가 첫 연애의 대상 같은 존재?)

이 가격대에 톡 까놓고 이런 시계 만드는 회사, 없어요. 단연코! ㅋㅋ (너무 빨아주나?)

암튼 그만큼 알면 알수록 뭔가 사랑스러운 브랜드고 존재 자체로 기분 좋아지는 브랜드입니다.

 

 

위에 소개한 노모스의 테트라 역시, 제가 한동안 갖고 싶었던 사각 수동 시계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이 녀석에 들어간 알파 무브는 위에 소개한 브랜드들처럼 사각 케이스에 특화된 직사각형 내지 토너형태의 무브가 아닙니다.

ETA 7001베이스의 작은 타원형 무브지요. 그래서 솔직히 완전한 의미의 사각 수동시계라고 봐주기엔,

제 이 되도 않은 까탈스러운 관점에서 봤을 땐 살짝 마이너스 포인트가 됩니다. ㅎㅎ

 

 

그럼에도 노모스가 기술력이 없어서 그럼 사각(내지 토너) 형태의 무브를 못 만드느냐?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의 사진을 보시면 대충 짐작이 가실 겁니다.

 

 

wempe.jpg  

뉴욕 브로드웨이 5번가에 위치한 유명한 시계 및 쥬얼리 리테일샵인 벰페(Wempe) 매장 앞 모습입니다.

 

이 시계를 보여드린 이유는, 이 벰페에는 소위 말하는 고급 명품급 브랜드들만 입점할 수가 있는데, 이 중에는 중소브랜드 중에는 거의 유일하게

독일의 막내 메뉴팩처인 노모스가 당당히 한 자리를 꿰차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미국 뿐 아니라 유럽 전역의 벰페 매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WG040004_detail.jpg  WerkWempe2.jpg

 

 

위 사진 속의 토너 내지 배럴 형태의 케이스를 가진 시계는 바로 벰페가 2006년도 즈음 처음 발표한 수동 시계입니다.

벰페는 스위스의 부커러(CARL F. BUCHERER)처럼 세일즈 샵으로 시작했지만, 근근이 이렇게 시계제작도 해왔지요.(부커러는 이제 시계에도 올인하고 있지만...)

 

 

하지만 이 시계와 노모스가 무슨 관계가 있는고 하면, 바로 저 벰페의 Chronometerwerke란 시계의 무브먼트를 완제품? 형태로 제작해 준 회사가

바로 노모스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노모스를 그저 흔해 빠진 수동 무브 몇개나 만들어내는 그저 그런 브랜드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이 벰페 에디션의 노모스 제작 시계들도 추가로 언급해 주고 싶답니다.  

 

위 벰페 에디션 중에는 노모스의 수석 워치메이커인 티에리 앨버트(Thierry Albert)가 손수 직접 제작하는 투어빌론 제품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이 독일의 작고 역사도 그리 길지 않은 회사가 의외로 내실이 튼튼하고 기술력이 높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반증하는 대목입니다.

그렇지 않고선, 벰페라는 브랜드명을 내건 시계 제작 프로젝트에 아예 참여할 기회조차 없었겠지요. ^^

 

 

스위스 동까지 와서 제가 편애하는 독일 브랜드 자랑을 하자니 조금 낯뜨겁군요. 그래서 이쯤 해두기로 하고... ㅋ

 

 

reversocalendarss2.jpg

 

다시 한번 등장한 예거의 리베르소 입니다. ㅋㅋ

 

올해 SIHH에서 첫선을 보인 따끈따끈한 신제품이지요. 제가 이 Grande Reverso Calendar 모델을 보여드린 이유는,

제가 현재 가장 탐내는 시계가 바로 이 녀석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로즈골드 말고 스틸 모델! 스틸로도 이런 제품을 접할 수 있게 해주는 예거에 그저 아낌없는 박수를... 흐엉ㅠ)

그야말로 제겐 가장 현실적인 드림워치인 셈이지요.(파텍이나 랑에는 넘사벽... 그래, 인정하자ㅠㅠ)

더구나 이 녀석은 케이스를 반전해서 뒤집으면 아름다운 수동 843 칼리버가 훤히 드러나 보이는 시스루백 형태입니다.

(와우... 전 솔직히 첫 프레젠테이션용 사진들이 공개되자 마자, 어머 이건 사야해! 를 외칠 정도였답니다.ㅋㅋ)

 


덧붙여, 원래 위에 글에서도 여러번 강조해 밝혔듯이 아르데코 + 리베르소 케이스에 대한 로망이 어느 정도 있는데다,

이 모델은 아무리 이런 저런 공개된 사진들을 봐도 절대 굴욕 없는 예쁜 얼굴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이지 다이얼 배율이 기가 막히게 잘 빠진 모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녀석을 제 다음 득템 목표로 정한다는 뜻을 새삼 이 포스팅을 통해 굳이 여러 회원님들 앞에서 공증해 보이면서...

그럼 이만 오늘 이 쓸데없이 장황해진 알 수 없는 정체의 포스팅을 끝 마치겠습니다.

 


IMG_0717.jpg



원래 애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내용면에서나 첨부 사진 분량에서나 여러 면에서 갑자기 뻥튀기가 된,

심지어 글의 어느 부분에선 어순도 맞지 않고 맞춤법조차 틀린 구석이 있을 정도로 막바지엔 급하게 마무리된 점이 있사오니,

이점 조금은 헤아려주셨으면 감사드리겠구요. 그저, <이노, 얘는 사각시계를 참 어지간히도 좋아하나 보다...>  걍 이 정도로만 봐 주시길ㅋㅋ 

 

그래도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저처럼 사각 수동시계를 좋아하시는 회원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자료가 되었기를 하는 바람입니다.

 

 

국내에선 라운드 형태의 케이스에 비해 참으로 인기가 바닥에 가까운, 스퀘어 타입의 시계...

하지만 위 제가 짚고 넘어간 것처럼 사각 케이스는 단순히 하루 아침에 뭔가 특이한 거 한번 만들어 볼까나 하고 뚝딱 만들어진 모델이 아닌,

나름 각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문화적 다양성과 한 시대를 풍미한 코드를 반영한 매우 복합적인 산물임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시계란 이토록 그 안을 계속 들어가면 들어가 볼 수록, 기계적인 부분 못지 않게 다양한 문화적 얼개와 전통까지 엿볼 수 있는 매우 훌륭한 매개체랍니다.  ^^

 

아직 충분히 여물지 않은 시선으로 의욕만 앞서 두서없이 주관적으로 편집, 정리된 글이어서 한편으로는 부끄러움이 큽니다.

그저 회원님들과 약간의 공감정도만 나눌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고 ,글을 남긴 만족감이 소박하게나마 조금은 들 것도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회원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리며, 그럼 편안한 밤 되시고,

새로 맞이하는 한 주 활기차고 즐겁게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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