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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1885  공감:12 2013.01.17 12:49

다들 아시다시피 튜더는 롤렉스의 서브 브랜드입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브랜드는 화려했던 튜더 왕조를 기리며 한스 빌스도르프가 따온 것입니다만 무브먼트를 제외하고 케이스며 다이얼, 크라운과 브레이슬릿까지 롤렉스와 공유했던 전력이 있습니다. 빈티지 튜더 시계는 실질적으로 빈티지 롤렉스와 거의 동일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하지만 롤렉스는 롤렉스고 튜더는 튜더입니다. 영국 왕조 이름에 낯선 이들에게 튜도르라고 불리우기도 하는 이 브랜드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그 가치를 별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실제로 롤렉스를 취급하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매장에서도 구경조차 할 수 없는 레어템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가 있지만 제일 큰 이유는 역시 팔리지 않으니까...겠지요.

 

롤렉스와 튜더의 변별점중에 가장 큰 건 가격과 무브먼트이겠습니다만 더 큰 차이점은 브랜드의 철학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롤렉스가 "진화"를 통해 믿을 수 있고 완벽한 시계를 향해 나아가는 보수적인 브랜드라면 튜더는 "혁신"을 허용하고 있는 서브 브랜드라고 할까요. 실제로 튜더의 라인업을 보면 다양한 시도와 도전이 보이는데 오늘 말씀드릴 헤리티지 블랙베이에서도 그 부분이 도드라집니다.

 

지금부터 보여드릴 사진과 기사는 튜더의 웹사이트와 퓨리스트프로의 관련 기사에서 더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http://rolex.watchprosite.com/show-forumpost/fi-732/pi-5670358/ti-837483/s-0/)

 

블랙베이는 지난 해의 바젤페어에서 모습을 보인 튜더의 신작입니다. 그때부터 예쁜 시계라고 생각을 했는데 최근의 개봉기를 보니 그 마음이 더 굳어지는군요.

 

tbbr3.jpg 

 

페이퍼 박스안에 피아노 라카칠이 되어 있는 나무박스가 들어있습니다. 일단 박스에서는 롤렉스보다 더 화려하군요. 론진도 비슷하게 웅장한 박스를 줍니다.

 

tbbr4.jpg 

 

개런티 카드와 질좋은 가죽으로 마감한듯한 시계 수납 부분, 옆에는 모델에 상관없이 하나씩 더 끼워주는 패브릭 스트랩이 들어 있습니다. 보수적인 롤렉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보너스.

 

bbitb.jpg 

 

구매자가 선택한 것은 레더 스트랩 모델이라고 합니다. 오래 묵은듯한 느낌의 빈티지 레더 스트랩과 반짝 반짝하는 새 시계의 조화가 아름답습니다. 옆에 있는 패브릭 스트랩도 보이시죠? 나토 스트랩은 아니구요. 저 스트랩도 직조부터 제조까지 수작업으로 한다고 하네요. 제조 공정 동영상은 튜더 웹사이트를 방문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tudorwatch.com/#/en/savoir-faire/fabric-strap-video/

 

보시면 아시겠지만 구닥다리 직조기로 스트랩을 짜내는 모습은 신기하기도 하면서 왠지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대량 생산의 시대에 이렇게 사람의 손길이 닿은 것이 그리워지는 그런 이유랄까요.

 

bbma1.jpg 

 

레드와 블랙, 골드의 조화가 눈길을 확 잡아끌면서도 너무 요란하거나 파격적이지 않습니다. 섬세하게 선택되고 계산된 칼라의 배합은 시간이 흘러도 질리지 않고 은은하면서도 발랄한 우아함을 줄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특히나 부식을 막기위해 금으로 테두리를 둘렀을 핸즈는 독특하기도 하지만 아름답기도 하군요.

 

bbrb.jpg 

 

튜더 블랙베이의 정체성은 스포츠 워치, 그중에서도 전투 비행사나 2차대전쯤의 다이버와 맞닿아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런 사진을 보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뭐가  꿈틀 꿈틀 올라오는 느낌이에요.

 

bbx2.jpg 

 

물론 스틸 브레이슬릿을 선택해서 일년 내내 차고 다닐 수도 있습니다. 정장 차림에도 잘 어울릴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t2824.jpg 

 

무브먼트는 수정이 들어간 ETA 2824입니다. 롤렉스의 인하우스 무브를 포기한 대신 세계 어디에서나 합리적인 유지 보수 비용으로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죠. 어떤면에서 보면 인하우스 무브보다 화려한 페를라쥬가 눈에 띕니다.

 

tbb.jpg 

 

아, 진짜.. 침이 흐를정도로 매력적입니다. 어떻게 보면 서브마리너와 큰 차이가 없는 오이스터 케이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러그의 라인을 보면 빈티지 다이버에 더 가깝습니다. 실제로도 빈티지 튜더를 계승하는 복각이라고 불리우고 있구요. 단순히 스크류다운만 하면 200미터 방수가 되는 다이버이기도 합니다. 요란스럽게 케이스를 디자인하고 개스킷을 끼우고 고무링을 칠갑하지 않아도 말이죠.

 

tbblume1.jpg 

 

루미노바는 롤렉스와 동일할 것으로 생각이 드는군요.  같은 생산 설비로 만들테니.. 베젤의 살짝 톤다운된 레드 칼라와 동일하게 용두를 잡아주는 스템도 컬러링이 되어있습니다. 크로노스위스의 퍼시픽 라인이 말 그대로 칠을 해놓은 반면 튜더는 아노다이징된 부품을 쓰는 것 같네요. 이쪽이 당연히 더 고급스럽습니다.

 

tbbr5.jpg 

 

 크라운에는 튜더 초창기에 쓰였던 장미 문양이 사용되었습니다. 사실 저 장미 문양은 튜더 왕조의 문양이기도 합니다. (위키피디아 참고 http://ko.wikipedia.org/wiki/%ED%8A%9C%EB%8D%94_%EC%99%95%EA%B0%80)  60년대에 들어 이 문양은 현재의 방패문양으로 바뀌었지요.  이런 작은 데서 구매욕이 일어납니다. 전 방패 문양보다는 저 장미 문양이 훨씬 맘에 들거든요. 역사성도 느껴지고 뭐랄까..오래된 가문의 후계자 같은 기분이랄까요.

 

 

bbcl2.jpg 

 

밴드를 잡아주는 폴딩버클에는 세라믹볼이 쓰였네요. 견고함과 내구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고..일단 구조와 기능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참 멋집니다. 실제로 봐야 알겠지만 버클은 롤렉스보다 오히려 이쪽이 낫지 않나 싶을 정도예요.

 

tbbr6.jpg 

 

 

사파이어 크리스탈은 옆면에서 볼때 과도하지 않은 돔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케이스 가공을 살펴보면 전면부는 무광, 측면은 유광으로 가공이 된 것이 눈에 띄는데 아무래도 빈티지한 느낌을 주기 위한 무광의 가공을 위주로 복합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가미하기 위해 일부를 유광 가공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러그 사이의 빈 공간을 보면 그런 느낌이 더해지는군요. 뭔가 연식이 느껴집니다.

 

자세한 리뷰야 해외 포럼의 관련 기사를 보시면 저보다도 더 많은 내용을 담고 있으니 저는 왜 이 시계가 마음을 끄는지만 몇가지 적어두고 이 글을 맺을까 합니다.

 

우선 베젤과 다이얼, 핸즈의 색상 조화가 너무 아름답도록 절묘합니다. 첫눈에 반하게 되는 얼굴과 표정을 가졌어요.

 

두번째는 어차피 거품이 낄수밖에 없는 기계식 시계 시장에서 롤렉스의 서브 브랜드치고 합리적인 가격입니다. 공식적인 리테일가는 알아봐야 겠지만 크로노24에 올라온 가격을 보면 300만원 중반대에 구할 수 있겠더군요. 심히 땡깁니다.

 

세번째는 롤렉스에서 볼 수 없는 패브릭 스트랩이라던가, 빈티지 레더 스트랩 같은 것들이 공식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 그리고 튜더라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발랄한 느낌과 합리성입니다. 시계가 착용자를 대변한다는 생각을 어느정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롤렉스보다는 튜더가 제 취향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제가 장점으로 올린 것들이 모두 튜더의 시계를 사려고 생각하는 잠재적 구매자들에게는 반대의 이유로 구매를 꺼리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모든 가치 판단이 롤렉스와의 비교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는 기왕에 지르는 거 좀 더 보태서 롤렉스로 가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롤렉스는 이런 과감한(!) 디자인의 다이버를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만들어낼 일은 없을겁니다. 용자라면 롤렉스를 사서 커스텀하시는 방향을 생각해 볼수도 있지만 아마 사이즈가 좀 다를겁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시계를 가지는 것 자체에 탐닉하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그 시계에 얽힌 이야기를 좋아하고 역사를 파거나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세이코 100주년 기념 시계(SARX011) 도 그렇고 이 시계도 그렇고.. 가지고 싶은 시계가 하나 둘씩 늘어나니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네요. 참 신기한 일입니다.

 

그날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 시계가 손에 들어오면 좀 더 자세한 리뷰를 올리겠다는 약속을 미리 드리지요. ^^

 

아, 정말 가지고 싶은 다이버 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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