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롱이형입니다.
비오는 지난 토요일에는 와이프와 함께 양평으로 드라이브를 다녀 왔습니다.
지나가다 우연히 들리게 된 레스토랑
L'ARIA 라는 곳입니다.
비가 내리는 흐린 날,
넓은 채광창을 통해 강이 내다 보이는 곳에서 갖는 오랜만의 여유로움.
기분이 좋은지 와이프가 제 사진도 찍어주고
저는 ORIS X-1 의 사진을 찍습니다.
오후 4시 정도의 애매한 시간대라서 그런지 여유롭습니다.
하지만 창가 테이블은 꽉 차 있는 정도의 북적임.
그 정도의 북적임이 딱 마음에 듭니다.
애피타이저로 바게뜨와
스프
그리고 상큼한 샐러드가 나옵니다.
등심 스테이크와
까르보나라.
다소 평범한 맛이지만,
넓은 채광창을 두드리는 빗방울과 물 위를 스치듯 떼지어 날아가는 철새들을 보고 있노라면,
음식 맛은 그다지 상관 없게 느껴집니다.
여유롭게 시계 사진도 찍습니다.
모던한 느낌이 드는 재밌는 인테리어들
아무도 없는 화장실의 전신거울 앞에서 얼른 셔터를 터뜨려 봅니다.
복도에는 언제 봐도 묘한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요시모토 나라의 그림들.
아마도 제가 좋아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에서 요시모토 나라의 그림들을 처음 접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자리에 놓여 있는 홍차 한 잔.
아늑한 빗소리와 따뜻한 차 한잔은 매칭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사진의 향연
흐린 날의 공기 속에는
어떤 성분이 들었길래
평소엔 뿌옇게 느껴지던 것들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걸까요
평소에는 바빠서
또는 여유가 없어서 그냥 지나쳤던
작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어렸을적 느꼈던
아주 작은 세상의 위대함.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나만의 세상.
그리고
잠시 동안의 여유.
2013년 4월 6일, 비오는 날, 양평.
Fin.
댓글 26
-
visdom
2013.04.08 23:35
비오는 날의 여행이라, 뭔가 안어울린 듯 하면서도 또 낭만이 묻어나네요. 잘 버거 갑니다. 엑스원은 얼짱으로 인정합니다. 어느 각도에서 봐도 살아있네요. -
아롱이형
2013.04.09 08:07
비오는날엔 비오는 날 만의 운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X-1 은 들여다보고 있으면 흐뭇해지고, 차고 있으면 묵직허니 든든해지는 녀석이라 생각합니다.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 -
jay9240
2013.04.09 00:02
사진도 너무 멋지고, 글도 마음에 와 닿네요.
-
아롱이형
2013.04.09 08:08
감사합니다, jay님!
흐린 날은 사진에도 반영이 되는 듯 싶어요.
빛이 특별한 색감을 띄나봐요. ^-^ -
마하리
2013.04.09 00:14
크.. 아롱이형님~^^ 한편의 화보 같아요~ㅋ 일단춧춧천~! 유리창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참 좋은거 같아요~~ 거기에 따스한 차한잔 기울이며.. 크~ 분위기에 취하는 이밤입니다... 엑스원은 정말 걸작입니다~^^ -
아롱이형
2013.04.09 08:12
감샤감샤요~ ^-^
예전에는 비오는날 뭘 제일 하고 싶냐고 물으면,
비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전창이 있는 곳에서 담요 하나 덮고선 따뜻한 코코아와 함께 만화책이나 드라마, 혹은 영화를 보는 것-이라고 대답했었습니다.
지금은 하고 싶은 것들이 더 많아졌지만, 아직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네요. ^-^ -
문페매니아
2013.04.09 04:12
히야 운치있는 사진이네요. 완전 귀족 생활 하시네요. 질투날정도로.. -
아롱이형
2013.04.09 08:15
참 오랜만에 주말에 시간이 나서, 그동안 와이프와 못놀아준게 미안해서 귀족놀이 좀 해봤습니다. ㅎㅎ
오랜만에 바람 쐬고 맛있는것 먹으니 와이프가 참 좋아하더라구요.
비오는날, 물안개와 물 위로 스치듯 날아가는 새 떼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
kraretto
2013.04.09 08:10
비오는 날의 낭만을 오리스와 함께 하셨군요...멋진 사진과 음식 잘 봤습니다!!!
-
아롱이형
2013.04.09 08:17
넵, 감사합니다.
서울 근교에는 가볼만한 좋은 곳들이 참 많은데,
늘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가끔 가는게 더 좋다고 무의식중에 생각하고 있어서인지, 자주는 못가게 되네요. 언제나 중요한건 약간의 부지런함과 결단력인 것 같습니다. ^-^ -
블랙잭
2013.04.09 09:27
우와 시계가 주인을 잘만나서 호강하네요
비오는날 참 멋진사진이네요 -
아롱이형
2013.04.09 13:50
ㅎㅅㅎ 호강이라 봐야 하나요? ^-^;
시계가 많아서 서로 손목 위에 올라오려고 경쟁하는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저 혼자만의 착각일지도 모르지만요. ㅎㅎ -
러샐크로우
2013.04.09 10:08
뽐뿌제대롭니다 아롱님^^ 급검색해봤습니다;;
X1 이사실을 처가알면..;; 검색결과스트랩이제치가
아닌듯 보이는데 출처를 알수있는지요^^
아쉬운대로 제레다에 줄질이라도.. ㅠㅠ -
아롱이형
2013.04.09 18:37
네비타이머랑 비슷하다는 분들도 있지만,
실제로 보면 느낌이 많아 달라요.
듬직하면서도 예쁜 느낌입니다.^-^
아, 스트랩 관련해서는 나중에 쪽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ㅎㅎ -
그레이트세이코
2013.04.09 10:51
평소에도 시계를 두어개씩 가지고 다니시나봐요?^^ 전 아직 마눌 눈치에....ㅎㅎ
전 비오는날 참 좋아합니다 빗소리를 배경으로 좋아하는 음악 틀어놓고 소파에 누워 커피에 에이스 찍어먹으면 그곳이 천국이죠~~^^
-
아롱이형
2013.04.09 18:40
평소에는 하나 차고 하나는 케이스에 넣어서 가방에 넣고 다닙니다. 서로 다른 성격의 시계로요. ㅎㅎ
와이프도 시계사진 찍는것 정도는 이젠 애교로 봐줍니다. 반복의 효과랄까요.
커피에 에이스~~ 말씀 듣고보니 엄청 땡기는데요?
어렸을적 어머니랑 커피에 에이스 찍어먹던 기억이 솔솔 나네요. ^-^ -
옴마니
2013.04.09 11:46
아롱이형 님의 포스팅을 보고 있으면 시계를 정말 제대로 느끼고 즐기신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시계라는 취미가 아롱이형 님 & 와이프분과 평생을 함께할 것 같아요.
사진과 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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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형
2013.04.09 18:44
안녕하세요, 옴마니님.
오랜만에 뵙네요!
시계를 즐기려고 노력중이긴 한데, '느낀다'는건 어떤걸까요? ㅜ.,ㅜ
시계라는 취미는 느긋하게 즐기면서 늘 있는듯 없는듯 나이가 들어서도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취미 같습니다.
저도 언젠가 옴마니님처럼 멋진 컬렉션을 만들어야 할텐데요. ^-^ -
클래이
2013.04.09 11:51
르로끌포스팅에서 나들이 다녀 오셨다길래 궁금했었는데 양평 다녀오셨군요~
시계,풍경,아롱이형님의 의상까지 비오는흐린날이라 그런지 더 운치있어보입니다~
좋은글,사진 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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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형
2013.04.09 18:56
넵, 양평 다녀왔습니다.
집에서도 오래 걸리지 않고 확실히 근교 느낌이 나서 좋은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운치있고 여유로운 시간이었네요. ^-^ -
noma
2013.04.09 14:37
비오는 날...
1. 저는 초딩 때는 비오는 날이 싫다가... 가난해서 맨날 비닐우산만 갖고 다녔죠. 그것도 찢어진... 창피했었거든요...
2. 중학교때부터는 다시 좋아졌다가... 비닐 우산이 거의 사라졌죠... 가난한 저희 집에도 비닐우산이 없을 정도로... 왠지 운치있는 것도 알게 되었고...
3. 90년대 중반부터 2005년까지 독일에서 유학하면서... 다시 싫어졌습니다. 거긴 365일 중, 보통 300일 이상 눈비가 내립니다. 잠깐 내리는 거 포함해서... 그 때는 햇살이 너무 그리웠었습니다. 제가 혈압도 낮은데, 눈비가 내리면서 가뜩이나 저기압이 되면... 혈관이 수축되어 피가 더 안 돕니다... 이때 전신이 쑤시고 몸살난 거처럼 아픕니다. 우울해지는 건 당연하구요.
4. 8년전 귀국해서부터는 비오는 날이 다시 좋아졌습니다. 특히 실내에서 창가로 비내리는 걸 보면... 운치있어 보이고... 만화책이 옆에 있으며, 환상이죠...
그런데, 아롱이형님 포스팅보니까 비오는 날 실내에서 시계를 자세히 관찰하고 접사도 찍으면... 비오는 날을 좀 더 멋지게 보낼 수 있을 거 같네요^^ 아참, 비오는 날의 강을 배경으로 찍은 시계 사진들... 그냥 수채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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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형
2013.04.09 22:11
noma 님의 비에 얽힌 풀 스토리를 들었네요.
왠지 noma님과 비밀을 공유한 것 같은 조심스러운 기분이 듭니다. ^-^
저는 어려서부터 비가 오는 날은 그냥 좋았던 것 같습니다.
차분해지고, (실내에서 따뜻한 음료를 마시면서 창밖을 보고 있노라면) 시원하면서 따뜻한 느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날이라는 점이
신기하고 좋았던 것 같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 볼 수 있는 달팽이나 지렁이도 좋았구요, 지금도 비나 눈이 오는 날은 기분이 좋습니다.
요즘은 그걸 즐길 여유가 너무 없는 것 같아서 아쉽지만요.
noma님도 비오는 날, 흐린 빛이 들어오는 창가에서 시계 사진을 한 번 찍어 보세요.
보다 좋은 사진을 찍으실 수 있을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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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마리너
2013.04.09 17:04
진과 네비타이머, 파네라이(or B&R)를 조화롭게 떠오르게하는 얼짱 X-1이네요.
이제까지 보아왔던 오리스의 시계들 중 가장 완성도 높아보이는 디자인입니다.
아롱이형님이 선택하시게 된 이유를 알것같네요..^^
멋진사진 잘 보고 갑니다.
얼마 남지않은 저녁시간도 즐거운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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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형
2013.04.09 22:14
ㅎㅎ
사실 X-1은 미리 생각을 하고 선택한게 아니라 매장에 들렀다가 손목에 얹어보고는 어랏??? 하는 느낌과 몇날 며칠을 눈앞에
아른거리기에 가서 구입한 녀석이었습니다.
애초에 스펙을 보고 46mm 케이스라면 내 손목엔 너무 크지.. 라고 생각해서 살 생각이 전혀 없었거든요.
역시 시계는 손목에 얹어봐야 자신의 시계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X-1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근데 오리스에는 알게 모르게 예쁜 디자인의 시계들이 참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aviation 라인에 참 많은 것 같아요.
오늘 하루도 잘 마무리 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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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eson
2013.04.17 14:30
오리스... 보면 볼 수록 매력 넘치는 시계네요 ^^ -
아롱이형
2013.04.17 17:07
네. 든든하면서도 예쁘장한 신기한 녀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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