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S X-1] ★ 천일동안 ★ Oris
안녕하세요, 아롱이형입니다!
얼마 전 와이프와 '사귄지 1000일' 이었습니다.
결혼까지 한 마당에 사귄지 1000일은 뭐하러 세느냐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지만..
2010년의 가을, 저희는 100일 기념으로 남이섬에 다녀오면서 방명록 위에 커플링을 포개어 놓고
이렇게 적었었거든요.
"1000일땐 결혼반지 끼고 오자!!" 라구요.
그래서 와이프도 1000일은 꼭 기념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쉽게도 남이섬은 찾아가지 못했지만,
대신 저희가 좋아하는 가까운 레스토랑에 가서 근사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바로 이곳입니다.
한강 잠원지구에 위치한 선상 까페 FRADIA
그리고 그곳의 레스토랑인 THE a (디아)
이벤트나 행사가 있을 때는 배 전체를 대여하기도 하고,
근사한 결혼식을 하기도 하는 곳입니다.
저희 부부도 예식장을 알아볼 때 이곳도 후보에 올려놓고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만큼 여유가 느껴지고 아름다운 곳입니다.
영화 예약시간 때문에 조금 이른 저녁을 먹으러 왔더니 이렇게 여유로운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오늘 와이프의 시계는 까르띠에 미니 파샤
그리고 제 시계는 오리스 X-1 입니다.
이곳은 프렌치 레스토랑인데
코스메뉴 A, B, C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분위기도 좋지만 맛도 썩 괜찮은 편입니다.
1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한 푸와그라를 먹고 싶어서 코스 B로 주문을 합니다.
먼저 간단한 애피타이저 빵들이 나옵니다.
그 후 아뮤즈 부쉬(Amuse Bouche; 식전 음식)가 나오는데,
메뉴는 그날그날 바뀌어서 뭔지는 잘 모르겠네요. 바삭한 튀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저의 이날 의상 컨셉인 '모던 + 빈티지' 입니다.
그리고 제가 기다렸던
푸와그라(거위간 요리)가 나옵니다.
많이 먹으면 느끼하지만, 요정도 양이면 딱 좋습니다.
입에 넣으면 사르르 눈녹듯이 녹아 내리지요.
먹기 전에 오리스와 함께 ^-^;
시원하게 뚫린 전창을 통해 내려다 보이는 한강이 아름답습니다.
햇살을 받은 커튼에 빛의 띠가 드리웁니다.
바로 가까이에 이런 여유를 놔두고선 참 바쁘게만 살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따라 와이프가 더 예뻐 보입니다.
여유를 만끽하는 사이에 오늘의 스프인 아스파라거스 스프가 나옵니다.
스프 역시 그날 그날 종류가 바뀝니다.
그리고 입맛을 북돋아 주는 새싹 샐러드.
금방 튀겨서 따뜻하고 바삭한 아보카도 튀김, 그리고 칠리 새우, 자몽 한 조각.
해가 뉘엿뉘엿 지는 때라서 새우와 자몽 조각이 긴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저희 자리에서 돛이 보이길래 내려다보니 이렇게 요트 한 대가 있습니다.
신혼여행 때 세이셸에서 탔었던 커다란 요트가 생각이 났습니다.
메인 요리인 스테이크가 나오기 전에 입을 헹구라는 의미인지 상큼한 샤벳이 나옵니다.
예전에는 홍시 샤벳이 나왔던걸로 기억하는데, 오늘은 인삼 샤벳입니다.
몸에 좋은거겠죠? 의외로 맛도 괜찮습니다. ^-^
그리고 와이프가 많이 기다렸던 오늘의 메인 요리.
와규 스테이크 입니다.
고기가 두툼하면서도 속까지 잘 익혀져 있고,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 내립니다.
후식은 깔끔한 케잌과 과일
그리고 마실 것입니다.
저는 홍차를, 와이프는 커피를 주문했는데 홍차를 마시면 이렇게 예쁜 잔에다 갖다 줍니다.
제가 조그만 찻잔을 들고 차를 마시자 와이프가 저보고 홍차왕자 같다고 하네요. ㅎㅎ
해가 조금씩 건물들 뒤로 넘어가기 시작하면서
세상이 붉은 빛으로 물듭니다.
아름다운 풍경이 이렇게나 가까이 있는데,
맘만 먹으면 매일 볼 수도 있는데,
뭐가 그렇게 바쁘길래 햇살과 석양을 멀리하며 살았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를 보면서
와이프와 저 둘 다 잠시동안 멍하니 바깥 풍경을 바라봅니다.
짧지만 달콤한 여유를 조용히 즐긴 후 영화를 보러 나섭니다.
이곳은 내려가는 계단마저 즐겁게 하네요.
천일...
짧은 연애기간을 거쳐 결혼하고 정신없이 살아온지라 결혼 2주년을 바로 앞에 두고 천일을 맞이하게 되었네요.
와이프와 저, 둘 다 천일, 이천일을 넘어 평생 서로 믿고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예쁜 아가도 함께 하겠지요.
마지막으로 이날의 주인공인 저와 와이프의 착샷 올리고 물러갑니다. ^-^
항상 행복이 가득하시길!
Fin.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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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hands
2013.05.1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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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형
2013.05.10 00:27
수정 완료 했습니다.
요즘 타포 업로드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는지 포스팅할 때 사용 안한 사진들이 앞에 자동으로 들어가네요.
포스팅할 때 시간이 두배로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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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
2013.05.10 00:10
저도 엑박이네요
악악 궁금해 궁금해 궁금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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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형
2013.05.10 00:28
수정 완료했습니다, EARL 님 ^-^;;
타치코마님~ 업로드 시스템 좀 손 좀 봐주세요~
계속 에러가 발생하네요.
벌써 몇 주는 된 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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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세이코
2013.05.10 00:32
같이 행복해지는 포스팅입니다~
천일 축하드립니다 홍차왕자님^^ -
아롱이형
2013.05.10 07:01
감사합니다, 그레이트세이코님.
이제 다음달의 결혼기념일을 준비해야겠습니다.ㅎㅎ
즐거운 주말 되시구요~ ^-^ -
껌스
2013.05.10 00:59
사랑이 물씬 느껴지는 포스팅입니다.
아롱이형님 포스팅은 언제나 편안하고 여유가 느껴져서 부럽습니다 ㅎㅎ
저도 여자친구와 연애가 1300일이 넘어가는데 잘 지내고 있습니다 ㅎㅎ언젠간 저도 이런 포스팅 할 날이 오겠지요?? 그때는 꼭 타포에 올리겠습니다~ -
아롱이형
2013.05.10 07:47
저보다 더 오랜기간 만나셨군요.
오랜기간 서로 함께한만큼 사랑의 결실을 맺으시기 바랍니다. 늘 행복하시구요~
아, 그리고 지르는건 결혼 전입니다! ^ㅁ^ -
sarasate
2013.05.10 02:10
의미있는 날을 아름답게 보내신 것 같네요~ ^^
예쁜 사진들도 잘 봤습니다~ 특히 마지막 사진이 정말 멋지네요~ ㅎㅎ
추천 드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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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형
2013.05.10 07:50
감사합니다, 사라사테님.
ETC동에서 자주 뵙다가 스위스동에서 뵈니깐 더 반갑네요~ 마지막 사진은 저도 참 좋은데, 포스팅을 본 와이프는 초점이 제 시계에만 맞았다고 투덜대더군요.
즐거운 주말 맞이하시기 바래요~ ^-^ -
kraretto
2013.05.10 05:51
가슴이 훈훈해지는 아름다운 사랑이네요!! 이국적인 분위기의 레스토랑도 잘 봤습니다...저는 외국에 살지만 어째 한국에 더 이국적 분위기 레스토랑이 많아 보이는군요...1000일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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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형
2013.05.10 07:57
프라디아는 분위기, 경치, 맛 삼박자가 딱 맞아 떨어져서 와이프와 저 둘다 좋아하는 곳입니다. 가격이 저렴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호텔식사보다는 저렴하니까 (B코스가 7만원대 후반정도 합니다) 가끔씩 기념일 같은때 가면 참 좋습니다. 식전이나 식후에 나와서 한강을 산책하는 재미도 있구요.
크라렛또님 계신 곳은 자연경관이 너무 좋을 것 같아 부러운걸요. 다음에 한국 나오실 때 한 번 들리셔도 좋을듯요.
아, 그리고 축하 감사드립니다~ ^-^ -
치우천황
2013.05.10 10:02
1000일이란 의미로만 보면 마치 1000일 야화에 나오는 아라비안나이트 같은 신비함에 동화나라 왕자 부부같은 자태가 어우러져 인위적이지 않고 너무 자연스럽네요..정말 최고입니다 ㅎ ㅎ(너무 심했나? ^^)
그만큼 시적 영상미가 아롱이형님의 많은 아름다운 포스팅 중에서도 최고였습니다^^.
결혼한지 1000일의 9배가 된 사람으로서...1000일의 20배까지 이렇게 서로 사랑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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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형
2013.05.10 10:52
에고, 형님 덕담 감사드립니다.
오랜만에 무거운 DSLR을 들고 간 보람이 있네요.
사진이 맘에 들게 나왔습니다.
형님도 형수님과 함께 평생 알콩달콩 재미나게 보내시기 바래요~ ^-^ -
가끔하늘을
2013.05.10 11:00
너무 행복해 보이시네요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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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형
2013.05.10 11:16
결혼하고나서 여기저기 맛집이나 레스토랑에 가끔씩은 갔던 것 같은데, 와이프 말을 듣고보니 코스요리를 시켜 먹은 적은 없더군요. 깜짝 놀라서 반성 중입니다.
와이프가 먼저 말을 꺼내지 않더라도 분위기 좋은 음식점에 가자고 종종 먼저 말을 꺼내야겠습니다.
즐건 주말 보내세요~ ^-^ -
마하리
2013.05.10 23:49
아롱이형님!!!
저도 한달 이내로.. 와이파이님과의 1000일째 만남의 시간이 다가옵니다..
이거 살짝 넘어가려 했는데.. 안되는 분위기 인걸요!!!
전 홍차 왕자님은 도무지 안어울릴거 같고.. ㅜ_ㅡ
프라디아.. 저기가 저런 분위기가 났었군요.. 사촌형님 약혼식때 황금같은 주말시간을 뺏겨 강제 동원되서 가서 그런지..
몬가 정신없기만 했었는데..
이렇게 의미있는 날 여유롭게 즐기기에 정말 좋은거 같습니다 ㅋ
'오늘따라 와이프가 더 예뻐 보입니다.' << 이 맘 영원 하시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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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형
2013.05.11 09:29
ㅎㅎ
제수씨가 1000일을 기억하고 있는가와 상관없이
아기 가진 상태니깐 섭섭하지 않게 잘 챙겨줘~
그럼 앞으로가 편할거야.
저녁때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여유로운 분위기인데,
아마도 행사때라서 더 정신이 없었나보다.
나랑 와이프가 무척 좋아하는 곳이거든.
주말 잘 보내고, 조만간 또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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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밤
2013.05.11 01:31
영원한 사랑을 영원히 누리시기를
축하합니다 -
아롱이형
2013.05.11 09:29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푸른밤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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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스톰
2013.05.14 08:17
멋지시네요 결혼하고 천일을 챙기시는 여유가(?)^^;
아직 아이들이 없으신가봐요 ㅎ
서울이 무척 이국적으로 보이네요
아롱이형님께서 사진을 잘 찍어서 인지는 몰라도~
잘 보고 갑니다 :-) -
아롱이형
2013.05.14 12:31
ㅎㅎ
맞습니다. 아직 아이가 없어서 여유를 좀 부릴 수가 있네요 ^-^;
서울에도 잘 찾아보면 이국적이고 멋진 곳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사람이 많지 않고 여유로우면서 분위기 좋은곳.. 그런 곳을 사랑합니다.
-
석양
2013.05.15 10:33
부러운 한쌍이네요^^
앞으로도 잘 지내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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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형
2013.05.15 12:27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석양님.
석양님도 늘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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