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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b 566  공감:8 2016.09.24 21:00

Christopher Ward C9 Moonphase



1. 서론


시계에 관심이 없던 시절.


카시오 전자시계가 최고인 줄 알았었다. 액정이 크면 좋았고 난잡하게 보일지언정 여러가지 정보가 디스플레이 되면 좋았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다보니 시계 바늘이 세수하듯 얼굴을 훓고 가는 아날로그 시계. 


또 원초적인 동력인 태엽의 힘으로 가는 기계식 시계가 좋아졌다.


사실 아무리 기계식 시계의 기술을 논한다 해도 좀더 혁신적이고 첨단의 기술이 적용된 것은 전자식 시계 더나아가 스마트 워치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인간의 손길에 더 오래동안 그리고 가까이 있었던 기계식 시계에 애착이 가는 건 기술 하나만의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이런 감상을 감성이라는 한 단어로 축약하면 비약이 심한 것일까.



마찬가지로 이제는 그 효용이 이전만 못한 기능이 "문페이즈"이지 싶다.


농사를 짓지 않으니 달의 모양을 보며 시기를 가늠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하늘을 그리고 저 위의 달을 손목 위에 올려놓는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낭만적이다.


그래서 문페이즈 시계를 좋아한다.


언젠가 다양한 문페이즈 시계들을 모아서 소개한 글을 읽었었다. 매무 인상적이었고 또 매력적이었다.


소유욕이 불타 올랐다. 


그리고 결심했다. 내 손목에 올리기로.




2. 본론


이왕이면 큰 달을 가지고 싶었다.


큰 문페이즈로 인상적인 Arnold & Son이나 Schaumberg 등이 있는데 이들은 꽤나 높은 몸값을 자랑했다. 

(로또가 허락한다면 한번 보자꾸나. 흑흑)


그래서 내 손에 합리성이라는 이름(이라고 쓰고 "얇은 지갑"이라 읽는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녀석은 영국의 "Christopher Ward"였다.


스위스동에 영국시계가 안어울릴 수 있겠지만 6시방향의 "Swiss Made"라는 글자를 밑천으로 이 동네에 얼굴을 들이밀어본다.


구매는 "Christopher Ward"의 공식 홈페이지(https://www.christopherward.co.uk)에서 주문했다.


홈페이지는 매우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었고 제조하는 시계를 라인업별로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었다.


"Dress", "Dive/Sport", "Aviation", "Motorsport" 등으로 분류되어 있었고 스트랩이나 악세사리 메뉴도 있었다.


이중 문페이즈 모델은 "Dress" 라인에서 고를 수 있다.


이 라인에는 Christopher Ward의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 준 Watchmaker인 "Johannes Jahnke"가 ETA 무브먼트 등에 


기능성 모듈을 얹어 수정한 JJ 컬렉션이 있다.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hand-winding), 점핑아워, 월드타이머(원하는 시간대의 지역을 세계지도 위에 빨간 점으로 표시해준다.) 등이 있다.


물론 문페이즈 모델도 여기에 속한다.


또한 Christopher Ward의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SH21가 적용된 모델도 있다. 


이 무브먼트의 라이프타임은 무려 120시간 즉 5일이나 된다. 오토매틱 무브먼트이지만 수동으로 변형한 것도 있다.


단순하되 심심하지 않고 발랄한 모습이 있되 정갈하기까지 한 모델들이다. 


(다만 다이버 라인은 개인적으로 케이스나 디버클의 디자인이 오메가의 다이버워치 라인을 많이 참고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름 개성있게 해석한 거 같다. 오메가 씨마300에서 보였던 물결무늬가 여기에는 있다.)


이들이 더 이뻐보이는 것은 그 알찬 기본기와 더불어 가격이다. 


표시된 가격에서 영국의 VAT가 빠진 값으로 살 수 있다. 결재는 Paypal이 편하다. 


배송은 특송과 영국의 Royal Mail이 가능한데 개인적으로 Royal Mail을 추천한다. 가격은 12파운드로 50파운드의 특송보다 싸다.


트래킹 코드를 이메일로 받으면 우체국 EMS로 조회가 가능하다.

(비회원으로 구매 시에 말이다. 회원구매는 홈페이지에서 추적이 가능한 거 같다. 해보진 않았다.)


기간은 약 10일정도 소요된다.


난 9월 6일에 발송했다는 이메일 받았는데 추석연휴때문에 9월 21일에 받았다.


IMG_3887.jpg 



이렇게 포장된 녀석이 온다. 먼길 오느라 수고 많았다. ^^



IMG_3889.jpg 



박스 포장을 벗기면 이렇게 생긴 시계 포장 박스가 나온다. 


선물용 포장 옵션도 있었는데 아무리 나에게 주는 선물이지만 추가비용은 들이지 않았다. 검은색이 제법 위압감 있다. 



IMG_3890.jpg 



추가 구입한 스트랩이다. 


다이얼이 파란색이라 파란색 엘리 무늬 소가죽 스트랩으로 골랐는데 너무 대범한 색이 아닐까 걱정이긴 하다. 


두께는 나름 두툼하다. 


짙은 색깔 다이얼 시계는 줄질이 그리 쉽지 않은 거 같다.


특이한 것은 이 회사는 디버클이든 핀버클이든 따로 팔지 않는다. 


(역시 디버클은 오메가의 그것과 비슷하게 생겼다. 물론 이런 스타일 디버클이 여러회사에서 나오지만 말이다.)

 



IMG_3891.jpg 



줄질이 용이하게 스프링바를 당길 수 있는 레버가 있다. 러그 사이즈는 20mm이다. 그런데 이게 잘못 왔는지 끼우면 뻑뻑하다. 


그래서 제대로 스프링바가 걸쳐져 있는지 확신이 안들어 결합은 하지 않았다.



IMG_3892.jpg 



구성품들을 펼쳐놓아 보았다. 


케이스와 스트랩 사이에 두가지 네모가 보일텐데 위에 있는 것이 사용설명서고 


아래 있는 것은 시계를 닦을 때 쓰는 극세사 천이다. 


그냥 이런 게 들어있구나 하고 보면 될 듯하다.



IMG_3894.jpg 


케이스를 열면 시계가 얼굴을 내민다. 반갑구나.^^ 그런데 달은 이제 저물어 보이질 않네. 



IMG_3895.jpg 


IMG_3900.jpg 


얼굴 좀 가까이 보자꾸나. 색깔은 미드나이트 블루이다. 


문페이즈 아래에는 파도치는 듯한 비대칭의 물결무늬가 빛에 따라 넘실된다. 오려붙인 실버 인덱스는 별처럼 반짝인다.


케이스 지름은 40mm, 두께는 13.3mm로 드레스 워치 라인이지만 전통적인 그것보다는 크다. 


돔형 사파이어 글래스라서 고급스럽다. 반사방지 코팅이 되어 있다고 하는데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성능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아래 공홈에서 가져온 사진처럼 흰색에 금색 인덱스, 바늘 그리고 달로 구성된 모델도 있다.


가격은 두 모델이 똑같다. 


처음에는 화이트 모델이 좋아보였는데 흰색 바탕때문에 파란 밤하늘이 좁아보여서 


다이얼 전체가 푸른 밤과 같은 미드나이트 블루 모델로 택했다.



스크린샷 2016-09-24 오후 8.21.54.png



IMG_3898.jpg 


뒷태를 보자. 


무브먼트는 ETA2836-2에 문페이즈 모듈을 더한 것으로 화장은 많이 하지 않았다. 블루스크루가 나름 기초화장한 정도이다.


케이스백 테두리에 약 10자 정도의 주문한 문구를 각인할 수 있는데 멋진 말이 떠오르지 않아 추가 지출은 참았다.


로터에는 Christopher Ward의 이니셜이자 로고가 있는데 어떤이의 표현처럼 크로노스위스의 그것과 닮았다.


5연 브레슬릿의 품질은 꽤 괜찮다. 소매가는 110파운드(VAT 빼면 더 싸다.)로 합리적이라 할 만하다.


링크가 촘촘하여 링크 두 개를 맞닿게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손목에 올려 몇개를 빼야할지 가늠하기가 쉽지 만은 않다.


구매 시 손목 사이즈를 입력하면 10파운드에 줄을 줄여서 보내준다고 한다.


집에서 자가로 줄여 보려고 했지만 내가 가진 드라이버 사이즈가 맞지 않아 결국 압구정 다*치에 가서 줄였다.


이메일로 회사에 줄 줄이는 방법을 문의했는데 너비 1.2mm 일자 드라이버 두개가 필요하며 


한쪽 나사를 드라이버 하나로 고정하고 다른 하나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보름달 한번 보자



IMG_3910.jpg 


시간과 날짜를 조정 안하고 달만 보름달로 만들었다. 


사실적인 달 모양이 역시 기대했던 바다. 친구는 시계에 동전 붙여놓은 거 같다고 했는데 난 그래도 이쁘다.^^


달이 지면 별들이 보이니 심심하지 않다.


다만 아쉬운 점은 바늘과 인덱스가 은색 평판이라 반짝이지만 거울처럼 여러가지를 반사한다는 점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또 센 조명 아래서는 시인성이 떨어진다.


지루한 사람과의 자리에서 힐끔 시간 보기가 어려울 수 있다.


바늘의 세로 절반정도를 다른 각도로 가공했으면 더 잘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3. 결론


큰 달을 품고 싶은 맘에서 시작된 이 시계 구하기는 매우 흡족한 결과로 남았다.


합리적이고 기본기가 충실한 젊은 브랜드 Christopher Ward를 알게 된 것도 좋았다.


화이트 버전이나 GMT 기능이 있는 다이버 워치도 손에 넣어보고 싶지만 그 맘을 눌렀다.


다음을 기약해야지. (로또야 어떻게 좀 안되겠니^^)


손목 위에 로멘틱한 밤하늘과 서늘하지만 매력적인 달을 올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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