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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로키 2147 2010.01.17 17:18

한동안 그랬고.. 지금도 그런 기운이 있습니다만.. 캘리포니아 다이얼에 흠뻑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다이얼이란 롤렉스가 과거에 사용한 적이 있는 로만 아라빅 인덱스를 사용한 다이얼인데

위쪽 반구는 로마 숫자, 아래쪽 반구는 아라비안 숫자를 사용한 녀석이죠. 긴말이 필요없이 한번만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사진은 시계*양이에서 빌려왔구요. 디바스라는 브랜드의 모델입니다. 3시와 9시를 경계로 윗쪽은 로마숫자, 아래쪽은

아라빅 숫자를 사용한 복합 다이얼인데 이게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보면 볼수록 끌린다고 할까요?

문제는 이 디자인이 디바스의 전형적인 창조물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원형은 이거죠.

2차대전중 추축국의 당사자였던 이탈리아 브랜드 파네라이가 자국 해군과 독일 해군에까지 납품했던 군용 방수 시계

통칭 빈티지 3646이 디바스의 원형입니다. 다이얼이 똑같죠?? 디바스는 시간이 지나서 살짝 익어버린 야광의 색깔까지 재현을

하느라 애를 쓴 모양입니다. 폰트와 다이얼, 블루 핸즈까지 비슷합니다. 다만.. 원본의 아우라까지 베낄수는 없겠죠.

사실 이 3646이 상당히 매력적인 디자인이라서 그런지..MM20이라는 파네라이 복각을 만들었던 RXW도 손을 댔습니다.

거의 똑같지 않습니까?? 사실.. 디바스보다는 이쪽이 더 원본의 아우라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용두의 브리벳

각인까지 본다면 더욱 그렇구요. 디바스는 용두쪽에 대문자 D를 새겨 놓았더군요.

디바스 용두

MM25의 브리벳 각인. 사진 출처는 인터넷의 개인 판매 사이트에서 빌려왔습니다.

용두의 브리벳 각인이 어떤 의미인지 알기위해 이리저리 뒤져봤는데 파네라이와는 전혀 관계없는 곳에서 단서를 찾았지요.

바로 롤렉스의 방수를 위한 크라운 특허에서 온 단어였더라구요. 특허를 의미하는 브리벳을 용두에 새겨놓은 건 롤렉스가

자체개발한 방수 기술을 과시하기 위한 각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파네라이가 왜 롤렉스의 기술을 사용했는가 하는건 그당시의

파네라이의 상황과 관련이 있을겁니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게시물은 저보다는 카이로스님이 번역해 놓으신 제임스 다울링의

기사를 보시는것이 좋습니다.

https://www.timeforum.co.kr/Mboard.asp?exec=view&strBoardID=translation&intSeq=16700

이 당시 상황을 정리하자면 추축국이나 연합군을 막론하고 수중에서 몇시간이나 작전 수행이 가능한 방수 시계는 파네라이가

유일했고 그 바탕이 된 기술력은 롤렉스 였다는 것을 알수가 있습니다. 즉 파네라이도 롤렉스의 기술력이 없었더라면 저러한

3646을 만들수 없었겠지요. 그리고 저 윗글에서 보시다 시피 그 기원은 롤렉스의 2533이라는 시계이기도 합니다.

1936년판 카탈로그에 실린 2533 -> 3646 으로 계보가 이어지는 것이지요. 아뭏든.. 파네라이에도 빈티지 2533이 존재합니다.

사진출처는 파네리스티입니다. 왼편의 다 녹이 슬어버린 저녀석이 딱 한개만 생산되고 현재까지 존재하는 2533이라는 모델

인데.. 흥미롭게도 제임스 다울링의 기사에 언급된 롤렉스의 Ref. 2533과 넘버가 같습니다. 롤렉스와 파네라이의 뗄래야

뗄수없는 관계를 보여준다 하겠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원조 할아버지 격인 2533의 복각 모델도 존재합니다.

역시.. 디바스라는 브랜드에서 만든 것이죠. 무브먼트는 유니타스 무브먼트를 쓴다고 합니다.

코스메틱 피니슁 정도만 이뤄진 에보슈 상태의 무브먼트인거 같네요. 그래도 유니타스 무브자체가 분해 소제도

쉽고 일오차도 별로 없는 튼튼한 녀석인지라.. 나쁘진 않을거 같습니다. 일전에 슈타인하트에 쓰인 무브먼트와

거의 똑같은 형태인거 같은데.. 슈타인하트도 일오차는 3초내외였거든요. 하지만.. 원본은 롤렉스의 무브먼트를

쓴다는 것이죠. 그래도 빈티지를 나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을지도 모릅니다.

반면에 파네라이는 이 빈티지를 새로운 방식으로 다르게 복각해냅니다. 재창조라고 할까요??

서머저블라인의 305죠. 저게 어디가 복각이냐고 한다면.. 인덱스를 주의깊게 보시기 바랍니다. 빈티지 2533을 그대로

이식한 느낌이 들지 않으시나요?? 암튼.. 파네라이는 이런 식으로 빈티지를 재해석해서 창조해 내기도 하는 반면..

3646은 그대로 복각하는 노선을 택했습니다. 바로 PAM 249죠. 2006년에 1936개 한정으로 복각해서 한정판으로 판매를

했는데 47밀리 케이스, 캘리포니아 다이얼, 플렉시 글라스등의 사양입니다. 항간에 1936 복각이라고 불리우는데 사실

이 부분에서 생긴 의문이 이글을 쓰게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3646 복각이라고 한다면 이해가 가지만 1936 복각이라니

고개가 조금 갸우뚱해 지더란 말씀입니다. 윗글에서 보시다 시피 1936년은 파네라이가 최초의 방수시계인 2533을 생산한

해인지는 몰라도 3646과는 별로 관계가 없어 보입니다. 빈티지 파네라이를 정리해놓은 바름라인님의 자료를 봐도 3646의

생산연도는 1938년이니까요. 1938 복각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왠지..어딘가 엉성한 파네라이의 일면을 보는 것도

같고.. 제가 모르는 뭔가가 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암튼 흥미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3646은 캘리포니아 다이얼을 탑재한 파네라이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좌측과 우측을 비교해 보세요. 우측이 빈티지 3646이고 좌측이 그걸 복각한 PAM 21입니다. PAM 21이야말로 진정한 복각

이라고 불릴만 하다는 생각입니다. 60개 한정 생산에 롤렉스의 Cal.618을 사용했으니까요? 그옛날의 파네라이와 롤렉스가

합작했던 상황과 연결이 되면서 어떤 역사적인 감동이 밀려옵니다. 당연히 가격도 안드로메다급이구요. 1936개와 60개의

차이는 복각이라는 말에 담긴 어떤 정밀함의 차이일지도 모르죠. 당연히 디바스에도 있더군요.

살구색 야광이 제법 이쁩니다만.. 역시 2% 부족한 느낌입니다.

PAM 21은 당연히 천문학적인 가격에 프리미엄도 장난이 아닙니다. 249도 중고가격이 12,000불 이상이구요.

현실적으로 구하기도 소장하기도 힘든 레벨에 있는 제품들이죠. 그 대안으로 디바스나.. 다른 복각 브랜드의 제품을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 원본의 아우라를 대신하기에는 부족하죠. 그리고 저런 복각제품들을

소장하고 차고 다닌다해도 마음속에서는 계속 원본을 그리워할 겁니다. 그게 복각품의 한계죠.

디자인이 이쁘다.. 다이얼이 맘에 든다.. 왠지 멋지다.. 라는 생각으로 249나 21의 짝퉁을 구해서 찰수도 있습니다.

물론.. 짝퉁을 차고 다니는 것도 개인의 자유고 보기에 따라 쿨해보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짝퉁은 금새 티가 나고

스스로도 어디에 내놓기 창피하다는 문제가 있죠. 저같아도 249나 21을 차고있는 분이 있다면 당장에라도 벗겨서 자세히

보고 또 보고.. 어디서 어떻게 얼마에 샀는지.. 물어보고 싶은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거든요. 어..선물받았다.. 잘 모르겠다.

로 얼버무리기엔 좀 그렇죠. 그리고 저같이 호기심이 있는 시계병자가 아니라면 2533 진퉁을 차고다녀도 '다 썩은 시계를

왜 차고 다니냐??'라는 시선으로 관심도 보이지 않겠죠.. 짝퉁은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어제 오늘.. 여러 시간을 들여서 타포와 다른 사이트를 돌아보며 약간의 지식을 얻었습니다. 롤렉스, 파네라이, RXW, 디바스등의

브랜드에 대해 되짚어 보고 2차 세계대전의 용맹했던 잠수부들과 군인들에 대해서도 마치 영화의 한장면을 되새겨 보듯

생각해 보았으며 거기에 얽힌 파네라이의 복각 작업도 알게 되었죠. 시계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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