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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공인사 사장이신 박준덕 명인님의 추천을 받아 이 사이트에 가입했습니다.
특별한 인연 때문에 시계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더 정확하게 말씀 드리자면 지금 내 손목에 있는 32년 된 오메가 시계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이 시계는 작년에 돌아가신 나의 어머니입니다.
그 시계가 지난 장마 때 물에 흠뻑 젖어 며칠을 노심초사하다가 분해소제도 할 겸 공인사 사장님을 찾아갔습니다. 더 찾아보면 강호에는 숨은 고수들도 많겠지만, 전국구로 유명한 명인이 대구에 두 분이나 계시는 것은 다행한 일입니다. 박 명인께서 다른 곳의 반 값보다 더 싸게 분해소제를 해주신다고 하니 아주 고마웠습니다. 사실 이 전에 다른 곳에 갔는데, 어머니를 놓고 수리비의 문제가 아니라 내 시계에 대한 장인의 무심함 때문에 공인사를 찾게 되었지요.
처음 만난 박 명인의 첫 마디는 "아, 참 좋은 시계네요, 아주 소중하게 사용했고"였습니다. 전 이 시계가 그다지 고급 시계가 아닌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지 비싸거나 예쁘기 때문은 아닙니다. 어머니를 맡기고 돌아올 때는 지난 며칠간의 노심초사를 까맣게 잊었지요.
시계를 찾던 날 저녁을 대접하려니 소박하게 막걸리 한 병만 드시겠다네요. 자전거로 퇴근하시니 아무래도 음주 운전 때문이겠지요. 교동 시장 내 소박한 음식점에서, 막걸리 3병과, 서울 사람들이 부추부칭게라고 하는, 청양고추가 살짝 들어간 정구지찌짐 2장 먹었습니다. 이 식사가 일 인당 오천 원씩, 만 원이라면 서울 분들 믿어지세요? 어머니를 살려주신 고마움이 만 원밖에 되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맛있는 찌짐과 막걸리에 불콰하게 취해 기분 좋게 집으로 왔습니다.
박 명인은 지금부터 20년도 더 된 이야기인데, 전 세계를 한 바퀴 돈 ‘무슨’ 시계(시계 이름을 잊어버려서 '무슨'으로 하지요)의 사연을 들려주었습니다. 저만큼은 아니었지만, 저와 정말 똑같은 사연이었습니다. 경북대 의대 교수님이 주인공이신데, 아버지께서 물려주신 아주 오래된 시계가 고장 나서 스위스 독일 영국 등 학회나 여행을 다닐 때마다 '무슨' 시계를 그 나라의 장인에게 맡겼답니다. 심지어 호주까지 갔었다고도 하구요. 아버님의 유품이니 얼마가 들더라도 고치고 싶었겠지요. 오래된 시계라 부품이 없어 본사에서도 못 고치는 이 '무슨' 시계를 박 명인이 부품을 직접 깎아서 고쳐 드렸다고 하네요. 그 당시 수리비가 10만 원이었다고 하는데 그 교수도 저처럼 저녁을 대접하고 자주 만나서 친하게 지냈답니다. 그다음 이야기가 재미있었는데 그동안 시계에 대한 안목을 높인 교수님은 학회나 여행을 다닐 때마다 야드 세일이나 중고 시장에서 고장 난 명품을 싸게 사 와서는 박 명인에게 고치게 했답니다. 알면 돈이 되지요. 사실 돈보다도 죽은 사연을 살리는 것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이었겠습니까. 돈이라면 아주 많은 분이었을 테니까요.
지금 내 손목에는 하루에 4초 틀리는 제 어머니가 아직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언제나 나와 함께 하길 바라는 이 시계는 어머니의 성품처럼 아직도 꿋꿋하게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다음에 제 시계에 얽힌 보잘 것없는 사연을 풀어놓지요.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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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1.07.06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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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강됴리
2011.07.07 09:28
뭉클한 사연이군요. 이 다음에 아드님(혹은 따님)께 할머니의 시계를 물려드릴 수 있는 날도 올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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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절벽
2011.07.07 15:24
로키님, 어강됴리님.... 댓글 감사합니다.... 이 시계를 아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곱게 쓰려고 합니다. 하지만 저만큼 아끼지는 않겠지요. 아마 걔 엄마가 물려주는 것을 귀하게 생각해준다면 요즘 세상에 그것만이라도 고마운 일이지요.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나니, 딱 10분 만이라도 살아 돌아오시면 좋겠습니다. 죄송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지금은 방법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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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랭이이
2014.08.28 18:28
반갑습니다~
가입인사 드립니다.
2011.07.08안녕하세요 서울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가장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계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가입하였습니다. 제가 가진 조금의 정보와 경험을 나누는 것은 물론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가입인사드립니다.
2011.07.07안녕하세요 요즘 시계에 관심이 많아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어찌하다보니 누님께 태그호이어 비싼녀석을 선물받고 푹빠졌어용 앞으로 많은 정보공유 부탁드립니다.
가입인사합니다..^^
2011.07.07제가 드디어 결혼을 하는대요..^^ 평소 시계에 관심이 없었는대.. 나이가 드니 시계가 자꾸 눈에 들어오네요.. 타임포럼에서 여러 알찬 정보 구하고 자주 활동하겠습니다. 행복하세요..^^
가입인사 및 등업요청 드립니다
2011.07.07어릴적 부터 시계를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별것 아닌 시계들도 몇점 모아왔습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타임포럼을 알게 되었고 여러 고수 회원 여러분으로부터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고 싶습니다. 열심히 활동할 것을 약속합니다.
가입인사는 처음 읽어봅니다. 절절한 사연이 있는 시게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어머니~ 하고 부르면 이상하게 눈가에 눈물이 맺히죠. 다행히 저의 어머니는 건강하게 살아 계시지만 글 쓰신 분의 애틋한 마음은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타임포럼에서 기대만큼의 시계 이야기를 찾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