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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좀있으면 끝나는 핀 율 전시회를 다녀왔습니다. 일하다 시간이 남아서요. 전에 싸게 사둔 티켓이 있다는 점도 이유중 하나. 최근에 인테리어 기초 과정을 수료했는데 수강생들 사이에서 이 전시회는 꼭 봐야 한다는 입소문이 돌았지요.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곳은 통의동(경복궁역 3번출구 근처)에 있는 대림 미술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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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율은 덴마크의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라고 합니다. 건축은 모르겠고.. 가구 디자인 특히나 의자를 디자인하는데 매우 뛰어난 실력을 보인 모양입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의자들은 일본의 한 컬렉터가 소장한 가구들이라네요. 20세기 초에서 중반에 활약했던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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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디자인한 대표작들이 벽면을 메우고 있습니다. 이른바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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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들어서면.. 이런 식으로 자유롭게 사진 찍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촬영이 자유더군요. 아마 핀율이라고 검색하면 수많은 블로그에 많은 분들의 글이 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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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에는 핀 율 말고도 수많은 스타 디자이너가 있을 겁니다. 의자의 세계라는 것도 심오하거든요. 그중에서 핀 율이 디자인한 의자는 빨갛게 악센트를 주고 있습니다. 대충 살펴봐도 유기적인 곡선과 기능적인 실용성을 잘 조합시켰다는 느낌이 드네요. 꽤나 인체공학적이라는 느낌도 받습니다. 실용성, 기능성, 과감한 색채의 사용과 단순하면서도 질리지 않고 아름다운 디자인이 스칸디나비안 가구들의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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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의자지만.. 자세히 보면 나무의 광택이며 재질감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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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에 딸린 의자인데.. 이것도 재질감이 훌륭하죠. 실물을 보면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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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펠리칸 체어입니다. 등받이가 사람을 감싸는 모양으로 크게 디자인되어 있는데 부리가 큰 펠리칸이 연상되어 그런 이름을 붙인 게 아닌가 싶네요. 앉아보고 싶었지만 불가. 아깝네요. 물론.. 이런 가구는 무수히 많은 카피가 있습니다만.. 그래도 오리지널만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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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엔 뭐 가구 전시장 같지만.. 이 의자들 가격만 해도 어마어마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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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자는 뼈대가 참 아름답습니다. 팔걸이 부분과 다리를 이루는 부분이 따로 만들어져 접합된 형식인데.. 그 이음매가 예술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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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결도 결이지만.. 뼈대의 색상과 가죽으로 만든 착좌부의 조화가 끝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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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는 의자의 등받이는 마치 조약돌을 연상시킵니다. 바라보고 뭔가를 느낄 수 있는 오브제로써도 훌륭합니다. 거장의 작품이라는 아우라가 느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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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율의 가구는 덴마크 왕실에서도 좋아했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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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프테인이라는 이름의 이 의자는 왕의 의자로 쓰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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닳아빠진 가죽에 단순한 나무를 붙인 이 의자, 현재 가격은 1억을 호가한다고 하는군요. 왕의 의자치고는 좀 소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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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보여주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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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소파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색상의 표현이나 사용에서도 과감한 느낌이 드시죠? 하지만 디자인은 극도로 단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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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가구 디자이너들은 사실 훌륭한 건축가들이기도 했습니다. 르 꼬르뷔지에가 그랬고.. 가우디도 그랬고.. 핀 율도 그랬던 모양입니다. 사람이 사는 집과 그 안에서 사용하는 가구를 만드는 것은 사실 그리 멀리 있는 일이 아니죠. 핀율이 설계하고 살던 집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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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은 좀 그랬지만 아파트가 일상인 우리의 주거 환경을 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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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도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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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입면도와 조감도. 꼭 이런 집은 아니라도.. 비슷한 집을 지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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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층에는 설치 미술가의 도움으로 만든 공간인데.. 개념 자체가 지극히 데 스틸 풍이군요. 데 스틸은 일종의 문화 사조라고 할지.. 바우하우스 운동과 비견될만한 20세기 초반의 무브먼트였다고 합니다. 자세한 설명은...아래와 같습니다. (네이버 백과사전 참조)

 

‘양식(the style)’에 해당하는 네덜란드어. 반 되스부르크Theo van Doesburg(1883~1931)를 축으로 몬드리안Piet Mondrian(1872~1944), 화가 겸 조각가 반통걸루Georges Vantongerloo(1886~1965), 시인 코크Antonie Kok, 영화감독 리히터Hans Richter(1888~1976), 건축가 우드J.J.P.Oud 및 리에트벨트Gerrit Rietveld(1888~1964) 등에 의해 1917년 네덜란드에서 결성된 기하학적 추상미술 그룹. 반 되스부르크가 창간한 미술잡지 《데 스틸》은 라이덴과 파리에서 1928년까지 계속 발행되었다.

이 그룹은 몬드리안의 신조형주의를 강력히 옹호하고 새로운 조형예술운동을 전개하였다. 참가한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데 스틸 운동은 단순히 회화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조각, 건축, 디자인 등 각 분야에 걸쳐 신조형주의의 원리를 넓히려 했으며, 네덜란드는 물론이고 양차 대전 사이에 유럽 예술 전체의 동향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1920년경에는 바이마르의 바우하우스와 상호 협력하였으며, 그 결과 산업 디자인, 상업미술 등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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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핀 율의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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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작품 자체의 퀄리티는 그닥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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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디자이너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되어 있더군요. 국내에 수많은 카피품이 있는 에그체어. 카페던, 회사로비던.. 자주 볼 수 있는 의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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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너 판톤의 판톤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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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종이접기한듯 만든 플라이 우드 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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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라켓에서 영감을 얻은듯한 라켓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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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의 등받이와 착좌부를 띠를 엮듯이 짜놓은 에바 하이백 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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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지만 어딘가 유니크한 코펜하겐 체어, 동시대를 살았던 유명 디자이너들의 의자도 비교 전시되어 있습니다만.. 역시 핀율의 작품이 제일 낫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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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소파 또한 핀 율의 서명이라할 유기적인 디자인과 간결하면서도 포근한 곡선이 듬뿍 사용되어 있습니다. 벽에 박는 형태로 고정시키는 점도 재미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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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층에는 핀 율의 의자에 앉아서 사진을 찍어볼 수 있게 해주는 체험 공간이 있습니다. 사진을 찍어준다니.. 상태가 좀 그렇지만.. 핀 율의 의자를 체험해 볼 수 있다니 마다할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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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잠깐이라 앉아본 소감.. 뭐 이런것도 느낄새가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앉는 순간 허리가 펴지면서 자세가 저렇게 잡히더군요. 너무 푸근하지도 않고 딱딱하지도 않고 적당한 텐션과 안락함이 섞인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좋더군요. 가격은 모르겠습니다만.. 언젠가 좋은 의자를 가지고 싶다는 열망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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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 다 마치고 디라운지로 내려왔습니다. 미술관 근처 커피샵인데.. 아메리카노가 2천원이더라구요. 맛은 딱 2천원 수준. 마노핀에서 파는 990원짜리 커피가 좀 낫지 않은가? 하는 맛이었습니다. 대신 음료수도 싸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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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라운지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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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 마치고 커피도 마시고.. 돌아 나오는 길에 찍어본 대림 미술관.. 평소에도 이런 모양인지 가구 전시에 맞춰서 데 스틸 풍으로 다시 꾸몄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핀 율 전시회와 무척 잘 어울리네요.

 

시계 매니아들은 성공의 기준을 좋은 시계로 보겠습니다만.. 유럽에서는 그 집의 가구를 먼저 본다는 이야기를 인테리어 사부님께 들은 적이 있습니다. 특히 좋은 의자가 있는가, 오리지널 제품인가, 집안 전체의 인테리어와 얼마나 잘 어울리는 의자를 가지고 있는가로 취향과 성공 여부를 판단한다고. 사적인 공간에 초대받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인지라 미묘한 부분이긴 합니다만.. 일견 수긍이 가는 멘션이기도 합니다.

 

좋은 시계야 말할 것도 없이 좋지만 좋은 의자에도 탐이 나는 그런 전시였습니다. 아직 한달 정도 남았으니.. 시간 되시는 분들은 한번씩 다녀오셔도 좋을듯. ^^

 

밥먹고.. 좀 나른하네요. 좋은 오후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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