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라면, 수행평가 하러 미술관, 음악회 몇 번 다녀온 기억이 전부인 당신께..
- 경고: 외설적인 사진이나 표현이 들어가 있을 수 있습니다.
2012년 5월 25일
소고 지음
"제가 클래식을 하지 않고 대중음악으로 나가 이쪽 분야에 몸담게 된 건. 제가 클래식으로 나가서 성공하고, 행복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대학생일 때, 딱 한 번. 부모님과 음악적 견해 때문에 싸웠던 적이 있어요. 그날은 제가 너무나도 욱 해서 어머니께, "엄마가 음악을 알아요!!!!" 라고 외쳤어요. 그런데 저희 어머니께서 "몰라! 나가!!!!!!!"라고 하셨던 적이 있어요." (웃음)
▲ 양의 탈을 쓴 희대의 반항아 Y씨(38세)
이 이야기는 유희열씨가 한 대학교 강연에서 했던 말이다. 그런데 이것이 남일 같지 않은 것이, 속칭 '현업' 예술가로 활동하시는 분들 중 그들의 부모님들께서도 예술가인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그러니 예술을 이해하는 가장 빠른 수단인 '대물림'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런 대물림이 없으니 미술을 좋아하는 친구를 통해 예술을 접하기는 더욱 어려웠다. 요즘에야 부모님이 하셨던 예술 활동을 이어서 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한마디로) 예술은 여전히 '부모님'께도 멀고, 당신에게도 먼 나라의 이야기일 것이다.
필자는 다섯 살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미술을 했었다. 다섯 살 이면 이제 막 자기 이름이랑 나이를 한글로 말하기 시작할 땐데, 그 나이에 크레파스와 연필을 쥐고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럴까. 필자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자연스레 미술을 좋아하게 됐고, 이쪽에 관심이 많아졌다. 하지만 필자는 미술을 전공하기 위해서 학원을 다녔던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 미술을 잠시 접었다가 대학입시를 끝내고 난 뒤에서야 틈틈이 미술 관련 서적이나 전시를 다니게 되었고, 다시 한 번 미술 세계에 기웃거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성인이 되고 나서 바라본 미술의 세계는 정말 난해하기 그지 없었다. 액션 페인팅이라 하여 초등학교 때나 했었던 그림을 그리고 몇 백억씩 챙기는 미술가, 잘 보이지도 않는 크기로 조형을 해 놓고선 큰 갤러리 하나를 통째로 대여하는 조소가, 커다란 수조에 젖소를 반으로 갈라놓고 10억에 파는 미술가 등. 필자는 그들의 예술관을 '예술'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지식의 수준이 짧았고, 또 쉽게 납득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장벽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미술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은 좀체 사그라지지를 않아서, 어떤 날에는 도슨트(미술관 도우미)를 개인 비서마냥 끌고 다니면서 작품들에 대해 일일이 물어보기도 한 적도 있었고, 서양화과 학생들이 보는 전공 서적을 두어 권 구매해서 본 적도 있었으며, 모 미술 관련 동호회에서 2년 정도를 활동하기도 했었다. 심지어 한달 내내 아르바이트를 한 돈으로 갤러리에서 30만원 짜리 유화 한 점을 덜컥 사버린 적도 있었다.(부모님은 아직도 모르신다.) 마지막으로, 지금 책상 앞에 앉아 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도 필자는 미술에 대한 호기심과 매력에 빠져 밑도 끝도 없이 허우적대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말들이 필자가 미술에 조예가 깊다거나 자랑할만한 수준임을 뽐내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필자는 여전히 미술을 좋아해서 기웃기웃 거리는 한 사람일 뿐이며, 좀 덜 떨어진 한 사람의 마니아일 뿐이다. 그리고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 펜 끄트머리를 질겅거리며 이 글을 쓰는 가운데서도 이러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 지금 나는 '전문가'로서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대중을 대변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예술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다음은 '예술'로 검색해서 나온 결과물이다. 솔직히 어디까지가 예술이고, 뭐가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당신은 이것들 중 어떤 것들까지 예술이라고 생각하는가?
▲ '예술'을 키워드로 한 구글 검색 결과.
딱 보니 몇 장은 집에서 속옷 바람으로 "오우~ 죽이는데? 예술이네, 예술이야."를 연발할 법한 사진도 있지만, 그 예술은 지금 말하는 '예술'이 아님을 독자분들 모두 이해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 사진 중 몇몇은 예술보다는 외설에 가까워 보인다. 솔직히 본인은 외설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나머지 작품도 예술인지 뭔지 잘 모르겠다.
갑자기 필자가 키워드를 잘못 선택한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현대인으로서 '현대미술'을 검색해봤다. 결과는 마찬가지다. 야한 사진만 좀 줄어들었지, 이번에도 무언가 예술이라고 직관적으로 해석될만한 작품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익숙한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온다.
▲ 김인규 선생의 누드사진
이 사진 참 오랜만이다. 독자 여러분들은 이 사진을 예술이라고 감히 평가할 수 있는가? 이 사진은 2001년에 김인규 선생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렸던 사진이다. 이 사진의 주인공인 김인규 선생(오른쪽)은 국전에까지 당선 될 정도로 예술에 조예가 깊었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하루에 수백 명이 왔다 갔다 하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런 사진을 올렸다. "이 세상에서 만삭의 임산부만큼 아름다운 것이 어디 있느냐.." 라면서 말이다.(자기는 임산부도 아닌데 왜 벗었대?) 결국 이 사건은 이슈가 되고, 법정 공방까지 발전했다. 처음에는 무죄판결이 났다. 하지만 계속되는 항소 끝에 결국 대법원까지 올라갔고, 2006년에 대법원이 원심을 깨고 일부 유죄를 선고하여 형 없이 파기하는 것으로 판결이 났었다. (전기통신 기본법 위반으로 정확히는 파기 환송.) 이것은 예술일까? 아니면 단순한 공연 음란일까?
어떤 이는 우스개 소리로 말한다. '내가 30~40분 봐도 몸에 아무런 반응이 오지 않으니 이건 예술이다!'라고. 맞는 말처럼 들리기도 하고 아닌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과연 예술과 외설의 경계는 어디에 있으며, 우리는 이런 작품을 생산하는 예술가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할까?
▲ Marcel Duchamp, Fountain, 1917
위 작품은 현대미술 하면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고, 많은 대학생들이 '이건 뭔 예술이여~'를 외치는 가장 대표적인 작품인 샘(Fountain)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소변기를 떼어다가 왼쪽 귀퉁이에 싸인 하나 달랑 해 놓은 이 '물건'은 예술인가?
다음으로 한 때 큰 이슈가 되었던 이우환 교수의 작품을 하나 보도록 하자.
▲ 이우환, 조응(照應)
무슨 생각이 드는지는 잠시 접어두고, 여러분들이 갑자기 이 그림을 사고 싶어졌다고 가정해보자.(그냥 사고 싶어졌다. 그 이유가 미쳐서든, 그냥 배가 불러서든, 어쨌든 지간에 여러분은 지금 조우환 작가 또는 갤러리와 가격 협상을 하기 위해 소파에 앉아있다.) 여러분이 먼저 가격을 제시한다. 가격을 한번 대충 짐작해보자. 돈이 마빡에 튈 정도로 많은(?) 내가 과연 이 그림을 얼마에 살지.
당신: 제 생각에는, 이 그림을 XX 정도에 구입하고 싶습니다.
(얼마라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1,000만원 이하로 불렀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얼마를 불렀는가? 당신이 얼마를 불렀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당신의 말에 경매시장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경매시장: 아... 그 가격이면 조금 곤란합니다. 며칠 전에 이 작품은 소더비에서 한 컬렉터가 17억에 구매하기로 결정이 되어있는 작품이기 때문이거든요. 물론 수수료는 그 분이 내기로 했습니다.
당신: 17억 이라구요?!?!?!!?
경매시장: 네, 세금을 포함하면 그 분이 부담하는 비용은 약 20억 정도가 되겠군요. 아쉽게 됐습니다 선생님.
그렇다. 이우환 교수의 이 작품은 당시 17억에 낙찰됐었다.(소더비, 2007년) 이 사건은 2007년 급격히 확대되는 와인 시장과 함께 반짝 떠오르는 시장으로 성장했던 때에 미술 재태크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유명한 사건중 하나로 남아있다. 여러분의 머릿속에 들어오는 생각이 무엇인지 나는 알 것 같다. '에이 x발. 공부 다 때려치고 미술계로 한 번 나가봐?' 또는 '미술 재태크 괜찮겠다.' 마지막으로 '저거 다 구라야. 돈 많은 사람들의 돈지랄이지.'하는 생각들.
그렇다면 과연 예술. 특히 오늘날 대중들에게 '사기'라고 조롱받는 일부 현대 미술은 구라(거짓)일까? 만약 그게 아니라면 현대미술 작품들은 모두 참된 예술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이번에는 한 번 음악 쪽을 들쑤셔 보도록 하자.
최근 가수들이 마약을 했네, 안했네와 관한 이야기들로 대중음악계와 인터넷이 뜨겁게 달궈졌다. 그들이 만든 음악이 속칭 '약 빨고 만든 음악'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약을 빨면(?)서 만든 음악이든 다 만들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약을 했든 그 과정은 집어치우고, 그렇게 만든 음악이 만약 '들어줄'만하다면, 우리는 그 뮤지션의 음악을 예술이라고 인정하며 두 다리 쭉 뻗고 나와 내 자식들에게 이 노래를 들려줄 수 있을까? 아래의 앨범은 1966년에 나왔던 비틀즈의 앨범 "Revolver"이다. 이 앨범은 빛나는 작품성과 '어떤 요소'로 인해 평론가들에게 '최고의 환각 앨범'이라고도 평해졌는데, 그 '어떤 요소'란 비틀즈의 모든 맴버들이 LSD, 필로폰, 헤로인, 코카인, 대마초 등 온갖 마약에 빠져있었던 것을 의미했다. 어쨌든 그들의 윤리성과 상관 없이 이 앨범은 비틀즈가 판매했던 전체 앨범인 총 3억 465만장 중 판매량 Top 10에 들어가는 명반으로 기록됐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 사건은 부도덕한 예술가가 만들어낸 예술도 예술로 인정해 주어야 하냐는 예술계의 논쟁이 되었고, 비틀즈는 또 하나의 전설(?)을 남기게 되었다.
▲ 비틀즈의 리볼버 앨범 자켓,
비틀즈의 모든 맴버가 마약을 하고 만든 앨범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는 이런 음악 외적인 것들을 제하고, 미술처럼 음악도 음악 자체로 바라보도록 하자. 현대 음악 시장에서도 추상미술과 같은 작품들이 제법 많이 등장했는데, 이른바 IDM(Intelligent Dance Music)이라는 장르가 그것이다. 이 장르는 포스트락과 함께 21세기 음악 역사에 새로이 등장한 음악이며, 기존의 음악과는 달리 가사도 없고, 멜로디 보다는 비트와 근원을 알 수 없는 소리들이 모여 음악을 구성하고 있다. 아이돌 음악부터 팝송, 락, 뉴에이지, 클래식 등 장르 분야 불문하고 아무거나 주워듣는 필자는 이 '음악'이 상당히 신선하다고 느꼈다. 다만 이 음악을 친구들과 함께 들으며 '춤'을 추긴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이 음악을 이상한 음악이다 딱 잡아 얘기할 순 없지만, 부모님께 들려드리긴 이상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 IDM(Intelligent Dance Music) 음악 중 한곡.
문학의 세계에서도 예술성을 의심받는 작품들이 한 둘이 아니다. 아래는 '인터넷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킨 귀여니 '교수'님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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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꽃다운 나이 18세에 방구들에 쳐박혀 컴퓨터나 하고있으니.-_-^
컴퓨터 싸이트도 모조리 다 헤집고 다니는 바람에.
인젠 할것도 없다..ㅜㅜ으옹옹.ㅜㅜ
ㅇ ㅏ!다모임!
마지막으루 떠오른 나에 다크호쓰!다모임...^ㅇ^
여고라 그른지 글두 잘 안올라온다.-ㄷ-...
게시판엔 글이 한개도 업낄래....방명록을 클릭했는데..
ㅇ_ㅇ 어예~!
"도일여고학생들 다봐라~"
라고 써진 글!그글 옆으로 시선이 돌아갔다!
- 소설 '그 놈은 멋있었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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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국어 실력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이 작품이 한 명문대 '교수'님의 손에서 탄생했다. 본인은 이 작품을 보고 난 뒤 문학의 예술성 앞에서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웃거렸다. 과연 이것은 예술이며, 이 글을 쓴 작가를 교수로 임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와 비슷하게 과거에는 연세대학교 교수인 마광수의 소설 '즐거운 사라'가 예술성 논란을 일으켰었다. 이 작품은 '조사 빼면 다 성행위.'라는 언론의 실랄한 비판과 다른 문인들의 질타를 많이 받은 작품이다. 이 작품 속에는 '사라'라는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소설의 초점은 사라가 함께 잔 남자들과 그 성행위들에 대한 묘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당시 이 작품이 등장했었던 1992년에는 '음란문서 유포'라는 죄목으로 책을 판매금지까지 시켰다고 한다.
▲ Rene Magritte, 이미지의배반, 이것은파이프가아니다, 1928
예술이다? 예술이 아니다?
지금까지 본 작품들은 모두 분야별로 예술성 논란에 끊임없이 휩싸였던 것들이었다. 필자는 미술과 조소에서 이런 류(?)의 알 수 없는 작품들을 제법 많이 접해왔었기 때문에 예술가들과 예술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독자 여러분들과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은데, 먼저 두 가지 이야기를 한 뒤에 말을 이어나가도록 하겠다.
01. 한 미술가 이야기.
어느 화창한 오후 한 여인이 파리의 거리를 한가롭게 거닐고 있었다. 바로 이 때 그녀는 길가의 한 카페에서 스케치를 하고 있는 한 화가를 발견했다. 그림 솜씨가 제법이었다. 그녀는 즉석에서 그 화가에게 자신을 스케치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적당히 사례를 하겠다고 약속했고, 화가는 불과 몇 분만에 후다닥 여인의 초상을 그렸다.
"얼마를 드려야지요?"
여자가 물었다.
화가가 부른 값은 5,000 프랑.(약 600만원)
여자가 따졌다. 불과 3분만에 그린 그림인데 이렇게 턱없이 비싼 값을 부르는 게 말이나 되냐고. 화가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마담, 3분이 아닙니다. 내 그림은 창조입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이 정도 그림을 그려주기까지는 내 일생이 걸렸습니다."
▲ 이 화가는 파블로 피카소였다.
02. 한 영화 이야기.
이 화면은 2006년에 상영된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Devil wears prada)의 대사 일부다.
우리들 대부분은 '하이패션'을 이해하지 못한다.(하이패션이 무엇인지는 아래 사진 참고.) 나같은 범인(凡人: 평범한 사람)의 눈에 하이패션은 '밖에서 입을 수 없는 옷'과 같은 단어이며, '캐주얼'의 범주를 벗어난 값비싼 '어떤 것'이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이 세상을 사는 대부분의 범인(凡人)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다.(적어도 내 친구들은 그렇다.) 그리고 우리는 어떤 연예인들이 C 브랜드의 오트 쿠튀르(haute couture) 1억원 짜리 재킷(또는 드레스)를 맞추는 것을 단순한 '돈지랄'로 보고 가십으로 삼는 것을 즐긴다. 한 마디로 예술가들과 그들이 쌓아올린 상아탑을 우습게 보는 거지. 예술은 돈 많은 사람들이 하는거야, 또는 허상이야. 라고 자위하면서 말이다.
▲ 이..ㅂ...입고다닐 수 있겠어?
어쨌든 앞서 소개한 '피카소'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이야기는 그런 나와 내 친구들의 태도에 따끔한 일침을 날린다. 첫째로, 너희가 생각하는 것 만큼 예술가들은 뚝딱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 둘째로, 많은 사람들이 '허황되다'고 외치는 예술의 세계가 알게 모르게 그대들을 먹여 살릴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만약 당신이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기술 속에서도 예술이 형성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매년 내노라하는 자동차 브랜드들이 1년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준비하는 신차 발표회와 컨셉트 카 발표회가 그것이다. 기업들은 신기술이 나오면, 그 기술을 자동차의 디자인과 조화롭게 만들기 위해 매년 수천억원의 돈을 투자한다. 기술이 크게 진보하지 못한 어떤 해에는 그냥 '껍데기'만 바꾼 자동차를 내놓기도 한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그 자동차를 구매하고, '신차'라 한다. 양산모델이 아닌 컨셉트 카 발표회가 주목받는 이유도 예술의 연장이라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그냥 붕붕카'를 구매하더라도 그냥 자동차 그 이상의 자동차를 만드는 기술력을 가진 회사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쉽게 설명해보자. 당신이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인데, 두 친구를 안다고 하자. 한 친구는 쉬는 시간에 5학년 수학책을 꺼내서 당신이 알아보지도 못하는 기호를 가지고 문제를 풀고, 한 친구는 그 학년에 맞는 진도로 공부를 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한 친구에게 3학년 수학을 배우고자 한다면, 당신은 어떤 친구에게 도움을 받겠는가? 답은 뻔하다. 5학년 수학책을 푸는 친구에게 도움을 받으려 할 것이다. 심지어 5학년 문제를 푸는 학생이 다른 학생과 시험 성적이 비슷하거나 조금 낮다고 하여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5학년 문제를 푸는 아이를 멘토로 삼을 것이다. 왜? 훨씬 진보적이니까. 마찬가지로 컨셉트카는 그 기업의 최신 기술과 미래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청사진이다. 사람들은 이 신기술 집약 자동차를 '기술'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대부분 구현이 미완성된 기술을 가지고 컨셉트카를 만들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컨셉(Concept; 개념)인 셈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컨셉트 자동차들은 발표가 끝남과 동시에 폐기되거나 시장으로 가지 않고 그 브랜드의 박물관 한 가운데에 보란듯이 전시된다. 컨셉트카는 기술이 아닌 '예술'의 대우를 받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런 자동차 이상의 자동차를 만들 줄 아는 기업을 선호한다. 그들이 제시한 컨셉을 기대하면서 그들의 제품을 믿게되는 것이다. 기술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순간이다.
▲ 아우디의 Concept car, 2011 Late ver. 예술이 기술이 되는 청사진이다.
그러나 아직도 예술이 자신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리고 지금도 이 세상을 떠다니는 수 많은 '자신과 관련 없어 보이는' 물건들이 예술인지 예술이 아닌지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필자는 이렇게 정리해 드리고 싶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충분한 준비 끝에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세상에 내놓은 작품이 누구에게든 인정을 받으면, 그것이 바로 예술이다.라고. 그 소통이 대중들끼리 이루어지던, 비평가들끼리만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이건 그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작품이 존재함만으로도 소통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한 사람의 '물건'은 예술로 평가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위에서 예를 들었던 '즐거운 사라'는 1992년에는 그냥 '야설'에 불과했다. 하지만 오늘날 '즐거운 사라'는 예술이 맞다. 그 내용이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그다지 거부감을 주지 않을 뿐더러, 이를 문학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 수 만큼이나 버금가는 사람들이 이 작품의 예술성을 인정해 주고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작품의 예술성을 판단하는 모든 요소는 개개인에게 있다. 그리고 당신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건을 예술이라고 수용할 수도, 물건이라고 거부할 수도 있는 자격이 있다.
다만, 필자가 예술을 선택하는 선택지를 당신에게 전면 위임했다고 해서 모든 예술을 쓰레기라고 치부하거나, 또는 현대미술을 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거나, 마지막으로 이런 사람들을 싸잡아 허황된 몽상가들 이라고 함부로 부르는 우는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몇몇 작품만을 가지고 작가의 예술성이나 예술품의 가격을 왈가왈부 하기엔 당신은 너무나도 비전문가이고, 근거 또한 빈약할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 비판은 긍정보다 훨씬 더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당신보다 미술에 조예가 깊고, 그 사람의 작품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당신을 앉은 자리에서 무시할 것이다. 미술 애호가들이 무식하고 수동적이기 때문에 현대 미술품들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구매하고, 칭송하고 있다는 착각은 제발 접었으면 좋겠다. 미술계는 더 이상 '벌거벗은 임금님'이 등장하는 멍청한 동화 속 세계가 아니다. 오늘날 임금님이 만약 벌거벗고 행진을 하고 있고, 그런 모습을 보며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를 하고 있다면 그곳에는 분명히 그럴만한 뭔가가 있다.
반대로, 예술가들이나 고등학생들도 '소통'하기 위해 자살을 하거나 자해를 하는 그런 멍청한 짓을 계획해놓고 자신의 행위를 예술이라고 표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것은 예술이 아니다. 그것은 단절된 소통이며, 일방적인 억지다. 이는 예술이 아니라 어린애 땡깡이다. 조금 극단적으로 표현을 한 것 같긴 한데, 죽음으로서 대의를 표하는 행위는 젠틀맨 리그(Gentleman League: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아니었던 시절에나 예술로 통용되던 행동이었다. (전태일 변호사님과 간디의 단식투쟁을 떠올리는 사람들은 그 당시 사회가 젠틀맨 리그였는지를 다시 한 번 떠올려보시기 바란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자살, 자해, 상해' 등을 통해서 예술을 한다는 사람들은 (적어도 대한민국 내에서 만큼은) 문제가 있다.
▲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설.
예술은 맨 마지막 단계인 5단계에 있으며, 인간 본성 궁극의 욕구이다.
예술은 어렵다. 예술을 하는 사람도 여렵고, 예술을 보는 사람도 쉽지 않은 것이 예술이다. 그래서 매슬로우(Abraham H Maslow)는 예술을 인간 욕구의 상위에 놓았으며, 인간이 향유할 수 있는 쾌락 중 고급 쾌락으로 그것을 정의했다. 플라톤도 현재 눈에 보이는 미술들은 모두 '이데아'의 세계를 모방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진정한 예술은 완성하기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아리스토텔레스, 샤프츠베리, 비움가르텐, 칸트, 헤겔 등. 당대 내노라하는 세계적인 철학자들도 예술(藝術)을 정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예술의 정의를 내놓은 학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이 예술에 대해 가진 공통적인 견해가 있었다면, 그들 모두 예술을 '자기 주관'대로 정의했다는 점일 것이다. 당신과 나도 마찬가지다. 당신과 나의 예술은 다를 수 있으며, 설령 우리가 이것이 예술이라고 지금 당장 합의를 본다고 하여도, 우리들의 자식 세대에서 이것을 예술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때 만큼은 예술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예술에 사람들이 집착하고, 예술을 사랑하고, 끊임없이 예술을 하는 이유는 예술이 그만큼 재미있기 때문이다. 예술은 직관적이고 함축적으로 우리들의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가교이다. 때론 밑도 끝도 없이 우리네 삶에 질문을 던지기도 하지만, 그것들이 인간의 미래를 결정하는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반열에 오른 예술가들을 우리는 '거장'이라 칭하며 그들의 이름을 평생 기억한다.
모든 예술이 세상에 물음을 던지진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오늘날까지 사랑하고, 기억하고, 진정한 예술로 기억하는 거의 대부분의 '걸작'들은 획일적인 세상에 질문을 던졌던 작품들이다. 다시말해, 거장들의 작품들은 대부분 논란과 이슈의 중심에 있다가 예술로 인정받은 작품이었다. 피카소의 작품이 그랬고, 마네의 그림이 그랬고, 비틀즈의 음악이 그랬고,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가 그랬다. 그리고 이 뒤를 잇기 위해 귀여니와 김인규씨, 그리고 낸시랭 같은 사람들은 오늘도 예술이냐 외설이냐의 기로에서 열심히 세상을 향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사람들을 거장의 반열에 올려놓을지 그냥 '미친사람'으로 남겨둘지를 결정하는 것은 당신 몫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예술의 기준은 분명 우리들의 마음속에 있다. 그러니 열심히 감상하고, 열심히 질문하자. 그렇지만 나는 당신이 섣불리 비판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무식하면 용감하고, 용감하면 좋긴 한데, 잘못하면 본인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피곤해질지도 모른다.
댓글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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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뜽! 새벽 좋은 읽을거리였습니다. 메릴스트립의 저 스크립은 정말 압권이었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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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동영상도 자르고.. 그 자른 크기에 맞게 자막도 제가 다시 편집했었는데... 유투부에 뙇! 놨더니.. 저작권 신고가 5분만에 뙇!
결국.. 동영상 내리고 폭풍 캡쳐... ㅠㅠㅠ
앞으로.. FOX 쪽 영화는... 근거로 안쓰려고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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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님 포스팅 한번 읽고나니 많이 배운것 같네요....
필력이 딸리는 저로썬 이런 포스팅보면 감탄밖에 안나옵니다....
추천꾸욱 누르고 많이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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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구.. ^&^ 추천 감사합니다. ^^ 예술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예술..이란거 별거 없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 이럴 때 한 번 생각해보고, 저럴 때 한 번 생각해보고, 가끔 건물이나 전시회를 보면서 비슷한 것 같은 녀석들 한 번 더 생각해보면.. 그런 짧은 생각의 편린이 우리를 '안목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 그런 의미에서 5lovesim님 께서도 이미 안목있는 감상자이십니다. 타임포럼에 오셨고.. 어느새 레벨 5시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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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w666
2012.05.25 09:10
우리가 무심코 지나가는 모든 물건및 자연 현상들을 예술가들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재해석한다.....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나네요...
좋은 글입니다...잘 보고 갑니다 ^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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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좋은 글 읽었습니다. 요즘 문화관련 프로그램을 맡아서 고민이 많았는데...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여전히 어렵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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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십니다 ^~^b 저는.. 집에 tv를 안두는 관계로 문화 관련 프로그램 '다시보기' 마니아입니다! 혹시 어떤 프로그램을 하시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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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어렵다. 비싸다. 남의 일이다?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고, 많은사람이 공감하고 느낄수 있고, 가격에 자유로운
다만 가끔 엄청난 가격은 그것을 누군가가 독점하기 위해서 발생하는게 아닐까합니다.
사실 누구나 다 예술가이고 사는게 예술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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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님...자 이제 시계이야기로 돌아가시죠.ㅎㅎㅎㅎㅎㅎ
글 너무 잘읽었어요. 저는 근데 아직도 무식한 쪽에 속하나 봅니다. 모던아트를 보면 아직도....궁금한게...같은 종류의 그림을 어린아이가 그리면 장난이고 유명한 작가가 그리면 예술이 되는걸 본적이 있어요. 이 경우 대체 뭐가 다른걸까요? 아이라서 의사의 deliberate conveyance가 없다고 판단해서인가요? 암튼...어렵습니다 어려워요. 예술에 대한 걸 시게에 응용켜보면 정말 재미있는 글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현대미술은 테크닉보다 의미부여가 더욱 크게 작용합니다. 즉, 작가의 의도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이 미술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때론 정말 말도 안되는 작품들이 몇십억 몇백억이 되곤 합니다. 그림에서 그림 자체보다 그림 이면의 의도와 해석이 매우 중요해지는 것이죠.. :) 많은 젊은 현대미술가들이 말도 안되는 그림을 못그려서 유명해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전달할 기회와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된 의미를 또는 투자자들의 지갑을 열만한 파워를 갖추지 못한것일겁니다.. ^^;; 어떻게보면 팀 님의 분석이 정확하십니다. 아이라서 deliberate conveyance 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죠. .. 오늘날 현대미술은 미술사 어느때보다 기술보다 의미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 이미... 팀 님께서는 정확히 진리를 꿰뚫고 계신듯 합니다. ^&^
시계이야기는..... 저보다 훨씬 많이 아시는 재야의 고수분들이 많이계셔서.... 샤샥 ^&^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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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오랜만에 제 뇌가 뜨거워졌네요...
가끔 현대예술을 보면...저에겐 너무 작위적이고 낯설기만 하고...
옆에 기술된 설명을 보지 않으면 도저히 알 수 없는 기호들이 제 눈을 어지럽히는데...
그럴때마다 스스로 저의 무지함을 자책하기만 하지요...
하지만 걸작, 명작이라고 일컬어지는 작품들을 보면...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지더군요...
어떤 설명도 필요없이...보는 관객들에게 지적인 자극을 줄 수 있는 것...그것이 진정한 예술이 아닌가 합니다...
클래식에 문외한인 사람도 모짜르트를 들으면 절로 흥겨워지는 것처럼 말이죠...
반면 연주자들이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음악이 모짜르트입니다...조금만 실수해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지요...
현대음악이 점점 난해해지는 것도 현대미술처럼 "현실과 멀리하기"인건지...
아니면...예술가들이 일반인들에게 "예술"을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지...
저 매슬로우처럼 인간을 자연스레 계급화 시키는것처럼요...서양학자들이 가지고 있는 분석의 함정이겠지요...
예쁘고 멋진 사물을 보면 어린아이나 최고의 지성도 똑같은 감정을 가집니다...그 감성을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겠지만...
굳이 "예술"이 어떤거라 규정할 필요가 있을까요...
수백억 하는 고흐 그림이나 석기시대에 누군가가 그려놓은 동굴벽화나 우리에게 주는 감동의 크기는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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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이십니다. 현대미술은 미술의 해석과 의미를 '강요'하기도 하고, 그림에 계속해서 칼을 대라고 우리들을 '채찍질'합니다. 사실 그게 좋은 사람들이 현대미술을 좋아하는건데, 저 같은 경우는 어려운 미술도 직관적이고 흥이 나는 미술만큼이나 좋아합니다. 말도 안되는 그림을 분석하기 위해 그 사람의 출신지, 시대적 배경, 성장과정, 가족환경 그리고 전문가들의 해석 등을 조사하고 의미를 확인하면서 느껴지는 해소의 쾌감이랄까요? 하지만 이아고님의 말씀대로 최근에는 너무 이런 예술만 인정받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픈것도 사실입니다. 그냥 '즐거운'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요. 마치 낭만파 시대에 야수파 사람들이 그리던 그림이 음지에 들어가 있던 그때처럼요.. ^^;;
제가 이번 글을 통해 예술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보자는 의미도 이런 사회 움직임에 발맞춰보자.. 는 의미였습니다. 이제는 '해석'이 필요한 예술이 유행이니 한 번 왜 그런가 생각해보자. 였던 것이죠.. ^^; 이런 현상은 아직 시계쪽까지 퍼져 대세론이 되진 않은 것 같습니다만.. 다른 산업분야로의 응용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 저는 예술에 대한 이아고님의 안목을 존중하고, 존경합니다. ^&^ 저도 이아고님의 댓글 보면서 오랜만에 고전 미술들을 머릿속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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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님의 빠르지만 깊이있는 댓글 감사합니다...소고님의 깊은 식견 저도 존경합니다...^^
'해석이 필요한 예술'이 작품배경이나 작가의 사상과 연관지어 보면 정말 재미있습니다...저도 이런 '어렵다는 미술' 흥미롭습니다...
그래도 제겐 현대미술은 쉽게 다가가기 힘든 것이였지요...뭔가 배경지식이 반드시 필요한거라 생각됐구요...
하지만 어느 전시장에서 백남준의 작품을 본 적 있습니다...
설명이 필요없었습니다...그냥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거든요...
그 후엔 부제가 반드시 필요한 작품들은 작가가 아직 자기성찰이 부족한듯 보였습니다...
자신의 세계관이 확고한 작가는 현대 미술이더라도 굳이 긴 배경지식이 필요없었습니다...그냥 느.낌.이 옵니다...
간결한 디자인과 설명서 필요없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만들어낸 스티븐 잡스에게 경탄하는 제겐 이런 "예술"이 더 편하게 다가오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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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5.25 12:12
좀 다른 얘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작년에 여행 하면서 빈에 있는 미술사 박물관에 들린적이 있습니다. 현대 미술이 아닌 고전 미술의 걸작들을 많이 보는 좋은 기회였는데요. 그때 당시에는 아무 생각없이 잘그렸네 정도로만 느꼈는데 돌아와서 작품에 대한 해석이라던가 뒷 이야기를 공부하면서 또 다른 감동을 느꼈던 적이 있거든요. 물론 예술이라는 것은 직관적으로 감동을 주는 어떤 것이어야 한다는데 동의합니다만 요즘의 현대미술이던 고전미술이던 아는만큼 보이는 어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은 유홍준 교수의 책에서 처음 본 말입니다만.. 정말 정확한 말이 아닌가 합니다.
이아고님 정도의 예술적 소양을 가진 분들께는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 있는 작품이 예술일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예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배경 지식과 바라보는 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몇자 보태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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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쿠...로키님...예술적 소양이라니요...부끄럽습니다...제 댓글이 너무 극단적이었는지...죄송합니다...
제 의도는 예술을 접근하는 태도를 언급하고 싶었습니다...예술을 너무 어려워하며 접근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물론 어느분야를 경험하든지...기초적 지식과 이해는 당연히 필요하지요...
전 단지 한국이라는 척박한 환경에서 문화생활을 영위하려면 너무나 문턱이 높고...
유행에 치우쳐 빨리 달구어졌다 식어버리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아쉽더군요..너무 힘들게 접근하니 빨리 피로해지는 거라 생각합니다...
예술을 이해하는 정도는 개개인마다 차이가 분명 있겠지만...좀 더 쉽게, 편안하게 예술을 즐.길.수. 있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직관적인 감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이야기지만...와인 같은 경우도...프랑스에서는 음료처럼 편하게 마시며, 그 맛을 느끼지만...
한국은 아직까진 럭셔리함, 경제적인 풍족을 나타내니까요...그래서 보통사람들은 쉽게 다가가지 못하더군요...
이런 차이...우리들이 예술을 접할때...이런 거리감이 있는건 아닌지요...
문화의 차이라 생각하기 전에...인식의 방법을 바꿔보는 것도 좋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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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5.25 12:03
소고님의 핫한 글을 보고 예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네이버에서는 이렇게 정의해 놓았더군요. (엄밀히 얘기하자면 네이버 백과사전에 올라온 정의..)
미적(美的) 작품을 형성시키는 인간의 창조 활동.
[출처] 예술 [藝術, art ] | 네이버 백과사전어려운 이야기로 예술을 정의하거나 이해하는 것 자체가 부질없는 일이긴 합니다만 저 나름대로 몇가지 첨언하자면..1. 예술이냐? 외설이냐?사무실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놀래켜 주고 싶을때 검색창에 세상의 기원을 쳐보라고 권해주는 용도로 자주 쓰이는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이라는 작품입니다. 이건 예술입니까? 외설입니까?? 유명한 화가가 그렸으니 예술이라고 해야하지만 엄격한 잣대를 대자면 음란한 그림이기도 하지요. 그런 측면에서는 외설이며 예술입니다.2. 김인규 선생의 누드 사진그렇다면 김인규 선생의 누드 사진은 외설입니까? 예술입니까?? 제가 보기에 경계가 불분명하지만 본인은 예술이라 생각해서 올렸고 대중에게는 그정도의 인정을 받지 못했지요. 예술을 의도했지만 외설도 아닌 해프닝이 된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퍼포먼스죠. 예술도 좋습니다만.. 자기는 그래도 볼만한 몸매고 아내는 만삭에 그닥 미인도 아닌데 이런 사진이 나도는 걸 좋아하지는 않았을겁니다.3. 명문대 교수 귀여니귀여니가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교수까지 된건 맞는 말이지만 명문대 교수로써 맞춤법 마저 틀린 저 소설을 쓴 건 아니죠. 그건 선후관계가 뒤집혔다고 생각합니다.4. 마르셸 뒤샹, 피카소, 비틀즈일견 사람들에게 파격을 선사한 사람들의 작품과 어린 아이가 같은 작품을 그렸다면 그 차이는 어디있는가? 하는 질문을 팀님이 하셨지요. 저는 아마도 그 차이가 알고 (혹은 노리고) 했느냐? 아니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아이의 그림같은 피카소의 작품이 명작이 되는 까닭은 그가 이미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기 때문이죠. 피카소와 어린아이가 똑같은 선 하나를 그어도 거기에 덧붙여진 지식과 영혼은 다를테니까요. 비틀즈도 마찬가지, 마르셀 뒤샹도 마찬가지일겁니다. 생각없이 한게 아니죠. 그러므로 그런 일련의 창작 활동은 예술, 우연히 했는데 그게 거장의 작품과 닮았다면 그건 예술이라고 하기 힘들겁니다.5. 그러므로 소고님이 던지신 예술에 대한 정의는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저도 예술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
로키님은 언제나 '열리기만 한' 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는 것 같습니다. ^&^ 세상의 기원..은 볼때마다 흠칫흠칫.. 뒤를 돌아보게 하는군요..
^&^ 되려 제가 감사드립니다.. ^^ 역시 말은 해야 보배인가봅니다. 짧은 글 한 토막에..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을 해주시니.. 오늘은 너무나도 즐거운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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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흥미로운 글 잘 봤습니다.^^
사견 하나만 덧붙이자면,
예술가를 사칭하지만 정작 재능도 머리에 든 것도 없는 일부 뻔뻔한 사기꾼들이나
예술적 소양을 어떻게든 키워나갈 생각은 하지 않고 자뻑(나르시즘)의 한 도구로서만
예술을 소비하려드는 철없는 딜레탕트들이 제일 문제라고 보는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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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ual7
2012.05.27 10:52
동감합니다.
예술작품 수집을 좋아서 하는 사람도 있지만 유명하면 자신의 취향과 상관없이 사놓고 이거 가지고 있네 자랑하는 사람들과
재테크 수단으로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인기를 얻은 후 작업실을 공장화해서 무작위로 찍어내는 사업가형 작가도 많아졌습니다.
조수와 인부들을 써서 같은 작품의 양산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편으론 그런 활동들도 다음 세대의 진중한 예술가들과 수집가들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서로 실수하다가 배우니까요.
어제 지인인 화랑 관장님과 얘기하다가 한 중국 작가의 소신있는 발언이 생각납니다.
그 작가의 작품을 사고 싶다는 사람이 많아서 작가에게 주문했더니 '떠오르는 게 없어서 작품을 만들 수 없다.'라고 하면서 '기다리라'고 했다는군요.
그런 작가의 작품은 새록새록 좋아지는 감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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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전 얼마 살진 않았지만 거의 한평생 예술을 전공으로 하고 있고 지금도 공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짊어지고 갈 1인입니다.
같이 사는 여자도 소위, 작가라 칭해지는 직업을 가진 여자라 ㅋㅋ
음 여러가지 논쟁거리가 있습니다만, (여기서 다 풀어놓자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소고님이나 여기 계시는 분들같은 분들이 많아져야 아직도 지지부진한 우리나라 예술계가 더 풍부, 풍요로워 지리라 생각되네요.
토리노님이 말씀하셨듯이,
저도 우리네 삶 순간순간 자체가 예술이라 생각됩니다.
마치 현대미술처럼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요,
예술이란 것이,
그 결과물이 무엇이든 어떻게 생겨먹었든
(인간의 삶에 정해진 최소한의 도덕과 법만 어기지 않는다면)
그것이 우리에게 잠깐이라도 즐거움을 주거나 어떤 환기를 불러 온다면 가치 있지 않을까요?
(사실 이것도 애매합니다. 표면적으로 딱 '난 이 얘기를 하는거야!'하고 보여주면 좋은데 까며 알아가는 재미를 주려 하는지 한참을 공부해야 그 의미가 어렴풋이 다가오니까요)
이 시간에도 더 많은 이에게 공감하고 소통하고 싶어 하는 많이 작가분들이 열심히 고민하고 계실겁니다. ㅋ
(사실 술 쳐드시고 있을지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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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이 부족해서 감히 뭐라고 댓글을 달기가 두렵습니다만 용기내어 한 마디 적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서, 블로그도 예술의 경지로 승화될 수 있고 어엿한 한 장르(?)로서 인정받을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유하고 싶은 가치를 형태적으로 표현'하고 그것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한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많은 생각을 하고 갑니다 (지하철에서 못 내릴 뻔 했습니다 ㅎㅎ) -
재밌게 잘봤습니다...
세상에는 너무 많은 예술이 있어 다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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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ymemaker
2012.05.26 00:47
재밌는 글 잘 감상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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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O
2012.05.26 09:32
예술이냐 외설이냐 분명한 기준은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너무 주관적이기에
그 시대에 맞는 정서와 사람들의 수요가 있다면 예술이 되는것이고
수요가 없다면 자연스레 외설로 치부되지 않을까요
상품화든 허세든 간에 그 예술품을 수요하는 사람이 있다면 예술이지 않을까요
지금이든 시간이 지난후 이든...^^
실제 포르노배우들도 작품을 찍는다라고 하지 않나요? ㅎㅎ 전 인정합니다 넓게 보는 시각도 중요하다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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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아스
2012.05.26 10:00
뭐...영원히 경계지을수 없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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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ual7
2012.05.27 11:00
현대 예술을 어렵게 만든 건 작가 자신들과
그 주변에 머물면서 온갖 철학자들의 고리타분한 논리를 인용하면서 아주 어렵게 쓰는 글쟁이탓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쪽 업계에서는 그런 작업이 분명 필요합니다만 일반 대중에게는 너무 어렵게 보여집니다.
어젠 대림 미술관 <핀율 탄생 100주년전>을 봤는데 그런 가구부터 시작해서 최근 패션 디자이너, 산업 디자이너 등의 전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데이트족부터 가족관객까지 다양한 관람객이 보이는 일들은 참으로 고무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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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예술로서 받아 들여지기 어려운 점은...
여러 예술가들의 - 아지만 단가는 아직 싼 - 작품을 구매해 놓습니다.
연예인 계약서 처럼 우리 겔러리에만 독점....식으로..
그러구 나선 겔러리 주인들이나 그 바닥 큰손들 끼리...
힛트 상품 하나를 만들죠...누구 누구 작품 몇억에 팔리다...
추임새로, 평론가들의 그레이트한 평론이 나오고.....
그러면 미리 구매 해 놨던 그 누구누구 의 작품들은...몇억에 상당한 가격으로 뛰는...
마치 앤터테인먼트 사업과도 비슷하죠... 여럿 지망생 굴리면서..하나 뜨면 그걸로 먹고 살고, 다시 물색및 재투자...
돈 놓고 돈먹기...그렇다고도 합니다 .... .. -
이바닥에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 는 타짜의 명대사가 생각나는군요.. ^^
미술시장이 투기시장이 되었다는 것이 저도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런의미에서..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예술가와 그 예술가의 작품을 합리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 이 글 다음 소재기도 했었던.. 미술품의 가격형성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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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ual7
2012.05.30 01:16
순수 컬렉터에서 투자가로 변모하기까지..미국의 미술 시장에서 시작되어 전세계로 퍼져나간 것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찾아드리고 싶지만 제목이 기억이 안납니다. ㅜ ㅜ 나중에 찾으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제 지인 중에 화랑을 운영하는 분은 정말 작품이 좋아 구입합니다. 팔리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해외에 한국 작가를 소개하는 재미로 일하십니다.
우리 주위엔 그런 분도 계십니다. 나 자신부터 그렇게 구입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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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눈
2012.05.29 12:24
소고,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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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눈님... 저좀 가까이 두고 써주세요..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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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눈
2012.05.29 18:24
가끔 소고님 글....넘 어려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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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바 닥
2012.05.30 19:27
예술은 예술가가 만들어 내는것이죠...
그 사람의 작품이 당장 그렇게 평가되었다라고 하기보다는 그 사람의 작품이 그렇게 되기까지에 대한 모든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예술가의 작품의 값어치를 정하는것이지 그 작품만의 값어치를 정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듭니다. 전...
마치 피카소가 3분만에 그 마담을 그렸지만 그 마담을 그렇게 그리기까지 평생을 바친것 처럼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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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은 글 잘봤습니다. 많은 정성이 담긴 글이라 생각됩니다.
다음 글이 기다려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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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yw01
2012.06.09 22:01
누가 한 말인지 확실히 기억은 안나지만 제 가슴속에 박혀버린 말이 있습니다.
"예술은 사람들이 보기에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세상에 대해 개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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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lesse
2012.06.10 10:40
아~ 몇 년만에 타포 들어와서 소고님 좋을글이 눈에 띄었네요^^ 아무래도 요즘 제 인생에 "예술"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들어와 마음을 휘저어 놓아서 그런가 봅니다.
한줄씩 띄어 주셨다면 조금 편했겠지만.. 깨알같은 모니터글을 잘보지 못하는 불편한 눈을 가졌음에도 눈에 힘줘가며 다 읽어 내었습니다.. 흐흐흐 ^ㅡ^
여자친구가 예술(그림)하는 친구인데다 더군다나 장르가 색면추상화 쪽이라 저한텐 더욱 어렵답니다.
한국과 뉴욕 등지에서 이따금 전시회를 하며 자신을 알리고 있는 친구입니다. 참고로 저는 기계(자동차쪽)로 먹고 사는 놈이라 예술..과는 거의 반대적인 성향의 사람
이라서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친구와 참~ 많은 논쟁을 했었지요.. 그러다 지금은 제가 관심없던 르네상스니 뭐니 미술역사공부까지 해가며 이 친구를 이해해가려고 노력하
는 중입니다. 그러다 보니 꼭 미술뿐만 아니라 클래식(월요일도 예당에 파보 예르비랑 힐러리 한 온데서 보러가네요^^)음악, 패션(은 원래 클래식 좋아했습니다만^^;)
등등 여러가지 좋은(?) 영향들을 많이 받게 되어 과장하자면 삶이 더 고풍스러워 졌달까.. 뭐 아무튼 그런 느낌까지 들게 되더군요..
제가 느끼는 예술은 럭셔리와 맞닿아 있는 모양입니다. 아무튼 예술의 길은.. (특히 저같이 기계적인?? 사람에게는) 멀고도 험한.. 그런 세계네요.. OTL...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소고님께 즐거운~ 예술 이야기를 듣고있는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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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mah
2012.07.12 17:28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예술을 정의하기란 어려운 것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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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logx
2012.08.08 16:29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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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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