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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가 이달 중순 경 패션 브랜드 타미 힐퍼거(Tommy Hilfiger)와 

워치 분야 라이센싱 파트너인 모바도 그룹(Movado Group)을 상대로 뉴욕 연방법원에 디자인 도용 관련 소송장을 제출했다는 소식입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위 첨부 사진을 보시면 예상하시겠지만, 

오데마 피게를 대표하는, 나아가 럭셔리 스포츠워치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아이코닉 피스인 로얄 오크(Royal Oak) 디자인을 

타미 힐퍼거의 새 워치 컬렉션 이튼(Eton) 워치가 노골적으로 카피했다는 혐의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故 제랄드 젠타(Gerald Genta)가 디자인하고 1972년 런칭한 이래 40년 가까이 시계 매니아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로얄 오크. 

RO는 특유의 옥타곤(8각, octagon) 케이스에 베젤 상단에 터프하게 노출시킨 8개의 스크류가 그야말로 시계의 개성을 대변하는 주요 디테일인데, 

RO의 이 너무나 유명한 디자인적 특징들을 타미 힐퍼거의 이튼은 제가 보기에도 너무 심하다 싶게 카피하긴 한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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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RO의 디자인을 차용한 시계들은 과거에도 찾아보면 제법 있었습니다. 

세이코나 부로바에서도 비슷한 시계들이 출시된 예가 있고(위 첨부 사진 참조, 출처: TZ-UK)

이베이나 아마존에선 벼래별 듣보잡 패션워치 브랜드들의 RO 이미테이션 워치들도 판매된 적이 있습니다.(이들 대부분은 현재는 자취를 감췄지만요...)


하지만 이번 타미 힐퍼거의 이튼(Eton)은 경우가 조금은 다르다고 봅니다. 타미 힐퍼거의 패션계에서의 명성을 고려했을 때나, 

모바도 그룹 역시 시계 업계에서 존재감이 없는 그룹이 아니기에(모바도, 에벨, 콩코드, 타미 힐퍼거, 페라리 워치 등이 소속됨),

이번 소송의 양상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서 차후 다른 유사 디자인 관련 소송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진 않을까 감히 짐작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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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형태나 베젤부 디테일, 크라운 쪽 프로파일 디테일은 심히 로얄오크스럽고, 러그쪽은 또 IWC의 인제니어스럽군요... 



요 근래 ETC동에서도 이미테이션 내지 오마쥬 워치 관련한 토론들이 전례없이 진지하고 흥미진진하게 전개된 바 있지만...  

등장한지 반세기가 넘는(특허권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로운) 클래식 디자인 관련해선 다양한 유사 디자인 제품들이 출시되고 업계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도 직결되는 일부 유니크한 디자인 요소(ex. 파네라이의 류즈가드 같은 부분)나 케이스 설계(ex. JLC의 리베르소) 관련해선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논쟁의 여지가 많은 게 현실입니다. 제랄드 젠타의 가장 성공적인 디자인 중 하나로 평가되는 로얄오크도 이에 해당이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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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마 피게 측이 타미 힐퍼거를 상대로 제출한 소송장에는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와 '상표 침해(Trademark infringement)'가 메인 사유로 기재되었다는데요. 

트레이드 드레스는 국내에선 조금 생소하지만 미국에서 등장한 개념으로 해당 상품의 총쳬적인 이미지 및 외형적 특징들을 포괄하는 지적재산권 관련 용어라고 합니다. 

얼마전 애플과 삼성의 소송에서 제기된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트레이드 드레스 개념인데, 애플은 삼성이 자기네의 디자인적 특징들을 모방했다고 주장한 것이 그것입니다. 


제가 법쪽으론 무지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트레이드 드레스를 적용하면 타미 힐퍼거가 당연히 불리해질 수 있다면, 트레이드마크 침해는...@.@;;; 

암튼, 이런 종류의 소송에서 AP도 승소하기가 그리 만만치는 않다고 봅니다. 앞으로의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알 수 있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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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송이 제기된 이후로, 타미 힐퍼거 USA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이튼(Eton) 워치가 은밀하게 사라졌다면, 

아직 영국 쪽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판매가 되고 있더라구요. 관련 페이지 링크: http://uk.tommy.com/Eton-Watch/08J1790914,en_GB,pd.html


위 사진 속 오데마 피게의 로얄 오크 오프셔(ROO) 크로노그래프를 쏙 빼닮은 TH의 이튼 워치 같은 경우는 영국 GBP로 130파운드(한화로 약 22만원대)입니다. 

ROO 크로노 비슷한 인상의 모델이 한화로 보통 리테일가가 2천만원대가 기본인 걸 감안하면, 두 브랜드 시계의 가격차이는 무려 약 100배 가량(+) 납니다.... 


애초 이렇듯 타겟층부터 너무나 다른 두 시계인지라, 이번 소송을 지켜보는 해외 커뮤니티 회원들의 반응도 제각각인 듯 싶습니다. 

오데마 피게 입장에선 당연히 제기할 수 있는 문제라는 반응과 일각에선 구매층이 천지차이인데 AP가 넘 오버하는 거 같다는 식의 반응도 없질 않습니다. 


어찌됐든 종합적으로 볼 때, 시계 디자인에 있어서 오리지널리티와 이미테이션의 경계가 때론 모호할 수 있다는 데엔 동의하지만, 

어느 선을 넘어서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카피한 디자인은 해당 브랜드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그리 현명한 선택이라고 보기 힘들며,  

시계 애호가로서 이를 바라볼 때도 해당 논란이 되는 브랜드가 게으르고 안이하다는 인상을 주기 십상이라는 것입니다... 

클래식 디자인에서 모티브를 따와 자기네 나름대로 개성을 부여하고 퀄리티 있게 만들어낸다면야 비난받을 일이 없을텐데, 

이번 타미 힐퍼거의 경우는 호의적으로 봐주기엔 애초 한계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럼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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