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글을 쓸 때, Jaeger LeCoultre를 이 연재글에 포함을 시켜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좀 했습니다. 왜냐하면 예거를 하이엔드 브랜드라고 보자니 좀 뭔가 아닌것도 같고, 그렇다고 그럼 하이엔드 브랜드가 아닌가 라고 생각하자니 그것도 좀 아닌거 같은, 애매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격도 사실 여타 하이엔드 브랜드들과 크게 다르지 않고, 시계 제작에 들어간 정성과 기술은 더 뛰어나면 뛰어낫지 뒤쳐지지 않는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타 하이엔드 브랜드에 에보슈를 공급하기도 하는 면도 있어서, 어떻게 딱 꼬집어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포함시켰습니다. 여러차례 고민했습니다만, 결국 시계 자체를 보게 되면, 이것이 하이엔드 시계가 아니라고는 정말 이야기할 수 없거든요.
예거에도 많은 컬렉션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드레스워치를 고를 때, Reverso는 제외를 시켰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Reverso는 태생이 스포츠워치이거든요.
네, 고리타분한 기준인 것은 알지만, 그래도 제게 있어서는 태생도 스포츠워치이고, 스포츠에 필요했던 기능과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을 현대적인 기준에 맞춰서 드레스워치라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넵 제가 고리타분한 인간입니다 전통을 중시한다고 생각해주시고, Master 컬렉션 중에서 드레스워치로 적절한 모델들을 찾아보겠습니다.
첫번째 모델은 ref. 1548470 Master Control 입니다. 뭐랄까 예거 시계의 기본중의 기본같은 모델이죠. 케이스 재질이 스틸인 것이 1548470 으로 검은색 다이알과 흰색 다이알이 있고, 1542520 은 골드 케이스로 흰색 다이알만 있습니다.
예거의 자동무브먼트 Cal. 899 가 들어간 모델로, 케이스 사이즈는 39mm, 두께는 8.8mm 입니다. 케이스 가공과 무브먼트의 스펙이 무색하게 1548470의 리테일 가격은 전혀 하이엔드스럽지 않은 USD 6,850 입니다. 여담으로 예거는 리테일 가격을 찾기가 매우 쉬웠는데,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다 나와있습니다. 사실 그거 보고 하이엔드로 분류하지 말까도 잠깐 고민했습니다 금통 1542520의 리테일 가격은 USD 15,300 입니다. 골드 케이스와 스틸 케이스의 가격 차이가 제법 나는 편같이 느껴집니다만 그건 아마 스틸케이스 가격이 워낙 좋은 편이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다음 부터는 모두 Master Ultra Thin 컬렉션의 모델들입니다. 첫 모델은 1296520 Master Ultra Thin 1907 입니다. 이 모델은 스틸 케이스 없이 골드케이스만 존재하는데,
수동 무브먼트 Cal. 849가 적용되어있고, 케이스 사이즈는 같은 39mm 에서 두께가 4.05mm로 확 줄어들었습니다. 다만 무브먼트의 직경이 케이스에 비해 작은 편이라 뒷면을 바라볼 때 약간 조화가 맞지 않는 부분은 감안 해야합니다. 골드 케이스만 있는 관계로 리테일 가격은 USD 17,000 입니다.
다음은 1288420 Master Ultra Thin Date 모델입니다. 마스터 콘트롤과 같은 자동 무브먼트 Cal. 899가 적용되어있고, 은색 다이알에 스틸케이스, 그리고 크림색 다이알에 골드케이스 (1282510) 두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크기는 살짝 커진 40mm 이지만, 그리고 마스터 컨트롤과 같은 기능을 제공하지만 Ultra Thin 이라는 컬렉션 이름에 걸맞게 케이스 두께는 7.45mm로 더 얇아져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바 인덱스인 점이 더 마음에 드네요 (쐐기 모양에 더 가깝긴 하지만).
얇아진 만큼 가격은 반비례하게 되죠. 리테일 가격은 USD 8,100. 1282510의 경우엔 리테일 가격이 오히려 마스터 콘트롤보다 더 싼 USD 15,000 입니다. 신기한 예거의 가격정책입니다. 금통을 사겠다고 한다면 마스터 콘트롤보다는 이 모델이 같은 기능에 더 얇고 더 싸기까지. 훨씬 좋을것 같네요.
Master Ultra Thin 모델들 중에서 두번째로 마음에 드는 1272510 Master Ultra Thin Small Second 입니다. Cal. 899 에서 데이트를 생략하고 초침이 6시로 내려온 Cal. 896 자동무브먼트가 들어갔고, 케이스 사이즈는 적절한 38.5mm 입니다. 그런데 센터초침에서 섭세컨드로 내려오고 데이트 기능도 생략되었는데 두께는 오히려 7.6mm로 두꺼워졌습니다. 뭔가 이해가 별로 안가는듯 하지만 그래도 7.6mm 라는 숫자 역시 충분히 얇기는 하니까 넘어가기로 합니다. 특이하게도 같은 모델명으로 1352520 모델도 있습니다. 이것은 40mm 크기에 8.6mm 두께입니다.
1272510 의 리테일 가격은 USD 13,900 입니다. 은색 다이알에 스틸 케이스 버전인 1278420 의 리테일 가격은 USD 7,800 입니다.
그리고 다음 모델이 Master Ultra Thin 모델 중에서, 아니 예거의 모든 시계들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계인 1313520 입니다.
Master Ultra Thin Minute Repeater Flying Tourbillon 모델입니다. 네 뭔가 이름이 좀 이상하게 긴 듯 한데, 기분 탓이니까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드레스워치로 컴플리케이션 같이 복잡한건 안어울린다고 제가 어디에선가 글을 적은적이 있는것 같기도 한데, 잘 기억이 안나니까 역시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보니 다이알 6시 부분에 좀 복잡해 보이는게 있는것도 같은데, 뭐 어차피 Small Second 있나 저런게 있나 비슷해보이니까 넘어가도록 하지요. 하얀 다이알 부분이 많이 있으니 깔끔해보이고 좋네요.
이 시계를 예전에 직접 봤을 때 감상은 링크(https://www.timeforum.co.kr/brand_JaegerLeCoultre/10597499)에 적어놨으니 시간 많으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거 같습니다. 케이스가 41mm로 살짝 큰 편이긴 하지만 두께 7.9mm로 드레스워치로 손색 없네요. 참 멋진 시계입니다.
리테일 가격은 USD 401,600 이라고 합니다. 단위가 한 두개쯤 뭔가 이상한것 같기도 한데, 어차피 아까부터 그냥 넘어가왔으니까 이번에도 그냥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허허허
내용을 표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레퍼런스 넘버와 가격은 일단 골드케이스 기준으로 했습니다.
예거는 참 알 수 없는 브랜드인듯 합니다. 어떨 때에는 하이엔드 브랜드들 뺨을 두어바퀴쯤 돌려치는 모습도 보여주지만, 또 어떨 때에는 그저 그냥그런 브랜드 같은 모습도 보이니까요. 하지만 언제나 일관된 모습 하나는, 예거의 무브먼트들은 언제 어디서나 훌륭하고 하이엔드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는 점일겁니다.
만약 제가 예거에서 드레스워치를 하나 고를 수 있다면 뭐 당연히 1313520을 고르겠지만, 가격도 고려하라고 한다면, 고민을 좀 많이 해보다가 1278420 Master Ultra Thin Small Second 를 고를것 같습니다. 혹자는 하이엔드 드레스워치로 스틸이 뭔말이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예거에서는 놓았던 정신줄좀 잡고 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것 같은 시늉이라도 하면서 스틸 울트라씬 모델을 골라야할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예거에서의 드레스워치:
1278420 Master Ultra Thin Small Sec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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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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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anlee
2015.08.0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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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2015.08.06 18:12
전 개인적으로 리베르소가 드레스워치로 종목변경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스포츠워치 태생임은 부인할 수 없죠 ㅎㅎ
제가 JLC에서 갖고 싶은 드레스워치는 울씬 주빌레 플래티넘입니다.
케이스백만 시스루였어도 발 벗고 찾아 나섰을텐데 좀 아쉽습니다.
아! 그리고 울씬 무브먼트 이름이 549가 아닌 849입니다^^
언제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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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측
2015.08.06 19:40
으으 키패드로 적다보니 오타났네요. 이따 수정하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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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omi
2015.08.06 19:40
개인적으로 예거는 하이엔드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와 어울리지는 않아서 보유하지는 않습니디만 충분히 기술력이나 마감은 인정 할 수 밖에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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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sche
2015.08.06 19:47
저도 예거는 하이엔드에 분류된다는거에 동감합니다. ^^
게시글갯수가 의외로 많아 단독 포럼으로 분류됬을 뿐이지 만약 분류되지 않았으면 하이엔드쪽에 올라갔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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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형
2015.08.06 21:57
11번의 소리는 영상으로만 들어봤지만 영롱합니다~ 드림워치입니다! (로또되면 살거에요!)
이번에 새로나온 울씬 캘린더도 참 이쁘더라구요! 어제 실물구경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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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우물
2015.08.06 22:47
이 연재에서...예거가 빠지면 섭섭하지요...ㅎㅎ
하지만 리베르소가 빠진건 섭섭하네요...ㅋㅋ
그래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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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abon
2015.08.07 00:42
하이앤드에서 예거를 보니 당연한듯 방갑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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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yz
2015.08.07 01:25
연재 시리즈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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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발발
2015.08.07 11:52
예거도 참 멋진 시계가 많더라구요...
1313520은 처음 보는데 우측님 리뷰보러 날라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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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역사
2015.08.07 12:02
JLC의 전통적인 드레스 워치는 약간 심심한? 느낌이더군요. 울씬문처럼 약간의 복잡시계도 충분히 얇고 가벼우니 오히려 이쪽에 더 강점이 있어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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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찐찐
2015.08.07 15:36
예거의 디자인은 깔끔하긴 하지만 단아하고 아름다운 맛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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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렉스맨냐
2015.08.07 19:02
신세계에서 예거를 첨 접했는데 진짜 너무아름다운
시계였어요~ 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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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바라
2015.08.07 21:34
씬문이는 왜 빼놓으셨나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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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측
2015.08.07 21:45
씬문은.. 말만 thin이지 제 기준에서는.. 전혀! 얇지 않고 두꺼워서 제외해버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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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w1007
2015.08.09 11:58
드디어 예거기사를 쓰셨네요^^b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라 내심 기다리고 있었습니다ㅋ
깊이와 지식을 겸비한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이 배웁니다!
앗 글제목 예거 스펠링 수정이 필요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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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상옆자리
2015.08.17 23:05
아 예거가 드디어 나왔군요 ! ^^
예거는 스틸 모델도 많이 만들어줘서 참 착한 브랜드인 것 같습니다 ㅎㅎㅎ 그런 이유로 브랜드 이미지(?)에 좀 타격을 받는 것도 같은데, 그런 비물질적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스틸 모델을 계속 출시하는 예거에게 박수를 보내는 바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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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구리
2015.12.24 11:39
스틸도 만드는 실력있는 착한 브랜드라고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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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애송이
2018.05.20 16:43
울트라씬. 패트리모니 스몰세컨. 칼라트라바
김우측님 매번 글 잘읽고 있습니다.
예거라는 브랜드는 충분히 하이엔드라고 생각합니다.
가격에 비하면 무브도 뛰어나고 마감도 뛰어나고. 기술력으로도 빅5랑 같으면 같았지, 쳐진다는 생각이 안드는 참 묘한 브랜드 입니다.
거기에 스틸시계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좋은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