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hard Mille RM67-01 을 만나보다 Highend
올해 SIHH 2016 에서 제게 제일 기대되었던 모델은 RM67-01 이었습니다. 물론 AP의 Royal Oak with double balance wheels도 있었고 여러 모델들이 있었지만, 제 관심이 가장 많이 간 것은 바로 이것이었죠. 리차드밀에서 이번 SIHH에 새롭게 발매한 다른 시계들도 있었지만, 어차피 아스트랄한 가격을 생각하면 관심이 1g도 가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 RM67은 그럼 손이 닿을만한 가격이냐 하면 사실 별로 그렇지는 않고 로또가 되어도 과연 이걸 살까 라고 망설일 정도의 가격표이긴 하지만 뭐 혹시 압니까 제가 로또라도 맞을지... 이 RM67은 리차드밀의 토너형 케이스의 모양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7.75mm 두께의 슬림워치. 과연 이것이 실제로 만나게 되면 어떤 모습일까 많이 궁금했었고, 다행스럽게도 지난주, 총선 바로 전날, 이 시계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신라호텔 지하 아케이드에 있는 리차드밀 부띠끄에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오후에 다과를 준비해주셨는데, 너무 맛있는것들로만 준비해주셔서 자꾸 핑계를 만들어서 가고 싶어지는 부띠끄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나왔습니다. RM67들.
재질들의 variation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일단 만나볼 수 있던 것은 4종류였습니다. 티타늄 소재의 RM67-01, 그리고 로즈골드 케이스, 화이트골드 케이스는 다이아몬드 세팅에 따른 두가지 모습이 있었고요.
우선 골드 케이스의 모습입니다. 베젤에 다이아몬드들이 잔뜩 들어가 있는데... 솔직히 전 저런 다이아몬드들은 부담스럽더군요. 매장 매니저님 말씀으로는 요새는 남성분들도 저런 다이아몬드 세팅을 꽤 찾는다고는 하는데.. 음 아직 전 그정도 나이는 아닌가 봅니다.
하지만 저런 금색을 보면 왠지 좋아지는건... 어쩔 수가 없나봅니다. 처음엔 에이 너무 화려하잖아, 금이면 무겁고 리차드밀답지도 않지 라고 생각하다가, 계속 앉아있으면서 쳐다보게 되니, 저 로즈골드 색과 검은 줄의 색상조합이 왠지 자꾸 이뻐보이는게.... 음음.
그리고 이것이 화이트골드 모델입니다. 로즈골드 모델과 마찬가지로 다이아몬드 세팅이 되어있는데, 이 모델 외에도 케이스 옆면까지 다이아몬드 세팅이 되어있는 모델도 있었습니다. 역시 너무 화려하기 때문에 너무 비싸서가 아님! 그냥 예쁘구나 하고, 본래 오늘 제일 보고 싶었던 RM67-01 티타늄 케이스를 잡아봅니다.
짜잔
앞서 다이아몬드들이 붙은 모델들 보다가 이걸 보니 왠지 너무 수수해보이는듯한 착시현상이 생깁니다.
첫 느낌은, 7.75mm 라는 숫자가 무색할 정도로 꽤 두껍게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비교해보면 9mm 정도 두께의 로얄오크보다 확실히 얇습니다.
순간 RM67이 두껍다고 느껴진 이유는 케이스 모양에 따른 것입니다. 로얄오크나 여타 시계들은 가장 두꺼운 부분은 9mm 정도일지라도 케이스 가장 바깥쪽은 그보다 두께가 얇죠. 하지만 리차드밀 케이스는 형태가 가장자리나 가운데나 두께가 같습니다. 그 차이 때문에 살짝 실제보다 두껍게 느껴지는 면이 있긴 있습니다만, 그래도 8mm도 되지 않는 두께가 어디 가는것 아닙니다.
얇고 가볍고 착용감 좋은 시계. 리차드밀은 언제나 가볍고 착용감 좋기는 했지만, 얇은 모델은 별로 없었죠. 있어도 원형케이스 혹은 사각케이스였는데, 이제 리차드밀의 아이콘과 같은 토너형 케이스로도 나왔습니다.
살펴보면 정말 이 시계를 얇게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이 들어갔음이 보이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뒷면 사파이어 크리스탈 입니다.
로터가 돌아가는 주위로 원형 고리 같은게 보이시지요? 뭔가 했더니, 로터 돌아가는 부분만 사파이어 크리스탈이 얇습니다. 주변엔 좀 더 두꺼운 사파이어 크리스탈이다가 로터 돌아가는 부분만 얇게 깎아서 시계 전체 두께를 더 얇게 만든겁니다. 저럴거면 그냥 처음부터 더 얇은 크리스탈 쓰면 되는거 아닌가 싶었는데, 아무래도 크기와 강성 때문에 저렇게 하지 않았나 싶네요.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로터 부분만 깎아서 두께를 낮춘다는건 상상도 안해봤는데, 정말 여러가지로 머리를 쥐어짜며 얇게 만들었나 봅니다.
그리고 이번 RM67의 자랑인 다이알입니다. 얇은 시계를 만들면서도 다이알은 오픈 다이얼로 3층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덱스와 다이알 밑으로 무브먼트가 훤히 드러나는 구조를 가지고 있지요. 그리고 이 두께 이면서도 풀로터 자동 와인딩과 데이트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픈 다이알인게 확 눈에 띄는 순간은 날짜창을 세팅할 때 입니다. 날짜 디스크 전체가 휙 돌아가는게 한눈에 보이는 것이 굉장히 멋있더군요.
RM67의 무브먼트에서 또 한가지 새로운 것은 이 시간 조정 인디케이터입니다. WDH 표시된 부분인데, W는 용두가 잠겨서 시간이 흘러갈 때이고, D는 용두를 한단계 뽑아서 날짜를 조정할 때, 그리고 용두를 완전히 뽑으면 시간을 조정하는 H를 가르킵니다. 사실 어찌보면 그리 필요가 없는 기능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보다는 이런 슬림 무브먼트에 (무브먼트 두께 3.6mm) 이러한 기능을 집어넣었다는 것이 의미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RM67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바로 그 크기와 두께입니다. 베젤이 없는 디자인이기 때문에 48mm 라는 케이스가 그리 크지 않고 손목에 착 감기고, 또 8mm도 되지 않는 두께때문에 그리 튀어보이지 않습니다.
비교샷으로 올려보는 RM011 Felipe Massa 모델입니다.
이런 무지막지한 크기의 시계들 보다가 RM67을 보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RM67의 또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바로 용두입니다. 용두의 생김새는 마치 소 잡는 정 처럼 생겨서, 손등에 큼지막한 흉터라도 낼것같이 보이는데, 실제로 착용하고 움직여보면 손등에 닿아도 별다른 느낌이 없습니다. 아마도 끝부분 가공을 잘 해놓아서 그런게 아닌가 싶더군요.
이전까지 제가 제일 좋아하던 리차드밀은 RM035 였습니다. 과연 RM67과는 어떨까 생각해보니,
만약 시계 두세개 정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RM67이 더 나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어느 옷에나 더 잘 어울리고 더 편하게 착용할 수 있으니까요.
RM035는 적어도 시계 대여섯개 가지고 있는 사람이 추가하기에 더 좋은 선택일듯 합니다. 검은색에 두께도 상당한 모델이니 말이지요.
추가적으로 보여주신 모델 중에는 이런 아주아주 재미있는 모델도 있었습니다. 무엇이 재미있는 것이었는지는 한번 찾아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ㅎㅎㅎ
가볍고 얇고 착용감좋은 리차드밀. 사진으로만 보던 것보다 실제 보고 착용해보니 역시 훨씬 매력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얇은 무브먼트와 케이스이지만 그 안에서도 느껴지는 깊이감과 디테일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아무렇지 않은듯 아주 특이한 시계를 착용하고 싶을 때 가장 좋은 선택지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도와주신 리차드밀 부띠끄 매니저님께 감사드리며
저는 얼른 로또를 사러 가겠습니다.
댓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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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2016.04.1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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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측
2016.04.18 13:54
ㅋㅋㅋ너무나 하이엔드라 문제입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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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2016.04.18 11:22
RM은 두껍다고 안 샀는데.. 이건 얇기까지 하니 뭐라고 하면서 안 사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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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측
2016.04.18 13:55
방수가 50m 밖에 안된다고 하네요. 전 물놀이할 때 찰 시계가 필요한데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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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Hong
2016.04.18 12:37
절 버리고 혼자 가셨군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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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측
2016.04.18 13:55
...분명 버림받은건 제 쪽이었는데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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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표
2016.04.18 14:44
어제 치킨만 안먹었어도 지금쯤 제손목에 있었을텐데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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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dric
2016.04.18 14:51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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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스
2016.04.18 15:45
가격은 대충 어느정도인가요?ㅋㅋㅋ 이건 뭐 감도 안잡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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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2016.04.18 15:46
제 취향이 아니라서 참 다행입니다. 로또가 맞아 살 수 있다면 저도 티타늄모델이 젤 좋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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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sche
2016.04.18 16:13
리샤드밀 포스가 ㅎㄷㄷ 합니다.
구입할수도 없지만 다행인건(?) 시계자체가 너무커서 제 취향은 아니라는 점에 나름 위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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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역사
2016.04.18 20:29
RM을 한 번 손목에 올려본 사람은 언젠가는 이 시계를 사게 된다는 그 시계군요. ㅎㅎ 이번 신형은 참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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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우물
2016.04.18 21:41
벌써 들어왔군요... 한번 가서 손목에 올려봐야겠네요... ㅎㅎ;;
그전에 로또부터 한장 사구요...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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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참치
2016.04.18 23:15
햐...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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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렉스맨냐
2016.04.19 00:31
와......입이 딱 벌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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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Yoon
2016.04.19 00:32
사진과 내용만으로 굉장함이 느껴집니다...
리치몬트나 스와치처럼
리차드밀은 어디서 운영하는 것인가요~?
지식이 없어서 문의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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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공조
2016.04.19 03:12
아주 얇게 잘 나온 모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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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n K
2016.04.19 03:59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제 눈이 이상한건지 아무리 봐도
시계와 가격이 매칭이 제일 안되는 브랜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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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yz
2016.04.19 06:02
기회가 되서 몇 모델 차보았는데 착용감은 놀라울정도였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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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
2016.04.19 13:15
로또 꽝 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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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시간잡지못하리
2016.04.19 16:55
죽기전에 꼭 한번~~~손목위에 올여 본다 ㅎㅎㅎ(얼마나 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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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이
2016.04.20 08:30
아직까지는 막눈인가 티타튬모델이 끌리긴하지만 ..가격이 어느정도일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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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
2016.04.20 14:38
1억300 인가... 그랬습니다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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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rite
2016.04.21 10:42
신라호텔 리차드밀은 그냥 눈호강 하고 오는 곳이죠..ㅎㅎ
저는 RM-067 보다는 사진에도 착샷있지만, RM-063 Dizzy Hands 요모델이 맘에 들더라구요..ㅠ
시간 가면서 인덱스가 통으로 서서히 움직이는게 위트가 있어보어서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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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hab
2016.04.23 17:17
사정권 밖의 시계군요ㅎㅎ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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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벌써
2016.04.26 11:11
옛날에 RM이 아니군요!!!
골드 케이스에 다이아 정말 멋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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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dy
2016.04.26 13:41
실물은 많이 다르겠지요? 사진으로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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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게임
2016.05.02 15:22
다이버외에 동그란 모델도 있군요 은근이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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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식
2016.05.02 17:52
저도 얼른 로또나 사야것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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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nsean
2016.05.15 20:23
정말 엔드의 제품 ㅎㄷㄷ
이런게 하이엔드 스포츠워치 같습니다 ㅎㅎ
저도 한 번 보고는(!) 싶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