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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11140  공감:5 2012.10.15 10:55

저는 국내 명장님들에게 시계를 수리해본 적은 없습니다.

평에 의하면 대구에 계신 분을 제외하고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자격증을 가진 분은 없고, 그 분 외에는 부정적인 평가를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얼마전 미국에 있는 지인의 시계가 파손되어 수리비가 많이 나온 탓에 국내 명장이라는 두 분께 전화를 걸어 보았습니다.

 

직접 수리를 받지 않고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상담을 받으며 한 가지 이상했던 점이 있었습니다.

친구의 시계때문에 전화를 했지만 겸사겸사 제가 가진 브레게 문페이즈 시계의 오버홀에 대해 문의하였습니다.

그러자 두분 다 어떤 모델인지는 잘 모르시는 것 같았지만 동일한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1. 모델에 대해 설명하였으나 잘 모르셨고, 이에 대해 "모든 시계를 다 고칠 수 있으니 걱정 말라" 라는 답변

2. 브레게의 문페이즈만 수십 종류이며 많은 경험이 있다는 답변(실은 많아야 5~6 종류밖에 안 됨)

2. 처음에는 봐야 말할 수 있다고 했으나, 대충이라도 알아야 찾아갈 수 있다는 말에...문페이즈 외의 기능들을 물어보신 뒤 대략적인 오버홀 가격을 말씀하신 후, 공식 센터의 비용을 이야기하며 난색을 표하자 곧바로 20만원 깎아주면 되겠냐는 반응

 

브레게에서 예전부터 오랫동안 나왔던 문페이즈 시계의 종류는 복잡시계 외에는 대표적으로 두가지밖에 되지 않고(3137, 3337) 복잡시계까지 넣어도 5종이 될까말까입니다.

그런데 무조건 모든 시계를 다 고칠 수 있다고 가져오라는 것은 타국에서 경험한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비용이 널뛰기하듯 변하는 것 역시 신뢰가 가지 않는 부분이었으나, 이는 유선 상담이므로 큰 의미를 두진 않겠습니다.

 

 

<일본의 장인>

동경의 기타구 어딘가에 있는 수리점을 추천받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곳에도 몇 번 올렸던 위블로 빅뱅 초기 모델의 크로노 침이 0으로 잘 돌아가지 않아 방문했습니다.

7년쯤 전이었는데, 위블로가 아직 많이 알려지기 전이었고 LVMH에 인수되기 전이었습니다.

젊은 두 사람과 70전후로 보이는 노인(명장이라 합니다)이 계셨는데 세 사람이 상의를 하더니

"이 시계는 접해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 크게 복잡한 수리가 될 것 같진 않지만 공식 서비스를 받을 방법이 있으면 문의해보는 것이 어떠냐?"

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미국에서 구입한데다 공식서비스를 찾을 길도 없어 그냥 수리해줄 수 없냐고 하자, 제 동의하에 오픈을 하였습니다.

열어보고 나서 7750 이라는 일반적인 무브먼트를 사용하니 쉽게 고칠 수 있다며, 7750무브를 하나 들고 와 나란히 놓고 보여주며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계를 보게 되어 즐거웠다며, 멀리 찾아와줘서 고맙다고 그냥 가라고 하시더군요.

 

국내 장인과의 차이는...

"모든 시계를 다 고칠 수 있다" 가 아니라 "모르는 시계니 공식 AS를 찾아가보는 것이 좋겠다" 라는 반응입니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고칠 수 있는 범용 무브먼트다" 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해 주는 점이 좋았습니다.

 

 

<미국의 장인>

브레게 라 트라디션의 태엽을 감을 때 느낌이 이상해서 워싱턴DC에 방문하는 길에 장인을 찾아갔습니다.

뉴욕까지 찾아갈 시간은 없고, 우편으로 보내서까지 확인할 일은 아닌 듯하여 장인을 찾아갔는데, 일단 큰 책을 꺼내더군요.

그 책에서 모델을 찾아 설명을 읽어보더니 제 시계를 들여다보고 만져본 뒤 어딘가에 전화를 했습니다.

뉴저지에 있는 센터에 전화를 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원래 이 제품이 다른 모델에 비해 태엽 돌리는 느낌이 무겁고 뭔가 걸리는 느낌이 나기도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내가 보기에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원한다면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있는 브레게를 많이 다루는 곳을 소개해주겠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브레게는 뚜르비용이나 복잡 시계들을 많이 만들지만 일반 시계들의 라인업이 단순한 편이어서 문페이즈 기능 정도까지는 그 사람이 많이 다루니 염려말고 방문하라." 며 자세한 설명까지 해 주었습니다.

 

국내 장인과의 차이는...

"모든 시계를 다 고칠 수 있다" 가 아니라 "이 브랜드를 잘 다루는 곳을 알려주겠다." 라는 반응입니다.

브레게의 라인업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센터에 전화까지 해서 고객의 궁금증을 확인해주고, 파텍은 복잡시계까지 고칠 수 있다면서도 브레게는 경험이 적으니 다른 사람을 찾아가보라는 점에 신뢰가 갔습니다.

 

 

<미국의 수리 회사>

플로리다에 있는 제법 규모가 크고 AP, 그래함, 롤렉스 등을 수리하는 회사에 수리를 문의하는 전화를 했습니다.

모델명과 생산연도(신형, 구형의 구분)를 말하면 가격을 알려주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오버홀같은 경우 비용이 정해져있고, 2년간 AS를 해 준다고 합니다.

혹시나 해서 홈페이지에 있는 브랜드 외의 제품도 수리를 하냐고 묻자 안된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단, 2824, 7750 등의 범용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제품들의 경우 수리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국내 장인과의 차이는...

"모든 시계를 다 고칠 수 있다" 가 아니라 "자신들이 다루는 제품만 다룬다." 는 반응입니다.

규모가 상당한 회사인데다 2년간 AS를 해주는 보증서를 발급해준다는 점이 신뢰가 갔습니다.

 

 

 

 

이상 일본과 미국에서의 경험을 적어보았는데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모든 시계를 다 고칠 수 있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정보가 없는 제품들임에도 쉽게 염려말고 가져오면 고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고객의 시계를 쉽게 보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의 장인들이 한국의 명장님들보다 교육을 못 받았거나, 경험이 부족하거나, 좋은 시계를 다뤄보지 않은 것이 아님은 분명합니다.

다들 국제 공인 자격증들을 가지고 오랜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니까요.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일본과 미국의 컬렉션과 시계 역사는 한국의 그것과는 비할 것이 아니니...사진으로밖에 볼 수 없는 것들도 상당히 경험했을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겸손한 자세로 자신이 모르는 것(혹은 모를 수도 있는 것)에 대해 인정하고 상세한 설명을 하는 모습이 진정한 장인들로 느껴졌습니다.

 

고급시계라 하더라도 롤렉스같은 경우는 명장님들이 당연히 잘 고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경험이 많으실 테니까요.

그러나 무브의 복잡 여부를 떠나 경험하지 않은 제품에 대해 쉽게 말하고, 자신이 고친 브레게 문페이즈만 수십 종이라는 터무니없는 말만은 하지 말아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명장이라도 잘 모르는 것이 있을 수 있음이 당연한 것이고 이는 '실력이 떨어진다' 는 의미가 아니니까요.

 

모든 명장님이 그러신 것은 아니겠지만, 좋지 않은 평가들도 많고 저 역시 찝찝한 경험을 했기에 해외의 경험을 적어 보았습니다.

야구를 보고 있는데 경기가 지루해서 적기 시작했는데...적다보니 길어졌네요.

그래도 롤렉스는 국내 명장님들이 정말 잘 고치신다고 하던데...맞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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