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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253  공감:6  비공감:-1 2018.07.17 17:53

KakaoTalk_20180717_173148947.jpgKakaoTalk_20180717_173148407.jpgKakaoTalk_20180717_173147849.jpgKakaoTalk_20180717_173147260.jpg 시계는 그저 시간을 확인하는 용도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으로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았네요.

와이프가 예물시계로 롤렉스 사준다고 하기에 그 돈으로 라이카 35MM 카메라 사달라고 할 정도로 시계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메가 드빌로 예물시계를 사고, 예상대로 거의 쓰지 않고 오히려 삼성 기어를 쓰거나 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죠.

 

후배 중에 시계에 미친 친구가 있었습니다. 5년 전이네요. 같이 점심때 반주 한잔을 하고, 형님도 명품시계 하나는 갖고계셔야 한다고 해서 '까르띠에 매장'에 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모델도 모르고 매장 직원이 추천한 시계를 커플로 샀습니다. 거의 천만원 가까운 돈을 갑자기 썼으니 와이프도 이게 왠일인가 싶었을 겁니다.

지금도 잘 쓰고 있는 롱드 모델입니다.

 

지난해 저와 와이프는 직장생활 30년을 맞았습니다.

와이프가 저를 위해 '롤렉스' 하나를 사주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조카 중에 시계 마니아에게 물어물어 저는 '데이저스트 텐포 스틸' 와이프는 데이저스트 투톤 별다이아 모델을 구입했습니다.

백화점에서 물건을 구할 수도 없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주변에서 콤비를 하라고 했는데 왠지 로렉스 금장이 주는 위화감(?) 이런 것때문에 저는 스틸로 정했습니다.

시계적인 완성도와 예술적인 모습에 '이래서 롤렉스 롤렉스 하는구나'하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나중에야 왜 데이저스트는 콤비를 차야 하는지 알겠더군요.

 

생각보다 롤렉스 라인이 많다는 것과 라인별로 특성이 있다는 것. 그리고 역사성을 갖고 있다는 것 등을 알고,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타임포럼에 가입하고 이것 저것 보다보니 저한테 맞는 롤렉스가 어떤 것인지 느낌이 오더군요.

서브마리너는 왠지 50대인 저보다는 젊은 분들에게 맞는 시계 같다는 느낌과 너무 흔하다는 생각도 들어 제 취향이 아니라는 것이 결론이었습니다. 그때부터 GMT 라인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기추병이 드디어 저에게도.

 

그래서 사실은 명동에서 툴워치로 GMT 스틸을 예약하려고 갔습니다. 근데 바젤 월드에서 발표한 신제품 펩시 열풍이 궁금해 공부를 하다가 루트비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백화점 부띠끄 직원 얘기로는 펩시의 경우 VVIP에게만 예약을 받아 20명 하루만에 예약받고 끝냈다고 하더군요. 아쉬움에 구글링을 하다보니 GMT 루트비어에 대한 호평이 많더군요.

 

부띠끄 직원이 배트맨 예약을 받아준다고 해서 네번째 번호표 받아서 예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주에 매장을 방문해 루트비어도 예약받을 때 꼭 알려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마침 오늘부터 예약을 받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1번으로 예약하고 받은 지 1개월이 됐습니다. 배트맨보다 먼저 받았습니다. 지금은 펩시만큼 예약이 밀려있다고 하네요. 만족도는 구글에서 호평한 것이 이상입니다. 실물이 주는 고상함과 세련됨 느낌은 툴워치이지만 마치 드레스워치와 같은 기품이 느껴지는 그런 감동이었습니다. 롤렉스 역대 최고의 콤비 스포츠모델일 것이라는 게 과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금의 전세계적인 롤렉스 스틸 열풍이 이제 콤비까지 넘어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제 예약된 물량이 소진되면 앞으로 입고 후 판매 시스템으로 바뀐다고 하니 그나마 귀한 모델을 둘이나 구할 수 있는 것도 행운이었나 봅니다.

 

요즘에는 자리에 따라 텐포와 루트비어를 바꿔가면서 차고 나갑니다. 시계를 취미로 삼으면서 좋은 것은 온전히 나를 위한 취미라는 것. 운전하면서 혹은 일을 하다가도 바라보면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호사스러울  수도 있지만 이 시계들에게 '애정'을 듬뿍 주고 사용하다 아들 둘에게 하나씩 물려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 누군가 장인들이 한땀 한땀 정성들여 만들었을 수제 시계에 대한 경외감. 라이카 카메라를 쓰면서 느끼던 그런 느낌을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게 시계생활의 가장 큰 즐거움이 아닌가 싶네요.

 

얼마전 대학동창인 대기업 임원과 점심을 했는데, 그 친구가 서브마리너 데이트 블랙을 차고 있더군요. 저는 텐포. "우리가 열심히 살았으니 이 정도 상은 받을만하다"고 서로를 격려했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에서 멈춰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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