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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캔들라잇님 글을 읽고 댓글도 달았습니다만.. 너무 부정적인 면만 부각 시킨 것 같아서 보충 설명이랄까. 보험 영업의 빛과 그림자에 대해서 좀 더 적어봅니다.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합리적이고 아름다운 제도중에 하나가 저는 보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포크레인으로도 막지 못할 불상사를 호미로 막을 수 있게끔 해주는 도구랄까요. 가족의 질병과 사고, 사망은 행복을 순식간에 박살낼 수 있는 무서운 천재지변인데 그 회복을 도와주고 재기를 응원해주는 상품이 보험외에는 생각이 안나거든요. 예금은 내가 모은 걸 털어야 하는것이고 친척이나 친구도 나를 도와줄 수 있는 물질적 한계가 있습니다. 마음만은 누구보다 나를 돕고 싶겠지만 아무리 친한 친구라 하더라도 부모님 돌아가셨는데 조의금을 백만원 넘게 내는 사람은 본적이 없어요.

 

보험 영업은 보험이 없는 사람에게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직업입니다. 요즘에야 LP다, FP다 재무설계다.. 이런 저런 호칭들이 많지만 딱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보험설계사. 그게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주어진 낙인입니다. 아무리 멋져보이고 외제차를 타고 돈이 많아도 그렇죠. 저 말에 거부감이 있다면 이 직업을 선택하시면 안됩니다.

 

저는 국내의 외국계 보험사에서 12년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잠시 매니저라는 타이틀을 달고 사람을 뽑으러 다닌 적도 있지만 대부분을 보험 설계사로 살아왔죠. 실적이 좋은 해도 있었고 나쁜 해도 있었습니다. 좋은 일도 있었고 참담한 일도 있었습니다. 주관적일수 밖에 없지만 객관적으로 보험 영업의 빛과 그림자를 적어볼까 해요. 필요하신 분께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1. 소득을 자신이 일하는 만큼 가져갈 수 있습니다 : 여기서 일이란 노동량이 아닙니다. 철저하게 실적이죠. 보험상품마다 커미션율이 정해져 있고 일정수준이 넘어가면 보너스를 줍니다. 평범한 직장인의 일년 연봉을 한달만에 벌어가는 분들도 부지기수. 저도 전직장에 근무했을때의 연봉을 한,두달만에 다 받아본 적도 있습니다.

 

2. 일정한 교육이 끝나고 시간이 흐르면 자기 시간이 많습니다 : 정확하게는 자기가 스케쥴을 잡는 직업이기 때문에 실적을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무슨 일을 하던 자유라는거죠. 술이 과하면 출근을 안해도 되고 훌쩍 여행 가고 싶으면 며칠쯤은 눈치보지 않고 빠져도 됩니다. 결혼전에는 며칠씩 생각나는대로 떠나는게 익숙한 생활을 저도 살았습니다.

 

3. 인적 네트웍이 생깁니다 :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늘 보던 사람만 보죠. 그래서 친구도 회사원, 친구의 친구도 회사원입니다. 하지만 이 일의 대상은 내가 아는 모든 사람과 그 사람들이 소개시켜주는 모든 사람입니다. 제 고객중에는 의사, 변호사, 판사, 기업체의 사장, 세무사에 회사원, 자영업자에 텔레마케팅 직원까지 그 직종과 성별 직군이 참 다양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대소사와 가정 환경, 가족들이며 보험금 청구 기록까지 다 알게 되죠. 일년에 몇번 연락 안되는 동창들보다 가까운 존재가 된 분들도 계십니다.

 

4. 여유가 생깁니다 : 일을 잘하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생길 수밖에 업죠. 그러다보면 외제차도 타고 아파트도 사고 이것 저것 남들이 누리지 못하는 사치스러운 것들을 누릴 기회가 많습니다. 아껴써라, 모아라.. 보다는 너 자신에게 투자해라, 남들에게 보이는 것을 신경쓰라는 얘기도 많이 나눕니다. 골프도 쳐야하고 경영 대학원에 다니는 동료들도 생깁니다. 좋은 걸 보고 듣고 느끼면 자신도 조금씩 업그레이드 되는듯한 기분이 듭니다.

 

그림자

 

1. 소득이 일정치가 않습니다 : 실적이라는게 자기 뜻대로 나와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들쭉 날쭉일때도 있고 계약을 몇달째 못할 수도 있습니다. 대개는 자신의 문제지만 집안 문제, 건강 문제 일수도 있죠. 일을 적당히 해도 월급이 또박 또박 나오는 직장이 부러울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2. 너무 많은 자유는 사람을 지치게 합니다 : 전화 걸고 사람 만나는게 일인데 그게 다 싫고 귀찮을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하루의 대부분을 뭘하고 보낼까 고민하다 흘려보내고 의미없이 출퇴근하는 하루 하루가 이어지면 출근은 했으나 직장 없는 실업자같은 자괴감이 들때가 많죠. 꾸준히 일하는 사람이 부러워집니다.

 

3.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쓰입니다 : 연락 잘되던 친구가 내가 보험사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연락이 안되거나 전화라도 소흘하게 받으면 그게 또 상처로 남아서 기존의 인간관계가 많이 흔들리고 재편됩니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자존심이 상하고 스스로가 나약해지는 느낌이 들때도 있죠. 그러다보면 어디 가서 무슨 일을 하는지 얘기하기도 힘들어지고 그런 사람들은 대개 다른 직업을 찾아 떠날 수 밖에 없습니다.

 

4. 소비를 통제할 수가 없습니다 : 눈은 높아졌고 소비는 한껏 많이 받던 급여수준으로 높여놓은 사람들은 소득이 줄어들때 마이너스 통장이나 카드론으로 부족분을 메꾸기 일쑤입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버는 것보다 쓰는게 더 많고 달콤했던 순간들은 쌉쌀한 채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손목에는 롤렉스, 차는 베엠베지만.. 날아오는 카드 고지서가 무서워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한방이면 된다고 생각하며 생활을 이어나가죠. 그 한방은 올수도 오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어느 직업이던간에 이런 빛과 그림자는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명암을 정확하게 보고 자신의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 좋겠죠. 지금 이 글을 쓰는 저도 빛과 그림자를 다 경험한 사람입니다. 내놓고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저에게 득이 될 일이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민하시는 다른 분들이 계시다면 업계에 몸담은 사람으로써 조언을 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타임포럼에 남겼던 많은 게시물들은 저의 이런 특수 환경속에서 적어낼 수 있었던 결과물입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다면 엄두도 못낼 일이죠. 회사에서 이렇게 긴 글 쓸 여유가 전혀 없지 않습니까? ㅎㅎ

 

어떤 직업을 선택하시던 직장보다는 직업, 지금보다는 10년후를 보고 선택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와는 달리 그림자없이 빛의 영광만을 누리며 10년을 살아온 앞으로의 10년도 그럴것이 분명한 존경스러운 선배님도 업계에는 많이 계시니까요. 이런 저런 충고와 조언에도 불구하고 보험영업의 세계로 진입하실 분들의 건투를 빕니다. 꿈은 노력하지 않고는 이룰 수 없는 일인데 어쨌든 자신의 꿈을 쫓아 뭔가를 한다는 건 보통의 용기로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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