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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1253  공감:30  비공감:-1 2018.09.2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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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용하는 기계식 시계는 그 에너지원이 되는 태엽(Main spring)을 감는 방식에 따라 크게 수동(Hand winding)과 자동(Automatic)으로 나뉘어 집니다.


자동식 시계는 아마도 모르시는 분은 없겠지만 커다란 로터(Rotor)가 착용자의 움직임에 의해 회전해서 태엽을 감게 되어 있습니다.


활동량이 충분 하다면 매일매일 따로 손으로 태엽을 감을 필요 없이 착용만 해도 태엽이 감기기 때문에 편리하기 그지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무브먼트 감상 측면에서는 그닥 좋을게 없습니다.


기계식 시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밸런스 휠, 아름다운 무브먼트의 브릿지 분할이나 마감 등을 감상하기에는 커다란 로터가 방해만 됩니다.


특히 요즘처럼 씨스루 백이 대중화된 시대에 자동 시계의 뒷면을 들여다 보면 무브먼트를 보는건지 로터를 보는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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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엉뚱하게 로터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쓰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죠. 


그런 연유로, 자동 시계에서는 로터 아래쪽의 무브먼트가 조금이라도 더 잘 보여질 수 있게 하기 위한 여러가지 노력이 있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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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를 스켈레탈 가공을 한다던지(근데 이러면 전 로터가 더 눈에 띄게 된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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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알만한 마이크로 로터를 사용하는 무브먼트를 개발한다든지 말이죠...


이러한 노력 중에는 보다 근본적인 방법도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 얘기할 페리페럴(Peripheral) 로터 입니다.


페리페럴 로터는 로터가 무브먼트의 중심에 위치해 있거나(Central Rotor) 한쪽에 치우쳐져 위치해(Micro Rotor) 있지 않고 무브먼트 가장자리(Peripheral)를 따라 돌게 됩니다.


따라서 모든 무브먼트가 로터에 가려지지 않고 노출되게 되죠. 마치 수동 시계처럼 말입니다.


이런 페리페럴 로터의 개념은 1955년 Paul Gostel이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정립하였으나 특허로만 존재하는 일종의 컨셉 워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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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1965년, 이를 실제로 구현한 최초의 무브먼트가 바로 파텍 필립(Patek Philippe)의 Cal.350 이었습니다.


파텍 필립 치고는 그리 이쁜 무브먼트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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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무브먼트 가장자리를 도는 페리페럴 로터때문에 PP Cal.350은 마치 수동 시계처럼 무브먼트가 훤히 드러나 보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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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화살표에서 보이는 것 처럼 페리페럴 로터 안쪽의 톱니와 맞물려서 와인딩이 되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 이 Cal.350을 장착한 파텍의 칼리트라바(Calatrava) Ref.3563은 씨스루백 시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아마도 파텍 필립의 페리페럴 로터 개발 의도는 무브먼트를 보여주기 위함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파텍은 페리페럴 로터가 풀 로터에 비해 무브먼트의 두께를 얇게 만들 수 있고, 여러 컴플리케이션 모듈을 다이얼 쪽 뿐 아니라 무브먼트 쪽에도 올릴 수 있다는 다른 장점에 주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Cal.350을 만들면서 파텍은 이런짓을 하면 파텍도 살릴 수 없구나...하는 희대의 뻘짓?을 해 버립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페레페럴 로터 무브먼트를 만들 때 가장 고민되는 점은 용두(Crown)와 용심(Stem)을 어디에 꼽을 것인가...하는 것입니다.


보통 용두와 연결된 용심은 무브먼트 측면에 꽂게 되는데...무브먼트 측면은 페리페럴 로터가 항상 돌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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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파텍은...용심을 무브먼트 뒷쪽으로 꼽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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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의 확률로 용두어택! 이...이런짓을 해놓고도 팔리길 기대 했다니...


심지어, 파텍은 1979년 Cal.350의 개량형인 Cal. I-350을 내놓는데...(I=Improve의 약자입니다...) 뭐 용심을 측면으로 옮기고 이런 개량이 아니라 양방향 와인딩을 단방향으로 바꾼 것 뿐이었습니다.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한건지, 포기한건지, 똥고집인지...ㅠㅜ


덕분에 Cal.350은 10,000개 정도 생산되고 1985년 단종됩니다.   

 

파텍의 대실패 덕분인지 한동안 페리페럴 로터는 아무도 손을 대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2008년 바젤에서 뜻밖의 업체가 페리페럴 로터를 컴백 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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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Carl F. Bucherer가 Cal.CFB A1000이라는 페리페럴 로터를 사용하는 무브먼트를 발표한 것입니다.


CFB의 해결책은 간단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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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무브먼트가 좀 두꺼워지면 어때...하는 쿨한 마음가짐으로 페리페럴 로터 아랫쪽에 용심을 끼워 넣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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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2009년 CFB A1000을 사용하는 시계들이 생산을 개시 함으로써, CFB는 최초의 mass-production 페리페럴 로터 무브먼트의 타이틀을 얻게 됩니다.


그 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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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De Witt의 Cal.dw 8014가...(뚜루비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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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Ademars Piguet 가 Cal.2897을...(뚜루비용, 크로노그래프 입니다...페리페럴 로터는 다이얼 사이드에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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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Cartier가 Cal.9603 MC를...(페리페럴 로터가 어디 있냐구요? 다이얼의 표범이 그냥 있는게 아닙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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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는 JLC가 Cal.362를 발표합니다. (페리페럴 로터 끝판왕이죠. 뚜루비용, 미닛리피터에 무브먼트 두께 4.8mm...ㅡ,.ㅡㅋ) 


최근에는 Vacheron Constantin이 눈에 띄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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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heron-Constantin-Harmony-Ultra-Thin-Grande-Complication-Chronograph-2.jpg


2015년 Harmony Ultra-thin Split-seconds Automatic Chronograph에서 페리페럴 로터를 사용하는 Cal.3500을 발표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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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페리페럴 로터를 사용하는 뚜루비용 Cal. 2160을 발표 했습니다.


Vacheron-Constantin-FiftySix-Tourbillon-8.jpg

Vacheron-Constantin-FiftySix-Tourbillon-12.jpg


제가 FiftySix를 별로 안좋아 하는데, 이건 Patrimony 보다는 FiftySix가 훨씬 잘뽑힌 것 같습니다...





페리페럴 로터의 사용 기조는 현재까진, CFB의 A1000 외에는 고가의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에만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의 복잡하면서 아름다운 기어들을 충분히 보여주면서 자동 무브먼트의 편리함을 가미하는 전략인 것 같습니다만...


그래서 저는, 바라건데 CFB 보다는 좀 더 대중적인? 브랜드에서 페리페럴 로터를 주력 자동 무브먼트로 개발해 줬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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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파드도 당시에는 드문 마이크로 로터를 사용하는 Cal.1.96을 개발해서, 현재 아주 인상적이면서도 아이코닉한 무브먼트로 성공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에 다들 심심하실까봐 주저리 주저리 끄적여 봤습니다.


한가위 마지막 휴일을 만끽하시고 내일 힘차게 일상생활에 복귀들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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