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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ouonng 1045  공감:4 2018.12.03 14:24

20180530_205520.jpg : 나의 슬픈 마크16 이야기

아직까지 저의 1 Top 시계인 마크16 스핏파이어 근 8년 사용 시련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롤 동에 예물 시계를 24년 동안 문제 없이 매일 차셨다는 어느 분의 글에 느낀 바가 있어 쓰게 되었는데,

긴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



1.

대학생 때부터 눈여겨봤던 IWC 마크16 스핏파이어를 취업 7개월 차인 11년 2월에 모 백화점에서 구입했습니다.

2~3년간 짝사랑하다 결실을 이룬만큼 매우 만족하며 찼습니다.

여기 계신 많은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시계만 쳐다보면 흐뭇했습니다.

오차는 하루 +2초 가량이었고 겨울철에는 +2초 대비해서 조금 느려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자세차 및 파워 리저브에 의한 오차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어, 착용 시간으로 오차를 조절하다보니 용두는 날짜 조정할 때만 열고 시간 수정하는 작업도 없이 찰 정도로 아꼈습니다.



2.

13년 초, 어느덧 2년이 흘러 무상 점검 서비스를 받으라는 연락이 왔고 케이스 백을 열어야한다는 사실에 망설이다가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인수 받고 매장에서 나온지 십 몇 여분 됐을까, 시계를 봤더니 초침이 움직이지 않더군요.

그 길로 돌아가 다시 매장에 맡겼습니다.

조립이 잘못됐답니다.

그 십 몇 여분 사이 고객 과실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아 다행이었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습니다.



3.

15년 10월 회사 체육대회에서 돌아오는 길에 풀어놨던 시계를 다시 차고, 장난 삼아 찬 후배의 슛을 무심코 양손으로 막았습니다.

1시간 동안 5분이 빨라지길래 바로 CS 맡겼습니다.

부품 교체는 필요 없으나, 밸런스 휠이 이탈되어 재조립하고 오버홀 시기가 거의 다 되었으니 (4년 8개월) 하는게 좋겠다고 하여 당시 50만원 가량을 들여 수리 및 오버홀을 했습니다.

찾으러 간 날, 이번에는 매장에서 나오기 전에 꼼꼼히 이것 저것 확인하려는데 초장부터 용두가 헛돕니다. 

몇 바퀴 돌리니 심지어 빠져버립니다.

네(忍).

네(忍).

네(忍).

또 한가지, 오버홀 하면서 분침 유광부에 작은 흠집이 생겼습니다.

차기 오버홀 시 핸즈류 무상교체 조건으로 다른 컴플레인은 하지 않았습니다.

(원래 IWC 오버홀 시 핸즈 무상교체 대상은 아니겠죠?)



4.

16년 겨울 무렵, 멀쩡하던 브레이슬릿에서 180도 회전 관절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습니다) 연결 핀이 빠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시계를 푸는데 핀버클 체결한 스트랩처럼 브레이슬릿이 반으로 나뉘어 하마터면 크게 떨어뜨릴뻔 했습니다.

매장에서는 그 연결핀이 관리되는 정식 부품이 아니어서 재고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브레이슬릿으로 착용하려면 100만원 이상 돈 들여 새것을 구매해야한다고 합니다.

애지중지하며 물에도 잘 대지 않은 시계가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저가 브랜드 시계를 더 험하게 차도 이런 일은 없었다고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매니저님이 엔지니어쪽에 요청하여 다른 연결핀을 억지 끼움하여 사용은 가능하게 처리하여 돌려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지금까지 마크의 상징과도 같은 브레이슬릿은 제 시계에는 다시 체결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5.

올해 18년 여름, 1.2m 쯤 될까요, 회사 샤워시설 사물함에서 시계를 떨어뜨리고 맙니다.

다행히 외관상 문제는 없었으나, 오차에 민감한 편이라 하루에 10초 늦어지는 것은 참을 수 없습니다.

CS에서 오버홀 필요하다는 답변이 옵니다.

떨어뜨린 제 잘못이긴 합니다만 오버홀 한지 3년도 채 되지 않아 57만원 가량 들여 다시 오버홀 합니다.

맡기면서 그동안의 CS 문제들 다 썰 풀면서 이번에는 제발 신경좀 써달라고 하소연 합니다.

하지만 또 문제가 발생합니다.

개인취향 영역이지만 저는 폴리싱을 싫어합니다.

오버홀 비용이 가죽제품과 브레이슬릿 제품간 차이가 큰 것을 보면 제 추측에 폴리싱 비용이 얹혀진 것 같은데.. 

매니저님이 물으셨을 때 폴리싱 안하겠다고 분명 말했는데 잘 못들으셨나봅니다.

3~4주 후 핸즈 교체 및 폴리싱이 되어 나온 저의 마크16은 참 낯설었습니다.

오차도 +6~8초로 전례 없이 빨라지네요.



6.

이후 마크16을 차는 빈도가 현저히 줄었습니다.

아직도 얼굴을 보면 설레긴 하지만 처음 같지는 않습니다.

처음 마음 먹었던대로 평생 귀속할 수 있을까요?

우울하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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