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의 시계중독으로 고통받으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시계 하나에 꽂히면 그 모델에 대한 모든걸 공부하고
좋은 매물을 찾는 과정에서 굉장한 설레임을 느끼지만
정작 손에 들어오면 뭔가 시들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연애를 시작하기 전의 썸타는 과정을 연애 자체보다 더 즐기는
연쇄(시계)썸마라고 해야할까요?
팔고 싶어진다거나 애정이 사라지는건 아니지만
사냥하는 과정의 그 짜릿함을 잊지 못해
새로 맞이한 시계를 사랑해줄 틈도 없이
바로 다음 타겟을 찾게 되는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422는 특별했습니다
어찌보면 가장 충동적으로 구매한 ‘너무 크고 너무 투박한’ 시계지만
그 엄청난 사이즈와 손목을 두껍게 감싸는 투박한 아모스트랩이
이렇게 완벽하게 마음에 들어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다른 시계들을 완전히 찬밥신세로 만들어버렸거든요
그것도 이 푹푹찌는 여름에! 가죽 스트랩이 말입니다!
손목에 감기는 1950 케이스의 우아한 곡선과
플렉시를 연상케 하는 돔 사파이어 글라스
더티다이얼과 어울리는 로즈골드 핸드
음각된 텍스트와 아이코닉한 샌드위치
다이얼의 깔끔함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백케이스를 심심하지 않게 해주는 파워리저브까지
세상에 '완벽한 단 하나의 파네라이'는 없다지만
빈티지 디자인에 모던한 터치를 추구하는
제가 생각하는 파네라이의 이상에 가까운 모델입니다
취향이 점점 작고 얇은 시계로 기우던 참이었는데
이제는 다른 시계를 얹으면 손목이 허전하네요
종종 스쳐가는 섭머저블에 눈이 돌아가긴 하지만
바로 다른 사냥감을 찾고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럽습니다
이런걸 임자만났다고 해야하나요?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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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Iime
2019.08.10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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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호쾌
2019.08.11 01:35
수정했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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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띠빠빠
2019.08.10 05:03
저도 사진이 안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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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호쾌
2019.08.11 01:36
포스팅 경험이 일천하여ㅜㅜ 수정했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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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remeJ
2019.08.10 12:36
사진이 엑박입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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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호쾌
2019.08.11 01:36
지적 감사합니다 모바일로 업로드하려니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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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
2019.08.10 12:38
글을 잘쓰시네요^^ 공감하며 봤는데 사진이 엑박이라 아쉽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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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호쾌
2019.08.11 01:38
시계수집과 연애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만 그런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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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y
2019.08.10 15:46
사진이 안보이지만, 동감되는 말씀이 참 많습니다. 먼저 추천을 ^^
저도 조금씩 하나의 시계에 매료되게 되고 그 시계의 히스토리나 기술적인 디테일을 공부하면서
의미를 확인하면서 고민 후 구매하여왔어서 비슷하게 느끼는 부분이 많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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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호쾌
2019.08.11 01:40
순간의 끌림으로만 구매하기엔 큰 금액들이라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 공부의 과정에서 더욱 즐거움을 느끼는게 마니아라는 증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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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mono
2019.08.10 16:04
저도 사진이 안보여서 참 아쉽지만 글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처음 파네라이를 찬 친구를 봤을 때 뭔 그렇게 밋밋하고 투박한 시계를 차냐?고 무시하던 때가 떠오르네요.... 지금은 파네라이밖에 안보이는 상태입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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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호쾌
2019.08.11 01:43
저도 아카모노님과 똑같은 생각을 했었던거 같습니다 일반적이지 않아서 빠졌을 때 더 헤어나오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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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네라이짱
2019.08.11 10:21
표현좋네요 연애하는기분~
저도 한때 팸볼때마다 많이 설레였었는데요~
감성을 다시금 살려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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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호쾌
2019.08.13 12:42
익숙해질때마다 스트랩을 바꾸면 마법이 다시 돌아오더군요 오래오래 예쁜 연애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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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클락킹
2019.08.13 11:13
같은 감정을 느끼는 분을 만나니 반갑네요 ㅎㅎ 저도 IWC를 차다 얼마전에 팸으로 갈아탔는데, 지금은 다른 브랜드를 차면 손목이 허전해서 못차겠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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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호쾌
2019.08.13 12:41
반갑습니다! 저도 마크와 빅파를 경험해봤는데 둘 다 러그가 길어서 스펙보다는 더 크게 느껴지더군요. 체감상 1950케이스가 빅파일럿보다 훨씬 편했습니다.
저는 짤이 안보이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