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Eno 598  공감:1 2011.07.09 00:33

안녕하세요. 회원님들.

다소 늦은 스캔데이 참여해 봅니다. 

 

제목 그대로, 모리스 라크로와의 새 수동시계를 득템한 이후 3일 내내 연속으로 모리스만 차고 출근했네요.

 

첫날 모리스를 보더니 동료중 하나가 "그거 못 보던 거다?" 그러더군요.

그래서 "응! 큰 맘 먹고 질렀어!"하고 시크하게 대답해 줬죠.

그랬더니 다가와서 "야 풀러봐, 시계 좀 보자" 그러더군요. 그래서 풀러 줬더니 기껏 하는 말...

"야, 시계가 뭐 이렇게 야시꾸리 하냐? 이런 건 얼마냐?"

그래서 전 "몰라... 알라 하지마..."라고 다소 새침하게 답했습니다. 그랬더니 이 동료 하는 말,

"이거 한 50만원 정도 하냐? 이건 또 뭐라고 읽는 거냐? 영어야? 프랑스어야? 첨 듣는 이름인데..."

ㄷㄷㄷ.... 전 어이가 없어서 그냥 웃었습니다.

 

그렇게 굴욕의 첫날을 보낸 뒤 터덜터덜 집에 돌아와서 괜히 꿀꿀해진 저는

기분전환 겸, 제 모리스에 일전에 사둔 20미리짜리 매쉬밴드로 새로 줄질을 해줬습니다.

오호... 일전에 까르띠에 탱크에 해줬을 때보다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812b92688b5eb96185393d751afaae96.jpg

 

그리고 프링글스를 야곰야곰 먹으며 새로 산 크로노스 7/8월 잡지도 정독했습니다. 그러다 또 예뻐보여 찰칵!

 

3f8fea8cbede97042e60f4f68036b319.jpg

 

솔직히 잡지에 상세한 사진과 함께 소개된 시리우스의 마빈 베이스 C. 111 무브먼트보다 제 시계 속 ML 126 무브가 훨씬 예쁘더군요. ㅋㅋㅋ

엥글라주도 제법 잘 돼 있구요. 단순히 쓱쓱 한두번 모서리를 간 정도가 아니라 단층면은 둥글게 다듬고 반짝반짝 폴리싱처리도 잘 해 놨더군요.(이 가격대 치고는 기대 이상!)

메인플레이트에 페를라주도 제가 보기엔 특별히 생략된 곳 없이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잘 된 것 같구요.(이스케이프먼트 쪽도 잘 돼 있었어요) 

또 일전에 공시된 스펙에서 본 그대로 팰릿 포크랑 이스케이프 휠 같은 부품도 마치 팔라듐 같은 걸로 도금처리라도 한양 오해할 만큼 반짝반짝 고급 폴리싱처리를 했더군요.

솔직히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주요 부품에 손길을 한 번이라도 더 줬다는 것은 그만큼 정성이 들어갔다는 뜻이기에, 괜히 보면서 기분이 좋았어요.

 

5adef90d26e59d27eb729d6b00831900.jpg   

 

좋은 카메라가 없어서, 아이폰으로 최대한 땡겨서 접사를 시도해 봤는데, 영... 부족하네요. ㅠ;;;

 

근데 전 이 무브먼트에서 또 하나의 좋은 점을 발견했어요. 뭐냐면, 저 조금 특이한 브리지 분할 덕택에,  

2번(분침)부터 3번, 4번(초침), 이스케이프 휠까지, 각 휠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심지어 밸런스콕도 새의 날개처럼 양옆으로 펼쳐진 형태라 한결 밸런스의 움직임과 팰릿 포크의 역동적인 산만함까지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거에요.

 

제가 가진 또다른 수동시계인 노모스 탕겐테는 독일식 3/4플레이트로 좀 답답할 정도로 브리지가 일체형인지라

밸런스를 제외한 다른 주요 휠들의 움직임이 거의 잘 보이질 않았거든요.  

이스케이프 휠의 움직임 역시 시계를 아래로 기울여 플레이트 틈 사이로 매의 눈으로 들여다 봐야 간신히 볼 수 있을 정도여서 좀 아쉬웠는데,

라 쥬 페레 베이스의 모리스 ML126 무브먼트에서는 주요 부품의 움직임을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어서 완죤 맘에 들어요.

좀 더 기계식 수동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나 할까요?!(너무 거창한 표현인가?, 여튼요...ㅋ) 

 

 

그리고 둘째 날 출근했을 때, 스틸 유광 메쉬밴드로 줄이 바뀌어서 그런지 한결 시계가 블링거렸던지,  

점심시간 때 부장님께서도 관심을 보이시더군요. 이 분께서는 시계 보여 달라고 말도 안했는데, 제가

저도 모르게 자랑하고 싶었던지, 아니면 부장님이 호의적인 시선으로 바라 보길래 급 기분이 좋았던지,

바로 시계를 풀러서 자세히 보시라고 앞에 들이밀었습니다.

부장님은 대뜸, "이거 좀 시계가 보기보다 특이한데?"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부장님도 좋은 시계(주로 오메가  구형 씨마스터와 가끔 롤렉스 데이저스트 콤비)를 갖고 계신 분이지만,

수동 시계의 내밀한 속살까지는 아직 보신 적이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전 "부장님, 제껀 수동시계에요. 일명 태엽 감아줘야 가는, 옛날식 시계에요."라고 대략 설명해줬죠.

그제서야, 부장님은 고개를 끄덕이시며, "자네는 나이도 젊은 친구가 이런 시계를 좋아하는 구만... 근데 시계는 참 잘 만든 거 같구만..."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ㅎㅎ 전 대략 만족... ^^ 크득...

 

 968c06be88c8d974b8c9d1107bb2c6ec.jpg

 

그리고 집에 와서 자기 전에 다시 제치 가죽줄로 교체했습니다.

왠지 메쉬가 갑자기 어색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참 변덕이 죽을 끓죠?? ㅎㅎㅎ

요즘 들어 줄질에 약간의 회의를 느낍니다. 그냥 뭐든지 오리지널이 제일인 거 같아서요.

줄질의 귀차니즘도 한 몫 하구요. 그리고 모리스의 악어밴드의 착용감이 너무 좋아서

악어 맛에 빠지니 여름인데도 그냥 원래 가죽줄이 진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고로 매장에서 구할 수 있는 모리스 정품 소가죽밴드는 14만원 정도 하고, 악어가죽은 29만원 정도 한다고 얼핏 들었습니다.

타 명품브랜드에 비해선 그나마 좀 저렴한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서민에겐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인 듯 해요 ㅜㅜ;;;)

 

 

그리고 셋째 날인 오늘은, 을지로 쪽에 외근을 나갈 일이 있었습니다.

청계천 근처를 살짝 거닐며 농땡이를 치다가 시원해 보이는 간이 폭포? 같은 게 보여서

이를 배경으로 한 컷 찰칵해 보았습니다.

 

cbb0652aa44b0e3f1e283f6467305791.jpg

 

아직 단면 무반사 코팅의 진가(?)는 느껴보질 못했다는... 볕이 쨍쨍 좋아야 이런 것도 느껴보징... 연일 우중충한 날씨, 안습이네요.

 

 

그럼 이만 좀 늦은 스캔데이 참여 포스팅을 마칠까 합니다.

주말에도 여지없이 비가 전국적으로 많이 내린다고 하는데, 그래도 주말이니까 ㅋ

다들 릴랙싱 및 재충전하시며,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감 수
공지 [득템신고] DOXA SUB 300T와의 조우. [17] energy 2023.09.03 1250 12
공지 하와이 와이키키 ft H08 [30] 현승시계 2023.05.22 1399 11
공지 스위스포럼 게시글 이동원칙 안내 [4] 토리노 2015.03.02 1762 0
공지 [스위스포럼 이벤트 공지]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주세요 [5] 토리노 2011.01.31 4355 2
공지 남들과 다른 시계 사진을 찍으려면...^^; [395] Picus_K 2010.12.02 17924 69
공지 [선택과 구매]어떤 시계를 고를것인가? [282] 토리노 2010.01.14 28134 56
Hot 아버지뻘 제라드페리고 도금 시계 [12] 준소빠 2024.05.14 1784 2
Hot 전설의 폴라우터 [16] 준소빠 2024.05.10 3457 4
Hot 이제 곧...브랄이 이 브랜드를 키운다죠? [8] 준소빠 2024.03.23 1155 3
Hot 오랜만에 빵뎅이가 들썩거릴만한 신제품 [8] Tic Toc 2024.02.20 4811 2
7099 [Chronoswiss] [선택미션] 'C'를 찾아라~! [1] file 지원재경 2011.07.10 106 0
7098 [Bulgari] 불가리 Diagono, 보메 Classima [21] file 옴마니 2011.07.10 895 0
7097 [Chronoswiss] [선택미션] 에스콰이어에 실린 크로노스위스와 함께~! file 지원재경 2011.07.10 267 0
7096 [Chronoswiss] [선택미션] 반 아이들에게 타임마스터를 소개하다 [3] file 지원재경 2011.07.10 333 0
7095 [Chronoswiss] [선택미션] 타임마스터 빅데이트 동영상 두 편 지원재경 2011.07.10 156 0
7094 [ETC(기타브랜드)] 26c04.... [8] file 넷보이 2011.07.09 408 0
7093 [Cartier] brotherhood set!!!! [31] file 코락지 2011.07.09 965 0
7092 [Hamilton] 해밀턴 카키 수동.. 여름맞아 터프한 메쉬줄로..^^ [13] file 옆문 2011.07.09 1273 0
7091 [Tissot] [늦은 스캔데이] 세일링 터치 (Sailing-touch) [8] file 용타 2011.07.09 662 0
7090 [Girard Perregaux] GP [3] file 에드워드 2011.07.09 619 0
» [Maurice Lacroix] [늦은 스캔데이] 3일 연속 모리스 트레이닝 [8] file Eno 2011.07.09 598 1
7088 [Chronoswiss] 타마 44mm 신형 / 구형 어떤 차이가 있나요? [4] 고양이왕 2011.07.08 437 0
7087 [Oris] 오리스 아뜰리에 스켈레톤의 매력포인트? [16] file 그만사시계 2011.07.08 1203 0
7086 [Chronoswiss] 크로노스위스 체험이벤트! 리뷰 제작 기한 공지합니다. [5] 타임포럼 2011.07.08 140 0
7085 [ETC(기타브랜드)] 오랜만이라 단체샷? [4] file 토리노 2011.07.08 484 0
7084 [Chronoswiss] 레귤레이터질문드립니다. [5] 지명아빠 2011.07.07 338 0
7083 [Chronoswiss] 역시 타마가 대세네요... [13] file 완소시 2011.07.07 678 1
7082 [추천게시글] 론진 컬럼휠 크로노그래프, 좀 더... [50] file 로키 2011.07.07 1819 18
7081 [Chronoswiss] 저도 득줄기념 지원샷 올립니다 [9] file vegabon 2011.07.06 298 0
7080 [Maurice Lacroix] 룬 레트로그레이드... [8] file 동이76 2011.07.06 801 0
7079 [Chronoswiss] 득줄했습니다~ㅎ [7] file 시계고수 2011.07.06 362 0
7078 [ETC(기타브랜드)] 약 3,200Km [20] file maroon 2011.07.05 713 0
7077 [Longines]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21] file 로키 2011.07.05 926 0
7076 [Longines] 여행가서 몇컷 찍어봤습니다 . [7] file 깡깡69 2011.07.05 518 0
7075 [Luminox] 다시 만난 너, 3402 [3] file herb 2011.07.04 839 0
7074 [Maurice Lacroix] [득템] 마스터피스로 모리스 당에 첨 입당했습니다! [32] file Eno 2011.07.04 1607 3
7073 [Girard Perregaux] [GP]★Girard Perregaux 1945 vintage small second★ [9] file 아롱이형 2011.07.04 593 0
7072 [ETC(기타브랜드)] 특이한 놈 하나 올립니다. [28] file 까퓨쇼 2011.07.04 839 1
7071 [Chronoswiss] [시계고수님께]민망한 지원샷입니다 [15] file Jimmy eat world 2011.07.04 508 0
7070 [Chronoswiss] 한달만의 데이트였습니다~ [24] file 시계고수 2011.07.04 475 0
7069 [Fortis] 청평여행 with B-42 Marine [28] file 폭풍남자 2011.07.04 878 1
7068 [Chronoswiss] 이건 무슨 모델인가요?? 타임마스터입니다~ [4] file 복순짱 2011.07.04 398 0
7067 [Fortis] 통영여행 with B-42 Flieger [21] file SANGTHEMAN 2011.07.03 828 3
7066 [Longines] 론진 하이드로 컨퀘스트 득템 신고합니다! [27] file 히밥보이 2011.07.02 1407 1
7065 [Chronoswiss] 오랜만에 스캔데이 네용ㅎㅎ [5] file ssg321 2011.07.02 31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