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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링고 3083 2007.06.20 01:19
Universal Geneve의 Compax와 Tri-Compax
 
 
 
 
요즘 개인적인 일로 바빠서 오랜 시간 접속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문 시간이 짧다 보니, 주로 질문에 대한 다소 성의 없는 답변(댓글로...^^::)들만 올려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__)
 
바쁜 일들이 해결되고 나면, 다시금 예전처럼 조금 깊이가 있는 글들을 다시 올려나갈 생각입니다.
 
오늘 소개할 시계는 시계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시계입니다.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프로패셔널 혹은 제니스 엘프리메로 같은 시계들을 "트리-컴팩스" 다이얼이라고 불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런 명칭이 필요했던 것은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데이-데이트 처럼 한 동안 밸쥬 7750이나 레마니아 5100을
 
사용하는 저렴한 크로노그래프들이 전부 6-9-12 스타일의 섭다이얼을 가지고 있었고
 
블랑팡 1185나 제니스 엘 프리메로를 사용하는 고급 크로노그래프들이 전부 3-6-9 섭다이얼 배치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3-6-9 섭다이얼은 고급 크로노그래프, 6-9-12는 싸구려 크로노그래프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시계 공부를 처음 시작하던 2002년경에는 그런 용어를 하나, 둘 배우는 것 부터 시계에 대한 공부가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Tri-Compax라는 어휘로 부터 3 개의 섭다이얼이 쉽게 연상됩니다만....
 
Compax라는 어휘가 조금 낮선 어휘인 셈이었지만, 매니아들의 표현을 잘 읽다 보면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프로패셔날이나
 
제니스 엘프리메로 처럼 3-6-9 의 섭다이얼 배치를 갖는 다이얼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추론해낼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Compax의 의미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조금 더 나중의 일입니다.
 
Universal Geneve라는 브랜드의 역사를 배우고 한편으로는 ebay 등에서 Universal Geneve의 크로노그래프 빈티지들을
 
구경하게 되면서 부터였습니다.
 
 
유니버설 제네브는 스위스 브랜드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늦은 시기인 1894년에 창업한 브랜드입니다만....
 
성장은 무지무지 빨랐던 브랜드입니다.
 
스위스의 Le Locle에서 개업하여 1917년에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를 만들어 틈새 시장을 노렸던 것이
 
적중하여 Heuer, Breilting, Lemania나 Omega 보다 먼저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 시장을 선점하게 됩니다.
 
Heuer 등에서는 아직 회중시계 크로노그래프에 집중하던 시기였던 것입니다.
 
1918년에는 회사를 고급시계생산의 중심지인 제네바로 옮겼고....
 
Universal 이었던 브랜드명은 1934년에 현재의 이름인 Universal Genve로 바뀌게 됩니다.
 
1932년에는 비록 브라이틀링에 의해 회중시계에서 먼저 적용되었지만 손목시계에는 처음으로
 
2 버튼 타입을 사용한 Compur 라는 크로노그래프를 출시하게 됩니다.
 
1930년대면 아직 손목시계들에게는 초창기였던 시기입니다.
 
1936년에는 드디어 유명한 Compax 모델이 발매되게 됩니다.
 
 
글의 시작과 함께 보여드렸던 시계입니다.
 
크로노그래프는 회중시계 시대 이후 줄곧 영구초침과 분카운터만이 배치된 2 카운터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최대 측정시간은 30 분, 45 분 혹은 60 분이 전부였습니다.
 
유니버설 제네브에서는 6 시 방향에 12 시간 카운터를 배치한 새로운 크로노그래프를 출시한 것이며
 
이 시계의 이름이 바로 다이얼에 적힌 것 처럼 "Compax"였던 것입니다.
 
다른 제품들에도 그렇지만, 이 시계가 워낙 큰 히트를 기록했으므로 이런 다이얼을 가진 시계들은
 
"Compax 스타일"이라고 불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Compax가 대 히트를 기록한 덕분에 후속작들인 Medico Compax, Aero Compax 같은 메디컬 용도의
 
크로노그래프와 항공용 크로노그래프들이 등장하고....
 
1944년 회사창업 50 주년 기념 모델로 Tri-Compax가 등장하게 됩니다.
 
 
 
12 시 방향에 데이트와 문페이스를 배치하고, 그 양 옆으로 데이창과 먼스창을 배치한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스타일의 트리플 캘린더 문페이스형의 최고급 모델 크로노그래프 모델의 등장이었던 것입니다.
 
그 후 제니스의 크로노마스터나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문페이스 모델의 원조 같은 시계였던 것입니다.
 
따라서, Tri-Compax란 엄밀하게는 섭다이얼 3 개와 트리플 캘린더 문페이스를 가진 복잡시계형 크로노그래프를
 
의미하는 명칭이었습니다만....
 
아마도 유니버설 제네브의 역사에 대해 조금은 무지한 매니아에 의해 Compax 모델과 혼동되어 Tri-Compax 스타일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고....
 
그것이 3-6-9 다이얼을 가진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의미하는 용어로 굳어진 것 같습니다.
 
 
1960년대의 Tri-Compax 모델입니다만....
 
6 시 방향의 12 시간 카운터 위로 "Tri-Compax"라는 마크가 선명하게 찍혀 있습니다.
 
193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 Universal Geneve는 다양한 고급 크로노그래프 시계로 급성장했으며
 
마이크로 로터 무브먼트 개발 등 시계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쿼츠 시대를 이겨내지 못하고 사라지게 됩니다.
 
2001년 Universal Geneve가 새로 출범했습니다만....
 
한 때, Heuer, Breitling 보다 고급한 크로노그래프를 만들던 Universal Geneve의 이미지를 회복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Universal Geneve와는 별도로....
 
Compax라는 용어는 흥미로운 이름입니다.
 
 
Universal Geneve에 의해 12 시간 카운터가 추가된 후 실상 모든 수동 크로노그래프의 섭다이얼 배치는
 
3-6-9의 소위 컴팩스 스타일이었던 것입니다.
 
1970년대는 자동 크로노그래프들이 등장하면서 한편으로는 데이-데이트창이 보편화되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밸쥬 7750과 레마니아 5100 등은 신기술로서 6-9-12의 섭다이얼 배치와 3시 방향에 데이-데이트창을 두는
 
멋진 디자인을 만들어냈던 것이고, 바쉐론 콘스탄틴이나 AP 등에 의해 고급 크로노그래프의 디자인으로서
 
모방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시계 역사적으로는 새롭고 혁신적이었던 이 디자인은 20 년이 지난 후에는 너무도 흔하고 싸구려라는 인식 때문에....
 
3-6-9 섭다이얼로 수정된 밸쥬 7753 이 등장해야 할 정도로 씁쓸하게 사라져 가고 있는 디자인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현대에 개발되는 새로운 크로노그래프들은 싸구려 이미지의 6-9-12 섭다이얼 대신에
 
모두 전통적인 Compax 스타일의 3-6-9 섭다이얼의 무브먼트들로 개발되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20 년쯤 지나서 파텍 필립이나 랑게 등과 같은 고급한 시계 브랜드에서 6-9-12 다이얼을
 
채용하여 밸쥬 7750 혹은 레마니아 5100 의 싸구려 크로노그래프 다이얼이라는 이미지가 사라진다면....
 
6-9-12 섭다이얼을 부르는 명칭이 필요해 질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그 때 밸쥬 7750 스타일로 불리지는 않을 듯합니다....
 
6-9-12 섭다이얼에 고급한 이미지를 부여하는 어떤 시계 이름이 붙게 되겠지요....
 
역사란 이렇게 변하는 것이고....
 
용어들 또한 소비자들의 느낌과 필요에 의해 이렇게 만들어져 왔던 것입니다....
 
빈티지는 단순히 오래된 시계가 아닌 시계 역사의 산 증인이기도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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