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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얼마전부터 김훈님의 바다의 기별이라는 수필집을 읽고 있습니다.
칼의 노래로 유명한 소설가이지만 사실 저는 이분의 에세이를 더 좋아합니다. 문장이 간결하고 단정하면서도 깊은 울림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글은 아무나 쓸수도 흉내낼수도 없는 것 같습니다. 몇십년 쌓인 내공일테니까요.
[가을은 칼로 치듯이 왔다. 가을이 왔는데, 물가의 메뚜기들은 대가리가 굵어졌고 굵은 대가리가 여름내 햇볕에 그을려 누렇게 변해 있었다. 메뚜기 대가리에도 가을은 칼로 치듯이 왔다. 그것들도 생로병사가 있어서 이 가을에 땅 위의 모든 메뚜기들은 죽어야 하리. 그 물가에서 온 여름을 혼자서 놀았다. 놀았다기 보다는 주저앉아 있었다. 사랑은 모든 닿을 수 없는 것들의 이름이라고. 그 갯벌은 가르쳐 주었다. 내 영세한 사랑에도 풍경이 있다면, 아마도 이 빈곤한 물가의 저녁 썰물일 것이다. 사랑은 물가에 주저앉은 속수무책이다. ] 김훈, 바다의 기별중에서 일부...
엄동설한 꽁꽁 언 아침에 굳이 가을의 사랑 이야기가 떠오르는 건 칼로 치듯 다가오는 추위 때문일수도 있을 것이고 사랑은 늘 속수무책이라는 깨달음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좋은 아침들 되시길~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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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2012.01.0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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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1.06 15:44
낮술 좋지요. -
board
2012.01.06 16:00
낮술 위험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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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브루찌
2012.01.06 12:18
흑 저도 보고싶어지네요 ㅠ 로키형님글을 읽으니 ㅠ -
강한남자박훈
2012.01.06 14:51
로키님은 낭만적이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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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기
2012.01.06 14:57
자신에게 울림을 주는 문구는 언제나 깊숙히 뇌리에 새겨지죠...
요오즘 저한테 새겨진 문구는...
'그늘진 심정에 불 질러 버려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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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1.06 15:46
이상의 봉별기인가 그렇죠?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 -
천지인
2012.01.06 15:34
좋은 책 많이 읽으시네요.
저는 요즘 여행기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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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마우스
2012.01.06 15:47
"책" 이란 참 좋은 친구인거같습니다...요새 책을 멀리했는데 이번주말 서점에 가봐야겠네요...(좋은 책 추천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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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쟤흙먹어
2012.01.06 19:12
저도 책좀 가까이 해야하는데...
바쁘다는건 핑계지요... 참 사람은, 살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퇴근길에 서점 좀 들려야 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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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2012.01.06 19:38
요즘 책 읽은 기억이 없네요...........@@
읽으려고 몇권 사놓았는데, 웬지 손이 안가더라고요.......날씨가 추우니 게으름이 병이 도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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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백
2012.01.06 22:26
저도 김훈 작가 팬입니다. 칼의 노래는 몇번을 읽었는지 모릅니다.요 근래엔 흑산을 읽었는데요.역시 더군요..두번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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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형
2012.01.07 10:47
저는 일본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인데,
예전에는 요시모토 바나나에, 요즘은 온다 리쿠에 푹 빠져 있습니다.
온다리쿠 책은 전부 재밌네요. 차곡차곡 사서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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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1.07 13:21
저는 온다 리쿠 떼고 이사카 코타로 찍고 미우라 시온 시작한 참입니다. -
타임러버
2012.01.07 13:43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독서의 필요성을 못느끼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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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1.07 22:26
그런가요?? 의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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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쓰마틴
2012.01.09 23:29
독서 중요하지요^^
최근에 읽고 싶은 책이 있어서 인터넷에서 책을 구해했는데.. 박스에 이러한 문구가 있더군요
좋은 책을 읽는 것은 지난 몇세기에 걸쳐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다. -데카르트-
이 기회에 김훈님의 에세이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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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mot
2012.01.10 11:41
선물해봐야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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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눈
2012.02.01 13:00
가슴에 와닿네요... 다른 책도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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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르비옹
2012.03.21 14:55
좋은 구절이네요...꼭 읽어봐야 겠습니다.
사랑은 물가에 주저앉은 속수무책이다....... 아... 일 때려치고 어디 한적한 데서 낮술 한잔 하고 싶게 만드는 글입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