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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어머님 문부터열어본다.
어렸을 적에도 눈뜨자마자
엄니 코에 귀를 대보고 안도하곤 했었지만.
살았는지 죽었는지 아침마다 살며시 열어보는 문;
이 조마조마한 문지방에서
사랑은 도데체 어디까지 필사적인가?
당신의 똥산 옷을 서랍장에 숨겨놓고
자신에서 아직 떠나지 않고 있는
생을 부끄러워하고 계셨다.
나를 이세상에 밀어놓은 당신의 밑을
샤워기로 뿌려 씻긴 다음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빗겨드리니까
웬 꼬마 계집아이가 콧물 흘리며
얌전하게 보료 위에 앉아 계신다.
그 가벼움에 대해선 우리 말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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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6월 아버지께서 선물받은 시집에서 발췌했습니다.
늦은 밤엔 딱딱한 사람도 감상적이게되나봅니다.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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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샤넬
2012.01.07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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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
2012.01.07 12:13
세월이 묻어나네요.
아릿한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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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러버
2012.01.07 13:38
감동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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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브루찌
2012.01.07 14:04
열심히효도해야겠네요 ㅠ제자신을 돌아보게됩니다 -
roon
2012.01.07 15:05
수욕정지풍부지 자욕양이친부대..라는말이있지요.
수업이없는 방학 중 한적한 주말에는 가끔 집에 덩그러니 앉아있다보면 이런생각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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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1.07 22:22
저 시를 이해하고 공감할만한 나이가 되었다는게 슬픕니다. 내가 나이드는게 슬픈 것이 아니라 우리 부모님이 늙어가시는 게 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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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mot
2012.01.09 10:03
숙연한느낌...아침부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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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남자박훈
2012.01.09 15:34
아련하네요....전화한통하게됩니다..
효자의 시같습니다...
연로하신 치매의 어머님을 모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