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질문은 TF지식인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유게시판

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
진홍눈동자 2424  공감:16  비공감:-1 2020.01.09 21:34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저도

물려받은 시계가 있습니다. 

유일한 아버지의 유품인데, 이 시계를 고치려고

다른 지방의 정식 매장에 찾아갔었습니다.

25년 전. 아버지께서 어느날 착용하고계셨던 그 시계는

혼자만 미래에서 떨어진듯 아주 이질적이었습니다.

긁히지않는 유리. 배터리없이도 멈추지않는 시간

그렇다고 태엽을 감지도않고, 녹슬지도 때가 타지도 않았습니다.

어디에 가든 몇년이 지나든 멈추지않았고 빛은 사라지지않더군요.

10년 가량이 지나서야 아버지께서 태엽을 감는것을 

처음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영원할것같던 이질적인 모습의

시계도 한계가 오더군요. 그리고 아버지께서도 병을얻어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나서 제가 결혼할때가 되어서야

그 시계를 다시 꺼내보게되었습니다.


25년전의 긁히지않는 유리는 흔한 기능이되었고

화려했던 빛은 모두 사라졌으며 시간은 맞지않았습니다.

제 추억속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고 제가 자유로이 만질 수 

있게 되자 신비감 마저 사라졌습니다. 


그렇지만 어째선지 큰 돈을 들여 수리를 하게되었습니다.

당시에 여유가 있던것도 아닌데 당연한듯이 수리를 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시계에 관심을 갖게되어

시계 제작과 수리를 시작하게되었죠.


물려받은 시계를 수리하는일이 자주 있습니다.

대부분 예물시계인데 매번 수리할때마다 생각합니다.

시계를 물려받는다는것은 무엇일까? 

그분의 과거를? 역사를? 경제적 부를? 정신을?

어떤것을 물려받으며 그리고 어떤 생각으로 물려받는것일까..

내가 수리를 한다면 사용하는것일까? 장식하는것일까?


때때로 물려주신분께서 의뢰인이 시계를 착용하기를 기대하고있다는분도

계십니다.  저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셨기때문에 그러한 애정을

상상만 할 수 밖에 없지만 그런 사연을 들어보면 어딘가 뭉클한것이

느껴집니다. 그러한 가족애가 부럽기도 하구요.


빈티지 시계는 볼곳도 많고 상태회복을 위한 과정도 복잡해서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력에 비해서 돈이 안되고 힘들죠

하지만 부모님을 위한, 또는 물려받은 시계를 수리할때

그들의 사연을 듣노라면 즐겁게 작업 할 수 있습니다.


시계는 유독 사연이 많은 물건인것같아요.


번호 제목 글쓴이 공감 수 조회 수 날짜
공지 타임포럼 회원분들을 위한 신라면세점의 특별한 혜택 [6] 타임포럼 4 279 2024.06.10
공지 글쓰기 에디터 수정 및 새로운 기능 안내 [10] 타임포럼 9 2804 2022.03.21
공지 추천, 비추천 시스템 개편에 관한 공지 [13] 타임포럼 21 2515 2021.06.28
공지 사이트 기능 및 이용가이드 (장터, 이미지삽입, 등업, 포인트 취득 및 가감, 비디오삽입, 알람 등) [11] TF테스터 381 594189 2015.02.02
Hot 2024년 2분기 타임포럼 정기 모임 포토 리포트 [28] 타치코마 12 484 2024.05.16
Hot 타임포럼 2024년 2분기 정기모임 참석 및 경품 추첨 후기 [21] 오메가이거 12 543 2024.05.15
Hot [신청 마감] 5월 14일(화), 타임포럼이 2024년 2번째 정기 모임을 진행합니다! [51] 타임포럼 4 949 2024.05.02
Hot 소더비 시계 경매 (홍콩) [5] Energico 1 1396 2024.03.28
31394 여러분 코로나 조심하세여 [10] file 파파시토ㅔ 0 913 2020.02.09
31393 매장에 사람이 많네요(코로나랑상관없든듯요) [17] 티에스티피 1 773 2020.02.08
31392 코로나 떄문에... [21] jamesyoon01 3 761 2020.02.06
31391 스x치 센터 후기입니다. [48] file 언더독 5 1900 2020.02.05
31390 임신..? [22] 롤리맘 0 968 2020.02.04
31389 타임포럼? [16] file Amadeus. 3 1012 2020.02.04
31388 시계라는 취미가 참 무서운것 같습니다 [43] SAUDERMAN 1 2565 2020.02.03
31387 중국 유학중인친구가...연락이왔어요 [33] 여언봉 1 2070 2020.01.30
31386 중국에서 온 친구가 만나자는데... [20] 낮의촛불 3 1099 2020.01.30
31385 신종 코로나 때문에 매출도 떨어지고 큰일이네요ㅠ [28] 빈디지파파 3 1134 2020.01.29
31384 우문현답 [16] file 토리노 1 1041 2020.01.29
31383 브랜드 등급은 누가 정한걸까요.. [45] 대구바보 4 2476 2020.01.28
31382 연휴에 시계 매장 몇군데 다녀온 후기입니다 [23] 머리심는의사 3 1926 2020.01.28
31381 로렉스 예상 중 가장 땡기는-바셀2020 [36] file XXIV 1 2997 2020.01.28
31380 연휴가 이렇게 끝나가네요 [10] 불타는감자 2 378 2020.01.27
31379 태그호이어 아쿠아레이서 무브먼트의 반전 !! [6] file Tag-Heuer 1 3126 2020.01.26
31378 로렉스 데이저스트 택시에서 분실했네요 [53] 여우놈 2 2200 2020.01.26
31377 후쿠오카 빈티지 워치샵 Discovery watch [28] file 광주시계초보 7 5096 2020.01.26
31376 역시 시계는 맘에드는거 한방에 가야...ㅠ [30] 브랄당원 3 1303 2020.01.25
31375 기변을 멈추게한 라인업 [28] file 타임킹 0 1439 2020.01.24
31374 롯데 본점 해밀턴 매장 방문 후기 (이런게 브랜드의 차이인가요?) [25] file 키치제작소 7 3247 2020.01.23
31373 안녕하세요. [16] 정케일 4 435 2020.01.22
31372 엠지 원목 시계함 간단 구입기입니다... [16] file 광주시계초보 6 2260 2020.01.22
31371 우한 폐렴 걱정되네요 [17] 치과가기싫어 3 686 2020.01.22
31370 설날연휴 너무 아쉽네요. [6] 타라라라 0 397 2020.01.21
31369 명절 전이라 돈 나갈때가 많네요. [15] 민쉭123 0 484 2020.01.21
31368 열 감기 [9] 진도개 1 305 2020.01.21
31367 부위별로 여드름이 생기는 이유 [16] file 토리노 5 1002 2020.01.19
31366 맥그리거vs세로니 허무하게 끝났네요 [6] 트리플링 2 679 2020.01.19
31365 태그호이어 2020 오버홀비용 [21] file 목키 1 7654 2020.01.14
31364 와이프 임신 [53] 부산센텀 6 1819 2020.01.13
31363 파리는 대중교통파업으로 너무 시끄럽네요 [15] 치과가기싫어 1 606 2020.01.13
31362 토요오카 시계보관함입니다~~ [28] 이던88 2 2240 2020.01.10
» 대를 이어 시계를 착용한다는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32] 진홍눈동자 16 2424 2020.01.09
31360 프레드릭 콘스탄트 공식 A/S 후기 [31] 윤씨집호개 1 4584 2020.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