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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마니 1459  추천:6 2020.04.02 18:26

안녕하세요? 옴마니입니다.


가끔 눈팅은 해 왔지만, 이곳 포럼에 참 오랜만에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시계를 좋아하는 마음이야 여전하지만, 어느 정도 마음에 차는 시계들로 보관함을 채우다보니 예전만큼 타포를 뻔질나게 드나들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대신 가지고 있는 녀석들을 많이 예뻐해주고 있습니다. 가끔씩 시계들을 꺼내어 닦아주고 스트랩도 갈아주고 하면서요..


저는 시계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가 줄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트랩을 자주 갈아주는 편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스트랩만 갈아도 왠지 느낌이 새로워지거든요.


제 손목이 얇은 편이라 기성 스트랩이 잘 맞지 않습니다. 또 제 시계를 즐겨 착용하는 집사람을 생각해서 다양한 색상의 스트랩을 구비해 둘 필요도 있구요.


그래서 예전부터 스트랩을 맞춤 제작해서 쓰고는 했습니다. 기성 스트랩보다 많이 저렴하기도 하거든요. 


어느날 스트랩을 갈다보니 몇년이 지나 낡아져버린 스트랩들이 눈에 보이길래, 자주 가던 스트랩 맞춤 가게에 들러 악어 스트랩 세 개를 주문하였습니다.


거의 5년만에 방문이었는데, 반갑게 맞아주시는 사장님께서 시켜주신 쌍화차 한 잔 얻어마시고, 걸려있는 악어가죽들 중 맘에 드는 색상과 패턴, 사이즈, 두께 등을 말씀드린 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며칠 후 집으로 도착한 택배상자에는 아래 녀석들이 다소곳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부드럽고 쫀득한 새 스트랩들.. 


악어1.jpg


하얀 판에 놓고 핸드폰으로 찍었더니 색감이 조금 다르게 나오네요. 다소 매트하게 보이지만 이런 녀석들이 조금 착용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태닝이 되며 광택이 올라옵니다.


두께는 제가 좋아하는 오동통한 정도....


악어2.jpg


요 녀석들을 두고 그냥 잘 수 없지요..얼른 시계들에 채워주고 싶어서 시계들에 채워져 있던 스트랩을 분리하고, 보관하고 있던 다른 스트랩들까지 한번 모아봤는데, 모아놓고 보니 꽤 볼 만 하더라구요. 아래 스트랩들은 모두 같은 곳에서 맞춘 스트랩들입니다. 원래 이것보다 더 많았는데, 시계 정리하면서 끼워 보낸 녀석들도 있고, 지인께 선물한 것도 있고 그러네요. 몇 가지 색상은 더이상 가죽이 없다고 해서 더 애착이 갑니다.


악어5.jpg


사진을 찍고 보니, 왠지 무지개 샷도 가능할 것 같아서..


빨주노초파남보와 비슷한 색깔의 스트랩을 모아봅니다. 이것도 꽤 그럴싸 ㅋㅋ


악어4.jpg


여기까지 사진을 찍고, 뭔가 하나가 더 생각납니다. 


제가 그동안 모아둔 악어지갑들...하고 같이 찍어보고 싶더라구요.


그냥 기회될 때마다 한 두 점 들인 녀석들입니다. 이쯤되니 '악어야 미안해'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ㅜㅜ


악어6.jpg


여기까지 찍고 보니, 스트랩 보관 상자 안에 쌓여있는 OEM 스트랩들도 보이더군요. 주로 검은색과 갈색..


함께 찍어봅니다. 미안해 아거야...ㅜㅜ


악어7.jpg  


뭔가에 홀린 듯... 집사람의 아거 가방들도 함께 찍어보려다, '뻘짓 고만하고 얼른 쳐자'라는 마눌님의 꾸지람을 듣고는 현실 세계로 돌아왔습니다.


갑자기 기가 죽어 처량하게 스트랩들을 보관함에 차곡차곡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잠자리에 들면서 제가 왜 이렇게 악어가죽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계기는 당연히 시계에 어울리는 멋진 스트랩을 찾기 위해서였을테고, 그 과정에서 그 부드럽고 쫄깃한 촉감과 아름다운 패턴에 반해 버린 것이 아닐까..


그러면서 스트랩에 만족을 못하고 지갑으로, 또 집사람 선물이라는 핑계로 가방으로...알면 알수록 좋아지는..


누군가에게는 과해보일 수 있지만, 저에게는 너무 애착이 가는 물건들입니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아거는 죽어서 패턴 좋은 뱃가죽을 남기잖아요.


회원님들도 질좋고 멋진 아거 소품들 득템하시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행복한 시계생활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