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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4293  공감:4 2018.02.28 20:09
안녕하세요, 이노(Eno)입니다. 
모처럼 자유게시판에 글 하나 남겨봅니다. 
 
오늘은 2월 28일, 한해 열 두 달 중 가장 짧은 달입니다. 그리고 내일 3월 1일(삼일절)이 되면 우리 시계애호가들은 자동 반사적으로 크라운을 당겨 날짜를 조정하게 마련인데요. 캘린더 기능이 있는 시계 중 퍼페추얼 캘린더가 아닌 이상 예외 없이 2월 마지막 날(2일)을 손수 돌려 조정해야만 합니다. 쓰리 핸즈에 별도의 창으로 혹은 포인터 핸드 타입으로 날짜를 표시하는 일반적인 날짜 표시 기능의 시계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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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터 핸드 타입으로 날짜를 표시하는 대표적인 예, 
오리스 빅 크라운 D.26 286 HB-RAG 오리스 리미티드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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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 3시 방향에 별도의 창으로 날짜를 표시하는 대표적인 예, 
롤렉스 데이트저스트 41 Ref. 126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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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 3235 무브먼트 앞면 

특히 원형의 회전 디스크에 에둘러 날짜(31일)를 프린트하고 이를 미리 오픈 워크 가공한 다이얼면으로 노출해 표시하는 현대의 가장 보편화된 손목시계들은 데이트 디스크의 구조적인 특성상 31일 날짜에 해당하는 각각의 클릭을 갖고 있고, 이를 데이트 휠 혹은 점핑 스프링을 포함한 캠형의 부품(자정 무렵 퀵 체인지가 가능한 데이트저스트가 대표적인 예)을 통해 날짜 변경이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에 이보다 복잡한 설계를 적용하지 않는 이상 두 달에 한 번 주기로(30일에서 1일로) 그리고 2월 말에는 어김없이 날짜를 맞춰야만 합니다. 물론 랑에 운트 죄네의 랑에 1처럼 다소 특이한(?) 더블 데이트(아웃사이즈 데이트) 구조의 시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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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겹의 디스크로 날짜를 표시하는 독창적인 예,  
랑에 운트 죄네 랑에 1 


한편 매월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한 단계 진화한 형태의 캘린더 시계가 있습니다. 바로 애뉴얼 캘린더가 그것인데요. 이러한 시계들은 31일까지 있는 7개 달(1월, 3월, 5월, 7월, 8월, 10월, 12월)과 30일까지만 있는 4개 달(4월, 6월, 9월, 11월)을 자동으로 인식해 30일까지만 있는 달에는 저절로 날짜를 두 단계 이동시켜 표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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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 스카이-드웰러 옐로우 롤레조(스틸 & 옐로우 골드 콤비) 버전 Ref. 326933
듀얼 타임존 외 날짜(3시 방향)와 월(다이얼 둘레 12개의 창으로 표시)을 자동으로 인식해 일 년에 단 한 번만(3월 1일) 날짜를 조정하면 된다. 

롤렉스의 스카이-드웰러 같은 다소 예외적인 형태의 애뉴얼 캘린더 시계도 있지만, 애뉴얼 캘린더는 전통적으로 보통 날짜, 요일, 월을 함께 나란히 표시하는 트리플 캘린더 내지 문페이즈를 포함한 풀캘린더(컴플리트 캘린더) 형태로 선보이는 예가 일반적입니다. 애뉴얼 캘린더 시계의 등장 시기는 다소 불분명하지만, 오데마 피게는 1940년대 말에도 애뉴얼 캘린더 손목시계를 선보인 바 있고, 파텍필립은 1996년부터 몇 종의 애뉴얼 캘린더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습니다(문페이즈를 포함한 컴플리트 캘린더 혹은 트리플 캘린더 & 크로노그래프 형태가 대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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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한 애뉴얼 캘린더 시계의 대표적인 예, 
파텍필립 컴플리케이션 5205G 

전통적으로 캘린더, 특히 스위스 파인 워치메이킹의 정수로 통하는 퍼페추얼 캘린더의 대가들이 그 다운그레이드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애뉴얼 캘린더 시계 제작에 앞장서 왔고, 이러한 배경에는 아무래도 고가의 퍼페추얼 캘린더까지 접근하기 어려운 이들을 포섭하기 위한 브랜드의 전략이 일부 고객층의 니즈와 맞물리면서 자리를 잡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기계식 손목시계가 제2의 르네상스기로 돌입한 2000년대 초반부터 제법 다양한 제조사에서 저마다의 어포더블(Affordable)한 애뉴얼 캘린더 시계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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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인 애뉴얼 캘린더 시계의 또 다른 예,  
오메가 글로브마스터 애뉴얼 캘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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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인 애뉴얼 캘린더 시계의 대표적인 예, 
IWC 포르투기저 애뉴얼 캘린더 

캘린더 시계의 끝판왕은 뭐니뭐니해도 퍼페추얼 캘린더입니다. 18세기 말 활약한 런던의 워치메이커 토마스 머지(Thomas Mudge)가 마린 크로노미터의 구조를 변형한 실린더 형태의 이스케이프먼트를 갖춘 일련의 포켓 워치를 통해 휴대가 가능한 퍼페추얼 캘린더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고, 이후 프랑스, 독일, 스위스의 극히 일부 제조사들을 통해 그 복잡미묘한 비법(?)이 전승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서양의 태양력이자 현대의 세계 표준 달력으로 사용되는 그레고리언 캘린더(그레고리력)를 바탕으로 다이얼에 각각의 서브 다이얼로 날짜, 요일, 월, 문페이즈, 그리고 여느 캘린더 시계에서는 볼 수 없는 윤년까지 함께 일목요연하게 표시하는 퍼페추얼 캘린더는 그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메커니즘은 더욱 정교하고 복잡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설계상 100년을 주기로 하기 때문에 현재 출시되는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는 2100년까지 프로그래밍 되어 있으며(각 캘린더 디스크 하단에 이를 제어하는 프로그램 휠이 따로 존재함), 2100년 3월 1일까지 시계가 정상 작동하는 한 별도의 조정이 필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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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의 대표적인 예,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퍼페추얼 캘린더 

스위스 발레드주 지방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시계제조사 오데마 피게는 1875년 창립 이래 각종 캘린더 시계의 마스터로 통했으며, 특히 미닛 리피터, 크로노그래프와 결합한 그랑 컴플리케이션 사양의 포켓 워치로 한 시대를 풍미했습니다. 파텍필립은 20세기 중후반 퍼페추얼 캘린더 손목시계의 보급화에 기여했으며, 투르비용, 미닛 리피터, 애스트로노미컬(천체) 컴플리케이션과 접목한 초고가의 희소성 높은 모델부터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가격대의 일반적인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다양한 스펙트럼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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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티에 다르로 재해석한 하이엔드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의 또 다른 예, 

그리고 또 IWC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IWC는 마스터 워치메이커 커트 클라우스가 개발한 독자적인 퍼페추얼 캘린더 모듈을 기반으로 198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여러 종류의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를 선보여왔습니다. 특히 스틸 소재의 퍼페추얼 캘린더 시리즈는 마치 신계에 있는 듯 한없이 멀게만 느껴지던 퍼페추얼 캘린더를 지상으로 끌어내려 젊은 시계애호가들도 그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는 측면에서 소정의 성취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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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파일럿 워치 퍼페추얼 캘린더 앙트완 드 생텍쥐페리 에디션 Ref. IW50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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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들 중에 만약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를 소장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오늘 자정 무렵 날짜와 월이 변경되는 모습을 한 번 유심히 관찰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직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가 없는 저를 포함한 다수의 회원님들은 내일 날짜를 한 번씩 조정해줘야 하겠지만 그 조차도 하나의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달을 시작하는 새로운 마음가짐을 다듬는 순간이라고나 할까요?(이렇게라도 스스로 위안을… ㅋㅋㅋ) 모쪼록 삼일절 연휴 다들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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