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Ruledes 1435  공감:16  비공감:-1 2020.03.06 01:20

millspec1.jpg


안녕하세요. 아마 게시글로는 처음 인사를 드리는 것 같네요. 종종은 아니고, 여전히 눈팅만 하는 유령회원이 되겠지만, 이렇게라도 짬이 나면 짧게 게시글을 작성해 보겠습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얼마전 좋은 분께 분양해온 블랑팡 밀스펙입니다. 뭔가 철지난 리뷰가 될 모델인데, 실물은 너무 만족스러운 시계였습니다. 사실은 동생과 기간한정 교환 목적으로 데려온 시계였는데, 좀 더 빨리 되돌아(?) 오게 되어서 현재 자주 착용하고 있는 중입니다. 원래는 바라쿠다를 영입해 오고 싶었는데, 실패한 후 눈을 돌린 시계입니다. 블랑팡은 처음 경험해 보지만, 역시 같은 식구라 그런지 브레게를 연상케하는 부분들이 보이네요. 


millspec2.jpgmillspec3.jpgmillspec4.jpgmillspec7.jpg


첫 느낌은 육중한 크기의 박스에 압도되었습니다. 아마 제가 구입했던 시계들 중 가장 큰 크기의 박스가 아닐까 합니다. 튼튼한 하드보드의 아우터 박스를 걷어내면 그 유명한 펠리컨 케이스가 반겨주더군요. 카메라 렌즈 박스로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내부를 모두 걷어내려면 그냥 힘으로 다 뜯어야 할 것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가능하면 내부도 모듈식으로 조립해 놨다면 좋았을텐데...하는 생각이 드네요.


millspec5.jpg


구성품은 기본적으로 빠짐 없이 들어 있습니다. 요즘은 시계에 구성품들을 많이 생략하는 추세라.... 휴대용 케이스는 정말 맘에 드네요.


millspec6.jpg


밀스펙은 1950년대 선보인 피프티 패덤즈의 다양한 바리에이션중 하나로, 수밀성 디스크를 다이얼에 박은 모델의 복각 모델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피프티 패덤즈는 매우 멋진 해리티지를 갖고 있는데, 단방향 로테이팅 베젤, 수밀성 디스크, 깊은 바다속에서 가독성을 확보하기 위해 당시로선 파격적인 42mm 케이스 사이즈, 90미터 방수 등 현대 다이버 워치의 근간이 되는 디자인 언어를 처음으로 선보인 시계였습니다. 같은 시기 롤렉스의 서브마리너와 비교하면 더욱더 세심한 고민과 설계가 돋보이는 시계였죠. 50년대에서 60년대까지 프랑스와 미군에 납품되면서 업데이트될수록 더욱 정제되어 갔던 모델이 바로 이 밀스펙이었습니다. 


millspec8.jpgmillspec9.jpg


처음 부띡에서 피프티 패덤즈를 봤을 때, 얼마나 고혹적이었는지 그때의 이미지가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결국 선택하지 못했던 건 45mm의 무지막지한 케이스 사이즈 때문이었죠. 귀족손목인 제겐 도저히 소화할 수 없는 시계였습니다. 물론 45mm 사이즈를 고집하는 부분은 바다속에서 최대한의 가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장-자크 피슈테르의 아름다운 유산입니다. 그래서 비록 리미티드이긴 하지만 40mm의...그것도 복각판이라는 점에서 이건 손에 넣을수밖에 없는 물건이었습니다. 


millspec10.jpgmillspec11.jpg


사실 제가 소장하고 있는 유일한 스틸 모델이기도 합니다. 전 엄청난 골드 성애자로, 특히 로즈골드 드레스 워치 위주의 컬렉션을 선호합니다. 그래도 하나쯤은 스틸 툴워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하던 참에 꽤나 수업료를 지불하고 선택한 시계입니다. 롤렉스의 스틸 툴워치도 물론 만족스럽긴 했지만, 언제나 선망했던 피프티패덤즈를 겨우 손에 넣게 되어서 감개무량 하네요. ㅜ_ㅜ 45mm 현행 모델을 사서 그냥 관상용으로만 둘까 하는 바보같은 생각도 했었으니 말이죠. 


40mm이긴 하지만, 같은 케이스 사이즈인 롤렉스의 서브마리너와 비교하면 오히려 더 작은 인상입니다. 제 귀족스런 손목에는 저스트였죠. 기본 스트랩은 sail-canvas의 방수 스트랩인데, 전 사용자분께서 채결하신 나토밴드의 어마어마한 착용감 때문에 아직도 케이스 백을 감상해 본 적이 없습니다...(그래서 사진도 못찍었...) 밀스펙은 총 3가지 타입의 스트랩과 함께 제공되는데, 금속 브레이슬릿은 좀 더 전통적인 툴워치의 인상이고, 나토밴드는 이름에 어울리는 밀리터리 워치의 뽐이 오는 멋스러움과 감성이 있습니다. 기분따라 3가지 스트랩을 모두 바꿔가면서 착용하고 싶은데, 줄질이 워낙 극악인 브랜드가 블랑팡이라, 고민만 하고 있네요. 브레게도 그렇지만, 퀵스위칭 매커니즘을 절대 적용하지 않는 보수적인 모습 또한 오뜨 오롤로지 레벨의 브랜드 다운 곤조라 생각합니다. (그럼 바쉐론은?.......쿨럭)


millspec12.jpgmillspec13.jpgmillspec14.jpg


완벽히 케이스안에 보호된 Cal. 1151 무브먼트는  무려 100시간의 파워리저브(저진동이라...)를 제공하며, 210개의 부품, 28석, 그리고 개인적으로 매우매우 아쉬운 골드처럼 도저히 보이지 않는..... 흑화된 18K 골드 로터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골드면 골드답게....-_-) 해킹기능은 없지만, 이 역시 클래식한 최고급 브랜드다운 행보라 생각하여 별로 단점이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와인딩을 하며, 남자의 의식을 갖는 제게 해킹기능 없는 시계는 시간을 맞추는데 좀 더 즐거운 기믹이 있답니다. (크라운을 반대로 돌리면 매우 재밌는 조작이 가능하죠.) 


제 드림워치는 블랑팡의 카루셀 19Gold 오토마타 입니다. (응?) 드림워치를 손에 넣는 그 날까지 타포 회원님 모두 건강 유념하시기 바라며, 코로나19가 물러갈 때까지 가정에 평안만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늦은 밤 코로나 때문에 잠못드는.... 주말 장사 걱정되는 자영업자가 대충 끄적거리고 이만 물러갑니다...


millspec15.jpg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감 수
공지 [공지] 매크로 먼데이 [39] TIM 2014.03.07 5624 11
Hot 처음으로 직접 본 후지산 (with 5711) [26] m.kris 2024.04.20 403 4
Hot [스캔데이] 브레게 vs 바쉐론 [32] 현승시계 2024.04.19 1508 4
Hot TIME TO LOVE 💕 💕 💕 [25] 타치코마 2024.04.17 564 6
Hot 브레게 무브먼트 오버와인딩 클러치 시스템 [27] m.kris 2024.04.11 594 3
8574 로얄오크로 입당합니다~~ [15] file 덕구띠 2020.03.09 1268 3
8573 PP 3941, AP 25668 & 25720(feat. 합 원서점) [12] file 페니 2020.03.09 968 5
8572 오버시즈와 함께하는 범블비 입양작전 [3] file 띰스 2020.03.08 951 2
8571 주말 커플샷~ [29] file XXIV 2020.03.08 872 6
8570 첫 AP 영입 [21] file qulomo89 2020.03.07 1416 7
8569 랑에 작씬~ [6] Ruledes 2020.03.07 863 1
8568 브레게 XXII 여쭤봅니다. [6] happyoph 2020.03.07 521 0
8567 AP 입당 신고 [16] file 돌이 2020.03.07 798 3
» [철지난리뷰] 블랑팡 트리뷰트 투 피프티 패덤즈 MILL-SPEC [21] Ruledes 2020.03.06 1435 16
8565 블랑팡 에어커맨드 크로노 Blancpain Air Command Chronograph [34] file 곰팅이 2020.03.05 938 16
8564 첫 PP입당 [37] isssa 2020.03.04 1529 3
8563 오데마피게 로얄오크, 파텍 노틸러스 스트랩 교환 질문 [11] lonelyplate 2020.03.04 736 0
8562 10년도 넘게 방치했던 시계 새 가죽줄 달아 줬네요 [40] file 김청청 2020.03.03 1293 4
8561 불가리 옥토 [13] file 첼리니워너비 2020.03.03 914 0
8560 리틀 랑에1을 보고싶습니다. [4] Dosiwha 2020.03.01 1049 0
8559 오버시즈 검판 혹시 가죽줄 잘어울리나요? [7] risk1 2020.02.29 933 0
8558 아침 햇살 [14] file JLCMaster 2020.02.29 870 1
8557 15450st [6] 알바트로아 2020.02.29 827 1
8556 범블비와 함께 하는 금요일 [10] file 207569 2020.02.28 797 1
8555 Breguet Marine - 그녀의 선물 [23] file bruce302 2020.02.28 1419 11
8554 오데마피게 15300입니다 [12] file 가온김해 2020.02.27 971 0
8553 제 손목에는 이게 저스트인가봅니다. [12] file Solarplant 2020.02.26 1434 2
8552 오버시즈 3세대 [8] file 오리야 2020.02.25 1452 5
8551 AP RO 성골은 불가능할까요? [9] 키카 2020.02.24 1593 0
8550 AP다이버 화이트 착샷 [4] file JLCMaster 2020.02.24 771 1
8549 오전 카페에서(feat. 시계 사진 잘 찍는 법?) [17] file 페니 2020.02.22 1123 9
8548 오랜만에 사진빨 받은 밀스펙^^ [11] file McLauren 2020.02.21 1021 1
8547 예뻐서 샀어요 - AP 다이버 화이트 네이비 [27] file JLCMaster 2020.02.21 1678 4
8546 시계 vs 자동차 2 [10] hani 2020.02.20 1184 2
8545 오랫만에 들렀습니다 [5] file johnblues 2020.02.20 794 2
8544 AP당 입당합니다... [25] file basket86 2020.02.19 1348 2
8543 브레게 3137 소재 [1] meikyu 2020.02.19 794 0
8542 선배님들 의견/조언 부탁드려요 [4] isssa 2020.02.19 406 0
8541 최근 들인 퍼페추얼 캘린더 듀오(feat. PP Ref. 3941J & AP Ref. 25668BA) [10] 페니 2020.02.18 1203 7
8540 VC 오버시즈 듀얼타임 2세대 그레이 입당. [9] file skku18jo 2020.02.18 123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