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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천 2292  공감:4  비공감:-1 2019.08.31 09:09

예전부터 분명 땡기긴 하는데, 기회가 될 때마다 매번 한끗 차이로 영입에서 탈락하는,


근데 그러고나서 또 시간이 좀 지나면 다시 땡기는, 그런 시계가 있으신가요? ㅋ


제게는 블랑팡 르망 트리플캘린더 문페이즈 구형이 바로 그런 존재입니다.


bp_2100_tcm_whi_leth.jpg


이 시계를 처음 본건 압구정의 어떤 사설업체에서 였습니다.


당시 저는 크로노스위스 루나 트리플캘린더를 영입하기로 어느정도 마음을 굳힌 상태였는데,


루나 구매를 위해 방문한 샵에 저 녀석이 있었던 것이죠.


아마도, 그때의 임팩트가 워낙 컸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실버나 아이보리톤이 아닌 순백의 다이얼 위에서 반짝이는 유광의 실버 양각 인덱스들,


안정감을 주는 균형잡힌 컴플리케이션의 배치, 그리고 문페이즈..


당시 시계 경험이 거의 없다시피 한 저에게 '이런게 하이엔드구나' 하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죠.


하지만 그 때는 어차피 예산을 아득히 초과하는 시계였기에, 그냥 그렇게 지나칠 수밖에 없었고요 ^^;


그 다음은 시간이 한 1, 2년 지나.. M8D를 영입할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저는 자사무브와 롱리저브, 시스루백이라는 테마에 푹 빠져있었는데..


bp_2100_tcm_whi_leth2.jpg


[예거에서만 쓰는 무브 > 여기저기서 사용되는 피게무브], [8days > 100시간], [시스루백 > 솔리드백] 


등에서 모두 앞서는 M8D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고, 르망은 다시한번 탈락의 쓴맛을 보게 됩니다..


또 2년쯤 흘렀을까요? 이제는 제 컬렉션도 점점 미쳐가고 구색을 갖춰가고 있을 무렵..


이제는 컬렉션의 top이 아닌, 중간 포지션 정도로서의 흰판 또는 은판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찾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벌써 두번이나 영입을 고려했던 르망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당연히 후보에 올랐죠.


하지만 저 때에는 결국.. 파노루나에게 밀렸습니다 ㅠ


bp_2100_tcm_whi_leth4.jpg


저 때 가장 결정적인 패인은 솔리드백 이라는 점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되네요.


파노루나의 더블스완넥 오프센터 로터.. 거부하기엔 너무 큰 매력이었습니다 ㅠ


그렇게 한동안 기억 속에서 잊혀지는가.. 했는데,


기계식 시계 개수를 4개에서 3개로 줄인지 1년이 넘어가다보니 


또 스멀스멀 이녀석이 생각이 나네요 ^^;;


요즘 꽂혀있는 분야는 블랙러버부터 브라운 악어까지 두루 잘 어울릴 수 있고


좀 편하게 찰 수 있는, 다이얼이 심심하지 않은 흰판 또는 은판 시계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르망은 브랜드, 소재, 줄질 가능성, 방수, 다이얼, 컴플리케이션 등을


두루 충족시켜줄 수 있는 시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거죠 ^^;


...


다시 생각해봐도, 블랑팡 르망 트리플캘린더 문페이즈는 '팔방미인'이라는 단어가


참 잘 어울리는 시계인 것 같습니다.


온리워치로도, 컬렉션의 원탑으로도, 중간 포지션으로도 얼마든지 역할을 해낼 수 있고,


브랜드 안밀리고, 어느정도 편하게 막차기에도 좋고, 그렇다고 고급감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무브도 명기에다가 아이덴티티도 확실하고요. 드레스워치로도 충분히 이쁘죠.


그런데 이런 '팔방미인' 스타일은 안타깝게도, 뒤집어 말하면


어느 특정 분야에 특화된 시계들과 경쟁을 붙였을 때는 조금씩 모자라는 점이 있게 되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영입후보에 올랐다가 매번 탈락의 운명에 처한 것도 그런 이유였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제 컬렉션에서 굳이 저 르망과 겹치는 포지션을 찾아보자면..


DSCF0643.jpg


이녀석이 되겠군요 ㅎㅎ


근데 저 그랜드세이코는 원래 기계식 3개로 줄이기로 하고, '배터리만 갈면 되니 유지보수 신경 안써도 되잖아?' 라는 정신승리 속에


추가 영입한 녀석이라 저 자리에 기계식을 하나 추가하는 것에 상당한 거리낌이...


아 그리고 또 굳이 따지지면, 현재 제 드림워치인..


11250a2010123-patek-philippe-complicated-watches-reference-patek-philippe-5396.jpg


5396과도 같은 포지션(???)이네요 ㅋㅋㅋ


어쩐지...


앞으로의 10년 동안에도 평균 2년 주기로 르망이 한번씩 땡기는 현상은 계속 반복될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듭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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