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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계초보 497  공감:6 2018.10.07 21:39

0.

 세이코가 저에게는 시계생활을 시작하게 해준 계기를 마련해준 시계이고, 제가 글을 쓰고 추억을 남기는 것을 좋아해서

(나중에 10년전, 5년전 글을 읽어보면 참 재미있죠 ㅎㅎ)


더 시간이 지나 함께한 기억들을 잃어버리기 전에 글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마침 타포에 포스팅을 해볼까합니다.


원래는 제 신상도 이야기를 해야 하다보니 많이 망설였지만 결국 펜을 뺴들었습니다.


좋은 시계가 나오는 글은 아니지만, 회원분들꼐서 심심풀이 삼아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결국 글이라는 건 재미있게 읽는 사람이 있어야 쓰는 보람도 있으니까요.ㅎㅎ




1. 나의 첫 번째는 세이코였다.-. SND 367J1

 

때는 2008년입니다. 벌써 딱 10년이 되었네요.


전 제 생일 선물 겸 본과 1학년(의대는 예과 2년+본과 4년으로 구성됩니다.)으로 부모님이 진급 선물 주신다길래

친구들이 많이 차고다니는 시계를 찾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스틸 시계를 차고 다니는 동기랑 선배들이 부러웠나 봅니다.


지방의대인 저희 학교는 예과에서 본과로 올라가면서 대략 10%가량의 학생을 유급 시켰기 때문에,

진급 선물이라는게  나름 의미가 있었습니다.

물론 본과 기간 동안 유급하지 말라는 의미도 됩니다. -_-;;

 

당시 선정기준은 검판일 것, 크로노 그래프가 있을 것(그때는 그게 그리도 멋있어 보였나 봅니다.),

메탈줄일 것이었습니다.

 

쿼츠? 기계식? 지식조차도 없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던 게 당시 국민시계였던 티쏘 PRC 200과 세이코 SND 367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상기 기종들은 고등학생도 차던 시계였는데, 제가 시계를 본격적으로 차기 시작한 게 참 늦기는 늦은 모양입니다.

 

20180927_204019.jpg


두 시계의 경합은 의외로 싱겁게 SND367J1 의 승리로 끝납니다.

 

이유는 너무 간단했습니다.

티쏘는 너무 비쌌어요.

 당시만 해도 생일 선물로 병행 최저가 30만이 넘는(아마도? 기억이 잘 안납니다.) 시계를 사달라고 하는 건 어린 마음에 너무 부담스러웠죠.


반면에 SND367은 엔고에도 불구하고 19만원정도에 구매했고,

티쏘는 헤드도 너무 컸고 SND367의 오밀조밀한(?) 다이얼 구성이 더 끌렸습니다.

 

그리고 속된말로 정말 오지게 차고 다녔습니다.

 

의대 본과 4년 해부 실습부터 의사 면허시험장, 인턴시절 수술방까지 함께 했던 시계였습니다.




 

그러다가 2014년 전공의 1년차 이었을 때 변화가 찾아옵니다.


1년차 초반이라고 100일 연속 당직 서는데 함께 오더방에서

-레지던트들이 하루종일 갇혀서 오더 내는방. 드라마에서는 낭만적으로 표현하는데 실제로 가보면 돼지우리+레지던트 시체 집합소입니다 -


같이 널부러져 자면서 일했던 2년차 선생님이 가지고 다닌 기계식 다이버 워치

-브랜드도 기억 안 나고 무슨 시계인지도 모릅니다.

지금와서야 베젤 보고 다이버시계였구나라고 기억합니다.-

를 보고 컬쳐쇼크를 받게 됩니다.


아직도 기억나는게 환자 60명 오더 내면서 하루에 4시간씩 잤던 2년차 선생님이

정성스럽게 시계를 싸가지고 다니고, 닦고, 와인딩하고 시간을 맞추던 모습이었죠.

감탄했죠. 정말.

 

이야, 시계가 저렇게 사용할수도 있구나, 하고.

    



20180927_204248.jpg


   

당시 제 SND367은 5년 동안 툴워치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시행한 덕분에 상처 투성이었습니다.

    


20180927_204033.jpg

 

일부 타키미터의 검은 인덱스가 지워졌고;;;

 

  20180927_204418.jpg


하드글라스에는 기스가;;;+그리고 크로노 초침이 영점이 언제부터인가 맞지 않기 시작합니다.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쿼츠가 왜 이러지...;;;)

   

 

그러나 1년차초인 상반기에 시계고 뭐고 할 여력이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레지던트 근무 제한 주 80시간법이 통과되기 전이라서 주 150~170시간을 일했거든요.

(일요일 혹은 토요일 한번 병원 밖에 나가는 것 이외에는 허용이 안 되었습니다.

통과의례라는 1년차 100일 연속 당직서고 이후로도  6일내내 당직 섰고.,,,

5년 전이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 어떻게 그렇게 무식하게 사람을 부려 먹었는지.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합니다.)

 

하반기 되니 여유 있는 파트를 돌았고, 주80시간 법이 통과 되면서 점차적으로

근무시간 감소로 주 100시간까지 근무시간이 줄면서 슬슬 여유가 생깁니다.

슬슬 상처투성이 SND367이 초라해지기 시작하고...

 

결국 마음 속에서는 기변을 결정합니다.


여유있는 파트 근무가 끝나면 저녁 먹고 매일 밤 자기 전마다 스마트 워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공부를 하기 시작합니다.


헤밀턴, 티쏘의 시계들을 기웃대기 시작고, 쿼츠니 기계식이니 하는 지식들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20180927_203951.jpg  

 

추억이 가득한 SND367... 이제는 멈춰버려 박제가 되어 첫 시계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보관중입니다.

박스도 너덜너덜 하네요.ㅎㅎㅎ 


다시 꺼내보니  예전 스피드 마스터(12, 9, 6크로노 모델)의 저렴이 오마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10만원대 쿼츠 워치 치고 정말 괜찮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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