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PO입니다. (넋두리) Seamaster
벌써 5년이 다 되어가는군요. 이녀석을 들인 지도.
처음 백화점에서 이녀석을 만난 때가 생각납니다.
정말 가지고 싶었던 시계를 드디어 손에 넣는 순간, 설렘과 기쁨 한켠엔 '이래도 되나' 싶은 일말의 죄책감(?)도 있었지요.
태어나서 자비로 구입한 가장 비싼(!) 시계였음은 물론, 분에 넘치는 사치스러운 소비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거든요. ^^
암튼 가방에 신주단지 모시듯 소중히 넣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그 길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근데... 사람 마음이 참 알다가도 모르겠더라고요. ㅠㅠ
정확도 높고 예쁘고.. 너무 마음에 드는데, 마음 한 켠에서 지워지질 않는 왠지모를 '불편함' 같은 느낌이랄까요.
위에서 말한 '분에 넘치는 듯한' 기분도 아주 없어지지는 않았고요.
(물론 더 비싼 시계를 결혼예물로 받긴 했지만... 그건 좀 예외(?)일 수 있으니 ㅎㅎ)
그래서 두어번 팔려고 장터에 내어보기도 했다가, 마음을 접고 다시 아껴주고...
뭐, 어쨌든간에 지금껏 그렇게 잘(?) 지내다가 요며칠전 정말로 처분하려고 다시 장터에 내놓았더랬습니다.
모르겠어요,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걍 그렇게 하는게 맞는 것 같았어요.
결혼 후 아이가 생기고, 이런저런 지출이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가는데
명품시계를 몇 개씩이나 가지고 있다는게 제 소득수준으로는 암만봐도 '사치'였던 것 같았죠.
그래서 장터에 올렸는데, 몇분이 관심을 보여주셨지만 서로의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거래가 불발되고...
결국 저는, 방금전 다시 방출하기로 한 결정을 철회하고야 말았습니다.
나 참... 시계 하나 가지고 대체 이 무슨 변덕스러움이며, 무슨 우여곡절인지 저 자신도 모르겠습니다. ㅠㅠ
사실 장터에 올리면서도, 그런 생각은 들더라고요.
이번에 팔지 못하면, 다음번에 팔 때는 가격을 또 제법 낮춰야 팔리겠다 싶은 생각.
연식도 연식이지만 다이버 워치 특성상 여름 지나면 찾는 사람도 줄테고, 오버홀 주기도 고려해야 하고 말이죠.
근데 솔직히...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지금보다 더 싸게 내놓고 싶진 않습니다.
그러기엔 너무나도 마음에 드는 시계거든요. ㅠㅠ
그래서 이번에 못 팔면 그땐 정말로 평생귀속이라는 생각으로 장터에 올렸었죠.
근데 몇 번 거래가 불발되고 하면서... 왠지 얘는 나랑 쭉 같이 가야되는 건가 싶은 생각에 또한번 방출을 접게 되었고요.
암튼 이 녀석은 앞으로도 제 손목에 계속 올라가 있게 됐네요.
또 방출할 마음을 먹을지 누가 아냐고요?
뭐 그럴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말씀드렸듯, 지금보다 헐값에 내놓고 싶은 생각은 앞으로도 들지 않을 것 같단 말이죠. ^^
앞으로도 간간히 사진도 올리고, 자알~ 관리하면서 아껴보겠습니다!
저도 구형 po 팔까 말까 고민스러웠는데 워낙 험하게 차서 팔기도 그렇고 해서 걍 처남 줬습니다. 산 가격 생각하면 장터행 보내는 게 아깝기도 하죠. 그럴 땐 식구들한테 나눠 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