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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시간이 남아 돌아 잡글 하나 올려봅니다.
이 시간,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는 조금 미안하군요.
그들 눈에 비친 제 모습은 엑셀표로 열심히 원가 계산을 하고 있고 (시계 구입시 할인율을 계산), 인터넷으로 정보 검색 (다 아시죠?)에 열심인데..
하긴 제가 보는 그들의 모습과 실체도 저와는 과히 다르지 않을 듯 합니다. ㅎㅎ
어쨌건,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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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우울모드였습니다.
눈여겨 보고 있던 '물건'이 있었습니다. (시계 얘깁니다. 바비인형 아닙니다.)
그 시계의 존재를 알게 된 그 순간부터 짝사랑해 왔던 녀석인데..
식구들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시계샾을 다 뒤집니다.
뒤에서는 전원, 100%, 이구동성으로 합창을 합니다. 안이쁘답니다. (도대체 눈들을 어디다 쓰려고 달고 다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옆에서 삐약삐약 해도 전 개의치 않습니다.
오 예~.. 나왔네요.
수순대로 이제 총알공장장님께 부탁을 드릴 차례입니다.
구입을 위해 해야 할 당연한 조건 삼천오백가지를 미리 리스트 업 해서 제출합니다.
대표적인 것을 몇 가지 말씀 드리면,
. 담배는 인류의 적이다. 무조건 끊는다. (담배 = 지름신 = 인류의 적)
. 운동은 매일한다. 나의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서 (내 시계의 득템을 위해서~. 미안..)
. 퇴근시간을 끝까지 지킨다. (요거 조금 이상하죠? 네, 저는 퇴근시간까지 있어본 건 거의 없습니다. 재택근무가 직원들의 사기향상에..)
. 토요일과 일요일 난 무조건 노예(스팔타커스)다.
(애들이 원하면 칼싸움도 해주고, 집사람이 원하면 덤블링도 하고 '짱구 궁둥이춤'도 추겠습니다. 젠장 비굴하군. 내 나이가 몇 갠데 이 짓을..)
. 타포를 끊고 시계라고 이름붙은 건 다신 쳐다보지도 않는다. (아, 요거 중요합니다. 당연히 거짓말입니다 ㅠㅠ)
. 기타 등등
일단 딜에 성공합니다.
'자, 그럼 언제 홍콩을 갈까?' 라며 룰루랄라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그 사이트에 접속을 했는데,
털.썩.
.
.
.
바로 두시간 전까지도 있었던 물건이 그사이 팔려나갔습니다.
'재고'에서 '팔렸음'란으로 옮겨져 있더군요.
잠시 후 낙방한 삼수생의 어깨를 하고 퇴근을 합니다.
왜 그러냐는 집사람의 물음에 '그럴 일이 좀 있..'
말을 채 끝내지도 못하고 방에서 퍼즐을 맞추고 앉습니다.
병도 큰 병입니다.
그런데 다행스러운건,
변덕스러운 제가 스스로 얼마나 고마운지,
단기기억 빵점인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바로 '극.뽁.'
네, 또 다시 다른 녀석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떠나간 사랑을 잊는데 채 2주가 안걸렸습니다.
자, 지금부터 리스트 수정작업에 들어갑니다. 몇 가지 추가됩니다. 3505개...
오늘 저녁이 협상 예정일입니다.
건투를 빌어주십시오.
협상 결과는 몇 시간 뒤 댓글로 올리겠습니다.